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 3안 기존 노선 유지... 당초 목적은 선형 불량 개선

▲ 철도시설공단은 장항선2단계 개량사업에 대해 전문가 토의와 주민설명회까지 마친 상태다

[데일리그리드=강성덕 기자]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올해 착공할 예정인 장항선 개량2단계 사업이 갈지자 행보다.

지난해 말 사업 시작에 앞서 거쳐야 하는 전략환경영향평가까지 끝내 놓은 마당에 최근 들어 새 노선으로 변경할 방침으로 전해지면서 그 배경을 놓고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사장 김상균)은 지난 2014년 장항선 개량2단계 구간사업인 충남 홍성군과 보령시 주포면을 잇는 선형 불량 구간에 대해 총연장 약 18km를 개량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은 남포에서 간치 구간 약14km를 포함해 약 9천억원.

남포~간치 구간은 이미 실시설계 등이 끝나 착공만 남겨둔 상태고 홍선~송산 구간은 1안과 2안을 놓고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2안이 사실상 확정됐다.

본격 사업에 앞서 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전략적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재협의도 2016년 12월에 완료됐다.

단지 1안과 2안 모두 사업지에서 공사 중 자연석면이 발생되면서 석면 저감에 따른 추후 논의가 남아 있을 뿐이었다.

석면 발생에 대해서는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피해를 최대한 줄이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방침까지 밝힌바 있다.

헌데 최근 들어 철도시설공단이 당초 계획에 없던 3안이라는 대안을 놓고 노선을 재차 변경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온갖 설이 파다하다.

이미 용역설계 등을 비롯해 주민설명회가 여러 차례 시행되면서 약 90억원이 넘는 비용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앞서 사업 타당성 검토까지 한 철도시설공단이 급작스런 노선 변경은 주민들의 의구심을 유발시켰다.

지난 19일 철도시설공단 건설본부 토목설계처 담당자 A씨는 "3안이 아직 확정된 것 아니다. 올 6월, 환경부에서 석면 저감을 위해 노선을 재검토하라는 요구가 있어 계획을 변경한 것" 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환경부 B사무관은 "담당자(주무관)가 교육 중이라 기본적인 내용만 답변이 가능하다. 내용으로만 보면 철도 건설 구간 구분이 안돼 (정확치는 않지만) 시스템상 장항선 2단계 사업 중 간치 구간은 2014년에 완료됐고 신설구간인 보령~주포 구간은 지난해 말 완료됐다. 본안에 대해서는 올 3월 협의 진행 중 (철도시설공단의) 보완요청서가 아직 제출 안됐다"고 말했다.

환경부에서 석면 저감을 위해 노선 변경 요청한 적이 있냐는 질의에 B사무관은 "그런건 아니고 아직 평가가 완료 안된 노선에 대해서는 피해가 크면 저감 요청이 있을지는 몰라도 노선 변경을 요구할 순 없다. 철도시설공단 자체에서 얘기됐는지 모르지만..."고 답변했다.

▲ 철도시설공단 김상균 이사장

철도시설공단, 지자체에 3안 주민협의체 구성 요청

 

철도시설공단이 3안과 관련해 9월6일 사업지 행정기관인 충남 홍성군에 보낸 협조공문에도 석면 저감 관련된 내용은 전혀 없다는 게 군 관계자의 전언이다.

19일 군 관계자는 "철도시설공단에서 장항선 2단계 사업에 대한 주민협의체를 구성할 주민대표 2명 선정에 대한 협조 요청이다. 내용은 현 광천역을 유지해 달라는 것으로 3안 추진을 위해 2719명의 주민 건의서가 제출됐다. 사업추진을 위해 주민 추진협의체를 구성한다는 내용 뿐이다"고 말했다.

각 지자체에도 3안 변경에 따른 석면 피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을뿐더러 철도시설공단이 계획안을 확정한 이후 90억원대의 일부 손실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바꾼 배경이 석연찮다는 지적이다.

이번 노선 변경에 따른 주민건의서 작성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민간인 C씨는 광천역 인근에서 새우젓 점포를 운영 중이다.

그는 3안 채택 이유에 대해 "광천역이 다른 곳으로 옮기면 기존 주변 상인들이 엄청난 불이익을 받는다. 장날에는 이 역을 통해 관광객이 유입되고 이들이 새우젓을 사러 오지만 역이 멀어지면 올 사람이 안 온다. 이곳 8개 읍면 사람들 3~40%가 광천역을 이용해 물건을 사러 온다. 보령·오천·주포 사람들은 대천으로 가서 물건을 사지만 청서 사람들은 대부분 광천역을 이용한다"고 주장했다.

C씨는 "내가 몇 번이나 철도시설공단을 쫒아가 현 역사를 지상으로 올려놓고 하부 1층에 주차장을 확보해 놓으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다. 이게 가능한 게 광천역 전체 부지가 한 2만평(?) 정도 되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반면 2안을 지지한다는 한 주민은 “당초 목적인 선형불량 개량사업이 기존 노선을 유지하는 것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냐“며 ”2100여 명에 이르는 주민건의서 진위 여부를 일단 파악해 보아야 하는 거 아니냐“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광천역은 보통역으로 새마을호와 무궁화호가 정차하는 역으로 3급이며 승강장은 1면 2선에 관할 광천읍 주민은 약 1만여 명이다.

강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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