[데일리그리드=임영규 기자]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곳곳의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강남과 서초, 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에서 호가를 1억 원 넘게 낮춘 아파트 매물이 등장했다. 마포, 용산, 성수 등의 지역도 하락세로 돌어섰다. 그러나 집을 사려는 세력이 없어 추가적인 호가 하락이 예상된다는 부동산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 달 전 15억 원에 거래됐던 잠실의 한 단지에서 최근 전용면적 59제곱미터 아파트가 13억 9천만 원에 나왔다. 호가가 1억 이상 빠진 것이다.

그러나 구매 문의가 없다고 한다. 1억 이상 금액을 낮춰 내놔도 매수자 입장에선 추가적인 집값 하락을 예상하기 때문에 집을 사는데에 급할 게 없다는 설명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추가적인 집값 하락이 예상되는 현 시점에서 집을 급하게 구매하면, 바로 손실을 봐야하기 때문에 매수자들이 구매를 극도로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가 워낙 없지만, 집을 사고 싶어 하는 매수자들도 막힌 대출 때문에 집을 못 사는 상황이다. 서울지역에서 현재 투기(투자) 세력의 활동은 매우 잠잠한 상황이다“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호가 하락은 강남3구 대부분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강북지역의 주택가격 하락은 아직 없지만, 거품이 빠지면서 올해 연말께부터 강북 지역도 강남을 따라 집값이 떨어질 것이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금융당국이 31일부터 은행권에 DSR(총부채 원리금 상환비율)을 강화 적용하는 데다 연내 국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며서, 매수세는 더욱 줄어들고 추가적인 집값 하락이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신규 주택 부족을 해소할 만한 실효성있는 정부의 공급 정책이 나오면 하락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주택 시장이 정상 상태로 돌아갈 것이다. 이를 위한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임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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