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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롬세평(世評)】'떠난 해'가 어디 있고 '들어온 해'가 세상 어디에 따로 있는가?

김대은의 새롬세평(世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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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롬세평(世評)】'떠난 해'가 어디 있고 '들어온 해'가 세상 어디에 따로 있는가?
  • 김대은
  • 승인 2019.02.04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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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기해년 '황금돼지'띠 소회' -
▲ '떠난 해'가 어디 있고 '들어온 해'가 세상 어디에 따로 있는가? …'2019, 기해년 '황금돼지'띠

 

 

무술년 (戊戌年)의 그림자가 이제 드디어 사라지고, 대망의 '기해년 (己亥年)' 새해를  맞이했다.

 

사람들의 입에선 같은 모양의 ‘태양’인데 '지난 해는 갔고 새 해가 왔다'고 말한다.

해가 돋고 넘어가는 '해돋이'와 '해넘이' 정경을 담은 모습을 들이 내밀면 구분이 그리 쉽지 않다.

평상시 오색창연한 '여명(黎明)'과 '황혼(黃昏)'의 정경에 관심을 갖지 않고 살아왔다면 그 구별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해돋이'와 '해넘이' 정경은 두 가지 점에서 다르다.

하나는 '방향'이고 다른 하나는 '빛의 강도'이다.

전자는 '동(東)과 서(西)'의 방향이 다르고, 후자는 '빛의 색깔'이 다르다는 것이다.

'해돋이'는 빛의 파장이 강하게 빛이나고, '해넘이'는 빛의 파장을 잃어간다.

'일몰'은 가장 파장이 긴 '빨간 자두색'이 강하게 남는 반면 '일출'은 그보다 파장이 약간 긴 '노란 오랜지색'의 느낌이 강하다.

'일출'은 빛이 뻗어나가는 느낌을 주지만 '일몰'은 중심이 같고 반지름이 다른 두 개 이상의 원인 '동심원(同心圓)'이 펼쳐진 듯한 느낌의 빛으로 보인다.

일몰과 일출을 구분하기 어려운 것은 서로 다른 태양이 출몰해서가 아니라 그 둘이 서로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제 일년 동안 '홍시'처럼 아주 잘 무르익은 '무술년' 한해를 떠나 보내고 '기해년'에 발을 내딛는 '송구영신 (送舊迎新)'으로 새해를 맞이했다.

한 해가 지고 한 해가 다시 솟아오르는 것은 각각 다른 태양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태양이 늘 그 자리에 있을 뿐, 우리가 새해를 맞았다고 착각하며 살아가는 데 있다.

깊이 생각해 보면 '떠난 해'가 어디 있고 '들어온 해'가 세상 어디에 있는가!

우주행성의 순환원리는 불변인데 오직 그 안에 살아가고 있는 인간들만이 우주가 변화하고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는 관념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사실은 똑 같은 우주 속에서 단 하나의 태양이 솟아오르고 기우는 가운데 우리는 끊임없이 흘러가고 있는 시간이란 현몽(現夢)에 지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올해는 (기해년) 황금돼지해로 이는 '천간(天干)'과 '지지(地支)'의 고정된 순서로, 둘을 겹치지 않게 결합해 만든 것이 육십갑자인데, 갑자・을축으로 시작해 임술・계해로 마무리되는 주기를 갖는다. 그리고 다시 갑자로 시작해 무한 반복한다.

예순한 살을 가리켜 '회갑(回甲)' 또는 '환갑(還甲)'이라 하는 것은 육십갑(甲) 자의 순서에서 '갑(甲)으로 되돌아온다'는 뜻이다.

지금이야 '백세시대'를 맞아 인간의 수명이 길어졌지만 불과 삼십년 전만 해도 61세가 되면 오래 살았다는 기념으로 온 동네 사람들을 모두 초청해 '회갑' 또는 '환갑' 잔치가 벌여졌는데 지금은 잔치는 커녕 직장에서 일하는 시대가 되는 등 격세지감을 느끼다.

매년 새해를 맞으면 사람들은 ‘올해가 무슨 띠의 해인가’를 따져보고 그 띠의 동물이 상징하는 의미를 살펴보며 복을 받기를 기원한다.

또 해당 띠 동물의 특성을 분석해 그 사람의 성격을 추측하고 장래를 내다보기도 하며 띠를 통해 쉽게 운명을 가늠하기도 한다.

