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 정수기, 매트리스 렌탈 불만 속출 등 원상회복 감당되나?

▲ 윤석금 웅진코웨이 회장

[데일리그리드=강성덕 기자] 윤석금 회장이 웅진정수기 렌탈을 처음 시도할 때 만든 정수기 제조원가가 2만6천원이라고 한다.

1991년 5월 정수기를 생산·판매하기 시작한 이래 렌탈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의무약정기간을 3년이라고 할때 26000×36개월이라는 등식이 나온다. 이대로라면 원가의 36배라는 폭리를 취한 셈이다.

거기에 더해 소모성 품목 교체에 소비자보호원 등에 접수된 온갖 여러가지 행위로 벌어들인 돈까지 합하면 정수기 렌탈해서 벌고, 서비스하면서 돈을 벌었다.

리**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필진은 대안언론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웅진 윤석금 회장의 히스토리를 다뤘다.

그는 당시 윤 회장을 지금으로 보면 재계의 노홍철이라고 할만큼 세일즈맨 특유의 익살과 긍정으로 웅진이 처음 시작한 책장사를 성공으로 이끌었다고 전했다. 

정수기에 앞서 라마다화장품 유상옥 사장과 시작한 화장품 방판도 윤 회장의 아이디어라고.

경영은 유 사장이 맡고 판매는 윤 회장이 맡아 신방판이라는 기업을 업계 최초로 시도한 것으로 적고 있다.

신방판은 말 많고 탈 많은 피라미드 단계를 한단계 줄인 것으로 일종의 방문판매로 많은 판매자만 있으면 물건이 그만큼 더 많이 팔 수 있는 간단한 방식이다. 그 방식을 도입해 라마다화장품 후신인 코리아나 화장품을 업계 2위로 일취월장하도록 만들었다는 줄거리다.

1997년 IMF사태로 인해 잘 나가던 책장사도 안되고 꾸준히 팔리던 수백만원짜리 정수기마저 불황을 맞았다. 궁지에 몰려 생각해 낸 게 바로 정수기 렌탈사업이다.

윤 회장은 시장조사 등을 거쳐 월2~3만원 정도에 가능한 렌트사업에 착안했다.
정수기 생산공장에 제조원가 2만6천원짜리 정수기를 만들어 달라 요구했다고 한다.

공장 사장들이 '제품을 만들고 가격을 정하는 거지, 가격을 정하고 제품을 만드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무조건 2만6천원짜리 정수기를 만들라고 압박했다고 전한다. 

정수기로 일약 중견재벌이 된 윤 회장은 2006년 웅진에너지 설립, 2007년 극동건설, 2010년 서울저축은행을 인수했다.

서울저축은행을 인수한 그 해, 웅진캐피털로 만들었더니 이듬해인 2011년 저축은행 뱅크런이 터지고 만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부동산 버블로 건설업이 잘나간다고 진출했더니 2008년 금융위기로 미분양 사태를 맞는다.

조 단위로 투자했던 태양광 사업은 2010년부터 중국발 태양광 과다 공급으로 이 역시 막장 테크를 타고 만다.

결국 세일즈만큼은 1인자라 자처했던 윤 회장은 3연타를 맞게 되고 2013년 극동건설이 부도나면서 그룹 전체가 휘청거렸다.

알짜배기 사업인 웅진코웨이는 사모펀드에 팔리고 웅진식품, 웅진케미컬(도레이케미컬) 등도 다 팔았지만 그룹 전체가 법정관리되는 처지로 몰렸다.

엎친 데 덮친 격인지 배임, 횡령, 부실계열사 부당지원 등으로 조사를 받고 2014년 재판 끝에 집행유예로 풀려난다.

코리아나와 결별하면서 10년간 동종영업금지 기간도 끝나 화장품업체인 웅진릴리에뜨를 설립한다.
과거 신방판 방식과 유사한 릴리머니라는 마케팅을 통해 1만명이라는 회원을 10일만에 확보하는 기록을 세웠다.

 

최근에는 웅진코웨이를 다시 인수해 정수기사업에 불을 당기고 있다.

하지만 코웨이 침대 메트리스 렌탈사업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이 워낙 높아 기업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는 상황이다.

악재는 또 있다. 니켈 정수기 사태다.

일부 얼음정수기 부품의 니켈 도금이 벗겨지는 문제로 논란을 빚은 코웨이의 원상회복이 그리 만만치 않다.

해당 정수기를 모두 회수하고 고객에게 렌탈료를 환불해주기로 했지만 그동안 정수기를 이용해 온 고객 건강상의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가 관건이다.

지난해 5월 발표된, 인하대 의대 연구팀의 '얼음정수기 니켈 오염에 따른 건강영향 분석'에 따르면 코웨이 얼음정수기 사용을 중단한 이후 응답자의 85.2%는 피부질환 증상이, 85.7%는 장염 증상이 사라졌다고 답했다. 해당 정수기를 쓰면서 새로 발생하거나 증상이 심해졌다고 대답한 사람은 90.2%에 달했다.

이 연구는 지난 2016년 7월부터 12월까지 인하대부속병원 작업환경의학과에 웅진코웨이 얼음정수기 사용자로 외래진료를 본 47명 가운데 설문에 응답한 4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윤 회장이 코웨이 인수의사를 밝히면서 "끊임없이 코웨이 인수를 희망했다. 렌탈사업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업이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코웨이 인수가 실현되면서 옛 웅진코웨이의 명성을 되찾으려는 윤 회장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시장 신뢰를 잃은 전례가 있고 대기업들이 렌탈시장에 뛰어들면서 상대가 워낙 막강한 마당에 윤 회장이 과거 회상에 집착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강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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