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상의 '백미(白眉)'는 뭐니뭐니해도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다 -

▲ 지난 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업무오찬을 마치고 회담장인 카펠라 호텔 건물에서 걷는 모습

 반년 넘게 교착 상태에 빠져 있던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시기는 2월 말 개최 예정이고 회담 장소는 베트남 다낭이 유력시되고 있다.

출발은 나쁘지 않지만 협상의 '백미(白眉)'는 뭐니뭐니해도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다.

향후 관심은 스웨덴에서 18~22일 열기로 한 실무협의로 쏠린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선희 북 외무성 부상이 정상 간 만남 전에 세부 협상을 벌이는데 스웨덴 외무장관이 주재하는 비공개 국제회의 방식을 빌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참여한다는게 특이점이라 할 수 있다.

우리도 이번 스웨덴 협상에 처음부터 함께해 미·북 간 세부 협의를 사후 통보받는 게 아니라 남·북·미 3자 회동까지 함으로써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막후 중재를 넘어 좀 더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

따라서 '북미-남북-한미-남북미' 사이에 진행될 실무협상이 성공적인 북미 정상회담의 디딤돌이 돼야 한다.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고 지난 작년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 때처럼 북한과의 의제 조율이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회담을 서두르다 보면 결과는 '빈손회담·맹탕회담 시즌2'로 전락 하고 말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해 "비핵화에 관한 많은 진전을 이뤘고 다른 많은 것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많은 진전'이란 북한의 비핵화 실행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에 교감을 이룬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해볼 수 있다.

최근 돌고 있는 미·북 간에 '완전한 북핵 폐기' 대신 '북한의 ICBM 제거' 선에서 적당하게 절충점을 찾으려는 포장용 '스몰딜' 가능성이 높아질 확률도 있어 보인다

물론 '스몰딜'이 쌓여 완전한 비핵화라는 '빅딜'로 가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번 2차 북미 회담은 주먹구구식 '맨손회담'으로 비난을 받았던 지난 1차 회담의 실수를 두 번 다시 반복해선 안돼고, 보다 구체적·실질적 성과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확고히 다질 수 있는 전환점이 돼야 한다.

만일 이번 2차 회담에서조차 서로 만족할 만한 가시적인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하면 비핵화 협상은 지금까지의 교착 국면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

트럼프로서는 이번 2차 북미정상 회담을 국내 정치에서 계속 터지는 악재를 덮는 전환 카드로 북한과의 협상을 활용하려고 할 수 있지만, 이는 자칫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주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만일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가 실현된다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는기대할 수 없게 된다.

향후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탄두와 핵물질의 폐기 등 북핵 완전 폐기를 위한 세부 로드맵을 깁정은 으로 부터 문서로 직접 받아내는 빅딜을 성사시켜야 한다.

하지만 회담의 성공 여부는 결국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에 달린 문제로 김 위원장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2차 정상회담에서 완전하고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꺼내야만 한다.

가시적인 비핵화 성과가 있을때 비로서 대북 제재도 풀리고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 그리고 북한 내 도로·철도 건설 지원도 있을 수 있다.

어렵게 찾아온 이번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말기를 기대한다.

 

김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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