어느 누구라도도 자신의 띠를 갖고 태어나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나라 만큼 일상생활에서 타고난 띠를 중요시하고 누구나 한번쯤 열두 띠에 대해서 진지하게든 재미든 접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며, 특히 결혼을 한다든지 아기의 출생시 많은 고려를 하기도 한다.

살아가면서도 돼지띠는 잘살고 말띠는 드세다든지 하는 일설을 반신반의 하며 사람과 띠를 비교해보며 혼인의 여부를 따져보기도 하고 이사날짜를 택일하기도 하는 것이 어찌보면 우리들의 흔하디 흔한 보편적인 모습이다.

원래 '십이지띠(十二支 the twelve horary signs)'는 3600년 전 중국 은나라시절 생겨나 한대에 와서 십이지를 시간과 방위개념으로 연결되었으며 후한대에 접어들어 왕충 (王充) 이 저술한 '논형'에 나타나 있는 것이다.

'한국의 띠 문화'는 '한국인의 경험과 지혜'가 어우러진 민(民)의 종합적 사고 형태이며 생활철학의 관념 체계로 인식하고 있다.

한 해의 수호 동물,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는 띠 동물을 통해 '한 해의 운(年運)'과 '사람의 성격', '운명', '재능' 등을 파악하려고 했다.

열두 띠의 유래담은 이런 한국의 띠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설화 자료로, 열두 띠의 동물 속성에 빗댄 강원도 영월 단종제 '띠 놀이'의 띠 동물 간 대화는 각 띠에 대한 한국인의 관념과 태도를 한눈에 엿볼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

'띠'란 십이지와 열두 동물이 어떤 원리와 의미로 선택되고 배열되었는지 설명하는 '설'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수많은 동물 중에 왜 '소․범․토끼․용․뱀․말․양․원숭이․닭․개․돼지' 등의 열두 동물이 선택되었는가?

선택된 열두 동물의 순서는 어떻게 정해졌고, 열두 동물은 어떤 연관 관계를 지니는가 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설화에 의하면 동물들을 소집했을 때 가장 먼저 도착한 순서대로 열두 띠 동물을 선택했다는 등 대표적인 설화가 소 등에 올라탄 쥐가 소보다 먼저 도착하여 십이지신 중 첫째가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가고 있다.

이는 첨단과학의 발달과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혁명에 의해 더욱 가속화되어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019년 기해년 새해를 맞아 사람들은 SNS를 통해 돼지의 이미지를 담은 연하장들이 범람하고 있다.

그 돼지도 그냥 돼지의 모습이 아니라 번쩍 빛나는 '황금돼지'로 홍수를 이루고 있다.

기해년의 '기’(己)'가 '황'(누르 황黃)을 뜻하는 '땅'을 의미해 '황금 돼지', '황금 돼지의 해'로 불리는 것이다.

더욱이 한국조폐공사는 지난 양력 1월 1일 기해년(己亥年) '돼지의 해'에 행복하고 풍요로운 새해를 기원하며 '돼지의 해 미니 골드바 3종을 출시했다'는 미디어 소식을 접하고 아연실색하게 된다.

정부가 이런 설화문화를 바탕으로 한 민속 세류를 조장하고 있지 않나 하는 우려를 하게 된다.

대중들은 그 무엇보다 누런 빛이 번쩍거리는 황금을 사랑하고 있고 돼지가 복을 불러온다는 막연한 설을 믿고 있어 이런 현상이 자연스레 나타나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사실, '십이지'는 열두 띠 동물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고대인들은 천체의 운행과 땅의 변화를 관찰했고, 그런 노력을 통해 우주 시간에 따라 만물이 '생生, 성成, 쇠衰, 멸滅'을 반복하는 이치를 발견했고, 그 이치를 인간사에 응용하기 위해 문자로 표시한 것이 바로 '자子, 축丑, 인寅, 묘卯' 등의 십이지 문자이며 각 띠의 동물들은 십이지에 배속시킨 상징 부호일 뿐이라고 알려져 있다.

확신을 가지고 생활에 적용해 행하든 심심풀이로 해보든 새해가 되면 사주를 풀어보기도 하고 일년 운세를 점쳐보기도 하며, 태어난 띠를 두고 사람을 판단하여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예단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여전히 첨단 과학의 시대와 동시에 비문명적인 신화의 시대를 양발을 걸치고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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