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에 부정적인 영향 더 많아

많은 기대를 모았던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핵 담판은 다소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가장 민감하면서 중요한 안보문제이다 보니 필자도 한 줄기 희망의 끈을 잡고 싶었지만 역시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애당초 합의가 어려운 협상이 아니었나 싶다.

상호 신뢰가 확보되지 않은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운을 걸고 담판을 벌인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대북제재로 날로 심각해지는 경제 난을 극복하기 위하여 경제제재 완화는 절박한 문제다. 김정은 위원장의 초조한 눈빛에서도 경제제재 완화의 필요성이 느껴진다.

그렇다고 체제안정의 마지막 보루인 핵을 미국의 요구대로 쉽게 완전히 포기할 수도, 강대국 미국에 직접적인 도발을 할 수도 없다.

북한 핵이 위험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미국의 실질적인 위협대상은 아니다.

오직 미국의 관심과 견제의 대상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지정학적 필요성을 지닌 한반도 문제다 보니 신경을 쓰는 것이고 무엇보다 제재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미국이 당장 아쉬울 것은 없다.

설사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 제안을 받아들였다 해도 미국 의회와 국민들의 여론을 설득할 수 없을 것이고 small deal 수준의 어설픈 핵 협상 선례는 향후 미국의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완전한 비핵화의 Big deal이 아니라면 의미가 없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 입장이다.

이미 미국 내에서는 No deal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넘치고 있다.

협상의 여지는 남겨두었지만 서로의 상반된 입장차이를 확인한 만큼 비핵화의 길이 더 험난해진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아무튼 북한은 이미 불능수준인 영변을 던져주고 민생경제제재 완화를 얻으려고 했지만 1차 싱가포르 회담의 학습효과인지 미국의 작전인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고 김정은 위원장의 이미지도 말이 아니게 되었다. 이런 결과를 예상했다면 베트남까지 가지도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나라다.

당초 미국과 북한의 핵 Big deal을 통해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구축, 김정인 위원장 방한, 더 나아가 적극적인 남북한 경제협력을 구상하고 있던 정부의 계획에 큰 차질이 생겼다.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지만 미국과 북한이 어디 우리나라가 쉽게 컨트롤 할 수 있는 나라던가

남은 3년 정도의 짧은 임기를 감안하면 이번 미국과 북한의 핵 협상 무산은 여러 면에서 아쉽다.

비핵화 속도가 빨라졌다면 국가등급 상향과 외국자본의 유입증가, 남부경협관련 투자증가 등 여러모로 경제에 활력을 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대한민국의 불확실성은 더 높아졌고 어려운 경제에 무거운 짐이 추가되었다.

남북경협은 당분간 속도를 내지 못할 것이고 관련 주들은 줄줄이 약세를 보일 것이며 개발기대감에 가격이 올랐던 접경지역 토지시장의 열기도 식을 것 같다.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체제 구축을 통해 지지율을 올려 2020년 총선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정부와 여당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긴 만큼 부동산의 고삐는 더 강하게 죌 가능성이 높다.

2018년과 같은 부동산 혼란이 다시 발생할 경우 민심이반이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도한 규제누적으로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는 부동산시장은 더 강한 규제 드라이브와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약세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예전에도 그랬듯이 남북관계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경기북부지역 부동산은 조금 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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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그리드 = 김인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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