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공이 둘이면 배는 결국 침몰 할 수 밖에 없다' -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 '사공이 둘이면 배는 결국 침몰 할 수 밖에 없다'


청와대가 정부 경제정책의 '투 톱'으로 불리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지금 우리 경제가 처한 사정을 보면 경제 투 톱의 동시 경질은 오히려 늦은 감마저 있다.

청와대가 교체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보다 정부 출범 1년 반이 넘도록 가시적인 성과는커녕 멀쩡한 경제시장을 반토막 낸 문책성 인사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1년6개월 가까이 시행해 온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결과는 참혹한 수준이다.

정권 출범 직후부터 소득주도성장의 실험도구였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기업 투자는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는 '출구(出口)'를 찾지 못해 '고사(枯死')직전이며,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지만 청년취업자는 취업문턱도 넘어가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고통속에 살아가고 있지만 아무런 대책도 없이 마냥기다리라고 주문한다.

하지만기다리면 금년 하반기쯤이면 가시적 효과가 나타날거라는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으로 경제 상황은 오히려 더 악화됐다.

무자격 경제정책가들로 인해 우리 경제는 생산· 소비· 투자 등 경제 관련 주요 지표가 모두 곤두박질쳤고, 특히 일자리 정부라고 자처했으면서도 매월 20만∼30만 명씩 증가하던 취업자 수가 5000명까지 떨어지는 등 참사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온몸이 부서지고 뇌사 상태에 빠져 응급실에 실려온 중환자에게 김&장은 정확한 진단과 근본적인 치유책은 마련하지 않고 '혈세(血稅)'로 만든 링거에 의존해 오로지 기적적으로 깨어나기만을 바라는 역대 최악의 '덤앤더머' 팀이란 비난을 받고 있다.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데는 무엇보다 기업이 앞장서야 하는데 기업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불확실성'이다.

이들은 '신뢰' 대신 '불신'을 '희망' 대신 '절망'이란 잘못된 신호로 기업의 성장 의지를 무참히 꺽어버렸다.

이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아무리 '투 톱'이 바뀌더라도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 '혁신성장' 추진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가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며 현 정책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정책기조 변화가 전제되지 않는 경제팀 교체로는 '경제성적의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은 자명하다.

현장의 목소리에 제대로 귀 기울여서 마땅한 조치를 대통령에게 직언하고 시행할 안목과 소신, 역량을 갖춘 후임자가 필요하다.

이번에 새롭게 꾸려질 경제사령탑인 경제부총리와 정책실장 인선은 '참담한 경제 성적표'에 대한 '자기 반성'에서 출발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인물들로 선별해야 한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여야 할 지금 이순간에도 경제 실패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나 정권의 입맛대로만 움직이려는 '예스맨'들로만 돌려막기를 할 것이라면 굳이 경제팀 사령탑을 교체할 이유가 없다.

근데 벌써부터 차기 경제부총리, 정책실장으로 거론되는 몇몇 인물의 조합을 보면 김&장 조합보다 더 심한 마찰을 빚을까 걱정이 된다.

정권의 실세와의 친소관계 등이 고려된 말 그대로 '캠코더(캠프+코드인사+더불어민주당)'식 인사(人事)라면 경제팀을 교체할 의미가 퇴색될 수 밖에 없다.

지금은 권력 입맛에 맞는 경제수장이 아니라 경제 현장 사정을 잘 알고 난관을 돌파해 나갈 수 있는 소신과 경험 있는 인물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대한민국 경제를 실험 대상으로 삼아 경제를 망가뜨린 장하성팀 같은 자격미달인 경제 참모들을 김&장 시즌 2로 채워 '실패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또다시 되풀이하게 해서는 안 된다.

정책기조 변화가 전제되지 않고 경제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고장난 레코드'나 계속 틀어대는 하나마나한 경제팀 교체로는 침몰한 대한민국경제를 일으킬만한 '반전(反戰)'을 기대할 수 없다.

또한 진정한 교체 대상은 '경제 투톱'이 아니라 경제를 혼란 속에 빠뜨린 실패한 '탁상 경제식'의 실험 정책이다.

직접 현장을 찾아가 문제점을 눈으로 직접 보고, 듣고, 합당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정무적 판단력과 대통령에게 '가감(加減)'없이 현실을 직언하고 시행할 안목과 소신있는 역량있는 경제 사령탑이 필요하다.

그리고 유의할 점은 이번 인사과정에서 차제에 '경제 컨트롤타워'가 누구인지 또한 정확하게 교통정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경제 사령탑은 '경제 부총리'지 대통령 참모인 '정책실장'이 아니다. 여기에 더 이상의 혼선이 있게해선 안 된다.

'한 배에 사공이 둘이면 배는 산으로도 강으로도 가지 못한' 채 결국 침몰할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성장, 혁신경제 등에서 김 부총리와 장 정책실장은 기준점을 두고 만나면 서로 으르렁거리며 '반목과 갈등', '대립'으로 '이전투구(泥田鬪狗)'하는 동안에 경제는 바닥을 쳤다는 것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오죽했으면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인 'J노믹스' 설계자로 불리는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현 정부에 대해 '샤워실의 바보'라고 빗대어 질타했겠는가?

'샤워실의 바보'란 샤워실에서 물 온도를 빨리 맞추려고 손잡이를 끝까지 돌렸다가 뜨거운 물에 데이는 경우로 '성급한 시장개입'을 비판할 때 쓰는 경제학 용어다.

지금 정부의 경제 정책은 정책의 타이밍을 잡는 데 있어서 김 부의장의 날선 지적처럼 '샤워실의 바보'처럼 계속해서 사후적 대응을 해서 적시의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허둥지둥 대고만 있다.

김 부의장의 말처럼 정부는 "기업이 병들어 있는데 건강하다고 가정하고 정책을 펴면 기업이 죽을 수 있다"는 충고를 새겨듣길 바란다.

김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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