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최재천 의원이 2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1981년 이후 TV 수신료는 동결됐지만, 실제 징수액은 9배 이상 증가하고 광고 수입도 15배 이상 늘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KBS 한국방송은 이같은 내용이 수신료 비교시점과 산정 오류에다 방송 제작 환경의 변화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데 있다고 5일 밝혔다.

다음은 KBS 발표내용 전문.

KBS는 컬러 TV의 보급이 확대되고,1994년 수신료 징수를 한전에 위탁하면서부터 전체적인 수신료 수입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그나마 이 같은 조치에 힘입어 33년 수신료 동결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고품격 프로그램 제작과 국가기간방송으로서의 공적 책무 수행 등 공영방송의 기능을 유지해 올 수 있었다. 같은 기간 영국의 BBC는 수신료를 24배 인상한 바 있다.

이어 2000년 이후 언론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세대수 정체로 인한 수신료와 광고수입은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극심한 시장 경쟁 속에서 2012년 광고 수입이 10년 전인 2002년보다도 15% 이상 줄어들었다.

이같이 재원이 한계에 봉착한 반면 제작비 수요는 갈수록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매체와 채널의 증가와 방송 시간 확대, 디지털 전환 등으로 1981년 274억원에 불과했던 방송 제작비는 2012년 6,118억원으로 22배 증가했다.

방송 제작비는 2000년들어 해마다 평균 10%씩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2012년 말 완료된 디지털 전환을 위해 KBS가 투입한 예산만도 7,300억원에 이른다. 이런 수지불균형의 악순환으로 KBS 재원문제가 날로 악화돼 시급한 투자 재원마저 상당 부분을 차입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신료 현실화는 글로벌,다채널 스마트 미디어 시대가 요구하는 고품격 프로그램 제작을 통한
한류 확산과 무료 보편적 시청 환경 조성, 그리고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확대, 재난방송 강화 등 공영방송의 책무를 수행하기 위해 불가피한 과제다.

KBS는 또, TV 수신료의 한전 위탁 수수료 문제도 국회의 지적을 전격 수용해, 올해부터 2015년까지 3년 동안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한전과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더욱이 최재천 의원이 낸 보도자료는 TV 수신료를 둘러싼 비교시점의 시대적 상황을 간과한 부분이 있다. 실제로 1981년 당시 TV 수신료는 흑백 TV의 경우 8백원, 컬러 TV는 2500원으로 책정돼 있었으나 컬러 TV의 보급률이 매우 낮은 상황이었다.

따라서 TV 수신료가 현재의 2500원으로 고착된 시점은 흑백 TV에 대한 수신료를 면제하기 시작한 1984년부터로 볼 수 있으며, 1984년 수신료 수입은 1256억원이었다. 결국 2012년 수신료 수입이 5851억원이었으므로 실제 증가율은 4.7배라고 봐야 한다.

또, 1980년대에는 수신료 거부운동으로 징수도 원활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KBS가 2500원이라는 현재의 수신료를 보장받은 것은 수신료가 전기료에 본격 병합고지된 1995년부터 라고 봐야 하며,1995년 수신료 수입은 3685억원으로 2012년 5851억원과 비교해 증가율은 1.5배에 불과하다.

따라서 2012년 수신료 수입이 1981년 대비 9배 수준으로 늘어났다는 최 의원의 주장은 당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데 기인한다.

임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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