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진출 핵심에 라이센스 정책 통한 수익 계산-

오라클이 지난 12일 가상화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그러나 오라클은 오라클DB를 포함,자사의 애플리케이션이라 할지라도 이것들이을 VM웨어, MS, 레드햇의 가상화 플랫폼에서 운영된다면 직접 지원하지 않을 계획이다.

따라서 기존에 사용하던 오라클 애플리케이션에 이 가상화 기법을 도입하고자 하는 사용자는 반드시 오라클 VM만을 이용해야한다.

오라클 VM은 오픈 소스인 젠(Xen) 하이퍼바이저와 오라클 언브레이커블 리눅스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RHEL)와는 형제 격이다. 이 가상화 소프트웨어는 오라클의 오픈월드 2007에서 처음 소개됐고 ‘무료로 배포’되지만 시스템 당 연간 이용료는 999 달러.

오라클은 다른 기업의 가상화 플랫폼을 허용하지 않는 대신 서비스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레드햇, 폐쇄적 지원가격 정책 비판

그러나 가격 정책으로만 본다면 오라클이 제대로 방향을 잡았는지는 아직 판단할 수 없다. 똑같이 젠 하이퍼바이저를 기반으로 개발돼 지난 3월에 출시된 레드햇의 가상화 소프트웨어인 RHEL5는 무료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약 1만 8천대의 서버가 RHEL5로 가상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레드햇은 VM웨어의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서버라도 RHEL 인증을 받은(RHEL-certified) 경우 지원을 계속할 계획이다.

레드햇은 자신들의 소위 ‘가상화 유비쿼터스’와는 정반대 길을 가며 오라클이 폐쇄적인 정책으로 돈벌이를 하려한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VM웨어와 경쟁하고 있고 VM웨어를 앞서려 노력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VM웨어를 선택한 고객을 외면할 수는 없다는 것이 레드햇의 입장이다. 더불어, 과연 VM웨어를 잘 이해하고 있는지 조차 의심스러운 오라클이라는 회사와 그 제품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레드햇은 불평했다.

그러나 오라클은 여전히 자사의 가상화 플랫폼을 선택한 고객만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하고 있다. 회사로서는 OS와 가상화 레이어 사이의 연결고리를 창출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며 따라서 최상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모든 써드 파티 가상화 솔루션을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젠소스의 가상화 기술을 공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RHEL을 포기하는 것도 같은 이유라는 입장이다.

썬의 솔라리스10을 이용하는 콘테이너(Containers) 역시 오픈월드 2007에서 ‘제명’당한 가상화 플랫폼 중 하나다. 오라클은 파트너 사 제품이라고 해서 매번 모든 조합을 다 챙길 수는 없다고 밝혔다.

VM웨어, 시장 리더 자리 고수할까

VM웨어는 펄펄 뛰고 있다.

오라클이 가상화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VM웨어를 겨냥, 기존의 서버 가상화 시장 리더 보다 더 훌륭한 제품을 내 놓을 것이라 호언장담한 것을 두고 VM웨어가 공식적으로 반격하고 나선 것이다.

현재 오라클은 본사 홈페이지에 이 벤치 마킹에 관한 공식 입장(Oracle VM FAQ)을 올려 놨다. 또, 아직 근거 자료는 내 놓지 못했지만 지난 14일, 오라클 CEO 래리 엘리슨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할 벤치마킹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큰소리쳤다.

홈페이지에서 오라클은 자사 애플리케이션 성능을 오라클VM, ‘기존 시장 리더’의 가상화 머신, 그리고 x86 및 x86-64 서버에서 가상화되지 않은 OS로 운용되는 경우로 나누어 비교해 놨다.

오라클이 주장하는 바에 의하면 오라클VM을 사용하면 평균 1/3 이하의 운영비로 훨씬 많은 리소스를 사용할 수 있고 가상화 SMP(symmetric multiprocessing) 효율성도 매우 높아졌다.

물론 오라클이 VM웨어를 구체적으로 지목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누가 보더라도 기존 시장의 리더는 VM웨어다.

