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그간의 침체를 극복하고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 이 회사는 휴대폰 부문의 약진을 기반으로 2분기 실적이 글로벌 기준으로 매출 10조4,302억원, 영업이익 4,63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별 매출이 10조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 분기(277억원) 대비 1,500%나 폭증했다.

 

하지만 국내 본사만 떼놓고 보면 매출액(5조 9032억원)과 영업이익(1455억원)이 모두 전분기보다 떨어졌다. 그러나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삼성전자의 본사 기준 2분기 실적이 크게 부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국내 본사도 선전한 셈이다.

 

일등 공신은 단연 휴대폰이다. 전통적 주력사업인 생활가전보다 훨씬 많은 3,132억원의 영업이익(영업이익률 11.6%)을 냈며, 분기 사상 최고액을 달성했다. 판매량도 분기 사상 최고인 1,910만대에 달했다.

 

평균 판매단가(ASP)는 160달러로 지난해 1분기(127달러)에 비해 1년 만에 31달러가 치솟아 역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판매단가가 최근 하향곡선을 그리는 사이, LG전자는 삼성 따라잡기에 성공했다.

 

이런 좋은 성적은 저가 휴대폰 위주에서 그 동안 삼성전자가 주력해왔던 프리미엄 전략으로 바꾼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LG전자 측은 휴대폰 세계 시장점유율도 1분기 6.4%에서 2분기엔 7.3%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에어컨 냉장고 등 생활가전에서도 분기 최대 매출(3조6,39억원)에 2,92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국내 시장에선 에어컨 수요 증가와 양문형 냉장고 신제품의 판매 호조로 지난해 동기 대비 30% 성장했고, 해외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의 성장세가 지속돼 매출이 20% 가량 늘었다. 지난해 이후 적자 행진을 거듭해온 디스플레이 사업도 PDP 모듈 및 평판TV 세트 가격 하락에도 불구, 적자액을 절반으로 줄여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하반기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휴대폰의 경우 프리미엄 제품 공략과 함께 중남미 아시아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TV는 40인치 이상 대형 평판TV의 수요 증가에 대비, 풀HD LCD TV와 50인치 이상 PDP TV 마케팅에 주력키로 했다.

 

LG전자는 "3분기 매출은 비수기로 접어든 가전 부분이 소폭 감소하고 휴대폰도 신흥시장 물량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줄 수 있다"며 "그러나 적자를 기록 중인 디스플레이는 수요가 살아나고 있어 수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비관론도 흘러나온다. LG전자의 실적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디스플레이와 디지털미디어 부문은 여전히 적자거나 적자로 떨어졌다. 휴대전화도 3분기에는 저가폰 판매 확대로 수익성이 둔화될 전망이다. 특히 LCD쪽도 8세대 라인의 조기 투자를 확정했지만 2009년부터나 증설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도 이를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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