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 업계 2위서 3위로 추락?

▲ GS리테일 허현수 사장. 사진 = 데일리그리드 DB

[데일리그리드=이승재 기자] 지난 2017년 GS리테일이 왓슨스의 지분 100%를 확보하며 헬스앤뷰티(H&B) 시장에서 상호를 랄라블라로 변경한 뒤 간판을 교체한 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GS리테일은 그해 2월 브랜드명을 랄라블라로 교체하고 공격출점을 예고했다.

간판 변경 당시 왓슨스 매장 수는 191개였으며 GS리테일은 지난해 연말까지 300개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178개로 오히려 매장 수가 13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랄라블라가 3분기 70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역성장 한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상호변경에 다른 역효과가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허현수 사장이 자충수를 뒀다는 평가다. 이름을 바꾼 데 따른 인지도 추락과 새로운 브랜드 변경에 따른 투자비용이 발목을 잡은 것.

GS리테일이 랄라블라를 론칭한 것은 H&B 시장의 메인 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20~30대 고객에게 어필 할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와 치별화 된 콘셉트의 H&B 스토어로 다시태어나기 위함이었다.

▲ 랄라블라매장 전경. 사진 = GS리테일

왓슨스의 13년 이미지를 탈피하고 사랑스럽고 생동감 있는 랄라블라의 새로운 이미지로 기존  H&B 스토어와 완전 차별화함으로서  고객가치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

20~30대 여성들의 큰 호응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예상은 이를 비껴갔다. 간판 교체 후 랄라블라 매장 수는 오히려 감소하면서 3위 롯데 ‘롭스’와 격차가 줄어들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랄라블라는 사실상 대규모 출점을 포기한 반면 3위 롭스는 지난해 매장 수를 96개에서 124개(12월 기준)로 늘려 약 100개 가까이 차이 났던 양 사 매장 수 차이도 지난해 54개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롭스는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 인프라를 활용해 본격적으로 점포를 늘린다는 계획이어서 차이가 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롭스의 성장 배경에는 1월 롯데그룹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선우영 롭스 대표이사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H&B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여성 CEO를 수장으로 발탁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랄라블라는 3위 롭스에 모바일 앱(어플리케이션)에 대한 고객만족도가 떨어지면서 경쟁력에서도 밀리고 있다.

지난해 8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 최적화된 온라인몰을 리뉴얼 론칭한 랄라블라는 브랜드 콘셉트를 잘 나타낼 수 있도록 심플하고 편리한 UI, 매장과 유사한 레이아웃과 디자인을 적용한 메뉴로 고객 쇼핑 편의성 향상을 꾀했다.

하지만 정작 모바일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 및 행사는 다양하지만 잦은 오류로 인해 제품 구매는 물론 로그인조차 어렵다는 지적이다. 마케팅에만 신경쓰고 앱 관리는 안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랄라블라는 일단 이름을 바꾼 데 따른 인지도 추락과 새로운 브랜드 변경에 따른 투자 비용이 발목을 잡았다는 관측과 함께 또 GS리테일이 편의점 사업에 힘을 쏟으면서 수익성이 악화되자 상대적으로 경쟁력 낮은 H&B를 어쩔 수 없이 소홀히 한다는 분석도 제기되면서 추후 GS리테일이 랄라블라에 대한 영향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 어떤 자구책을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 되고 있다.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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