VM웨어는 이것을 오라클의 시장 교란 작전에 불과하며 일고의 가치도 없는 실험 결과라고 폄하한 후 오라클이 재현성 있는 데이터를 제시하지 못하면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자신들은 새 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정량적인 데이터를 항상 같이 공개한다고 응수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라클VM이 젠 하이퍼바이저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또 오라클의 성능 시험 결과 역시 영국의 캠브리지 대학에서 수행한 젠 가상화 머신 모니터링 프로젝트에 기반한다고 보고 있다. 또, 오라클VM을 제대로 비교하려면 해당 기업이 실제로 사용하는 시스템 상에서 시험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오라클, 라이센스 정책 유지해 떼돈 버나

VM웨어 가상화 기술 위에서 소프트웨어를 운용하는 회사들은, 오라클이 (오라클VM 을 제외한) 타사 가상화 플랫폼에서 돌아가는 오라클 애플리케이션에 대해서는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정작 VM웨어는 이러한 오라클 정책이 현실화된 후 오라클의 소프트웨어 라이센싱 정책을 개편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더 큰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오라클VM으로 갈아탄 기업은 이전에 다른 벤더의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쓸 때보다 많게는 열 배나 더 많은 라이센스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는 것.

예를 들어, 현재와 같은 라이센스 정책 하에서는, VM웨어 가상화 머신에서 오라클 DB를 운용하는 기업은 물리적 서버를 교체할 때마다 반드시 오라클의 라이센스를 추가 구입해야만 한다.

또, 서버를 가상화한다 하더라도 하나의 가상화 머신에서 운용되는 애플리케이션 하나는, 하나의 물리적 서버 안에 있는 여러 개의 CPU 중 하나만 사용하도록 할당된다. 따라서 이 경우에도 라이센스를 추가 구입해야한다.

IBM, SAP, BEA 등은 자사의 소프트웨어 라이센스 정책을 다가오는 가상화 시장에서 기업들에게 지나친 부담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변경하고 있다.

심지어는 올 초 VM웨어와 가상화 시장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던 MS 조차도 곧 같은 맥락에서 라이센스 정책을 변경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무중 가상화 시장

한편 VM웨어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은 채 다만 실제 상황은 별반 바뀌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오라클이 지난 해 부터 VM웨어 애플리케이션 대부분을 지원해왔기 때문이다. 오라클 지원 정책은 자사의 메타링크에 표방돼 있다.

VM웨어가 믿는 구석은 또 있다. 오라클 CEO인 래리 엘리슨이 지난 14일, 칸퍼런스 콜을 통해 향후 VM웨어를 사용하는 고객들에 대한 지원 여부를 묻는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에 본질적으로 변한 것은 없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즉, VM웨어는 타사 솔루션은 지원하지 않겠다는 오라클의 발표를 공격적 마케팅을 위한 수사로 취급하는 입장이다.

더구나 VM웨어는 지난 수요일, 자사의 퍼포먼스 팀 블로그에 ‘오라클 DB가 VM웨어에서 가장 높은 성능을 보이는 10가지 이유’라는 글을 올려 오라클이 가상화 시장에 들어온 것에 큰 기대를 건다며 오라클 DB가 VM웨어 ESX에서 얼마나 잘 돌아가는지를 역설했고 자사 홈페이지 내에 오라클 포털오라클 디스커션 포럼을 신설, 두 회사의 협력 관계를 과시했다.

해당 블로그 바로가기

VM웨어는 현재 오라클이 결국은 VM웨어에서 운용되는 오라클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며 가상화 관련 이슈를 두고 자사와 계속 협력할 것이라 믿고 있다.

썬 역시 지난 14일 가상화 사업 진출을 발표, 가상화 머신 xVM을 공개하며 향후 이 분야에 2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 밝혔다. 썬의 xVM 역시 젠 하이퍼바이저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VM웨어는 더 이상 썬을 통해 이익을 볼 일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VM웨어는 젠 기반 가상화 제품이 속속 등장하며 가상화를 계획하는 기업들을 오리무중으로 내몰고 있지만 결국은 다 VM웨어를 선택할 것이라 비아냥거리고 있다.

어쨌든 공급자가 많아지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은 그만큼 넓어졌다. 그리고 VM웨어는 아직 이 분야의 선두주자다. 향후 VM웨어가 어떻게 수성해 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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