펙사벡 20여개국에서 글로벌 임상 3상 진행…수익모델 없지만 코스닥 시총 2위

▲ 신라젠 문은상 대표.

[데일리그리드=이승재 기자] 유전자재조합 항암 바이러스에 기반한 면역항암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기업 신라젠. 매출 66억원, 영업적자 471억원(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을 기록해 코스닥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8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5조2280억원으로 코스닥시장에서는 아직 2위.

그러나 지난 2017년 11월 최고가인 15만2300원을 기록했을 때 당시 10조689억원에 비해 반토막을 기록하고 있다.

실적에 비해 회사가치가 고공행진을 하다보니 신라젠을 둘러싼 거품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최근 펙사벡과 관련해 시장에 번진 3000억 규모의 자금 수혈설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혔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은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키움증권과 자산운용사 등으로부터 각각 1500억원씩 총 3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19일 신라젠은 “펙사벡의 임상실험을 진행하기 위해 자금 조달을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고시했다.

신라젠은 펙사벡 적응증 확대를 위한 추가 파이프라인 연구를 위해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한 증권사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조달 받았다는 보도에 관련한 조회공시와 관련한 답변이었다.

펙사벡은 신라젠이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신약으로 우두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재조합해 만든 항암 바이러스다.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략해 사멸시킨다는 강점 때문에 기존 항암제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특히 유방암, 폐암, 위암등 고형적인 모든 암에 적용할수있어 판매허가만 받게 되면 시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상품가치가 상당히 높다.이 같은 면역항암제로는 다국적 제약사 암젠이 내놓은 ‘임리직’이 유일하다.

▲ 사진 = 신라젠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2021년까지 전 세계 면역치료제 시장이 140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며 “펙사벡 상용화에 성공하면 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펙사벡이 상용화되면 전 세계 면역치료제 시장을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 3상시험의 결과가 시장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만큼 다양한 예측이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회사측은 시장에서 떠도는 갖가지 펙사벡 임상시험에 대한 예측은 루머일 뿐이라고 밝혔다.

신라젠은 아직 마땅한 수익모델도 없다. 그렇지만 신라젠은 코스닥 시총 2위 기업이다. 펙사벡에 대한 기대 하나로 형성된 기업가치라는 평가다. 신라젠에 대한 거품논란이 계속되는 이유다.

대박이냐 쪽박이냐는 올 상반기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상반기에 진행될 무용성 평가가 임박했기 때문. 무용성진행평가는 이르면 1분기에 발표된다. 무용성 평가는 개발 중인 의약품이 치료제로서 가치가 있는지 평가해 연구를 계속할지 알아보는 시험이다.

무용성 평가는 넥사바-펙사벡 병용군과 넥사바 단독군을 비교해 이뤄질 예정이다. 넥사바는 간세포암 유일한 표적치료제로 바이엘 제품이다. 신라젠은 환자 1명당 10개월정도 관찰기간을 두고 있다. 펙사벡의 1차 지표는 전체생존율(OS)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면역치료제 시장은 2016년 620억 달러(약 70조원)에서 2021년 1194억 달러(약 137조3000억원)으로 연평균 1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라젠의 기업가치는 사실상 펙사벡에 대한 기대만으로 형성된 것으로 봐야 한다. 신라젠 시총 규모가 워낙 커 펙사벡 임상 결과에 따라 코스닥시장 전체가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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