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時)와 낭만의 계절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올 한해 쉼 없이 달려온 이들이 잃어버린 감수성을 채우기 위해 이른바 ‘힐링여행’을 떠나고 있다.

강원도 영월의 ‘김삿갓 마을’이 이들에게는 제격이다.

김삿갓의 본명은 병연으로, 독특한 풍자와 해학으로 퇴폐하여 가는 세상을 개탄한 시인으로 알려졌다. 그는 선천 부사였던 김익순이 홍경래의 난 당시 항복했던 일을 비난하는 시로 장원급제했는데 후에 김익순이 자신의 조부인 것을 알게 돼 전국을 떠도는 방랑시인이 된다. 현재 그의 수많은 한문시가 구전되고 있으며, 자유로운 영혼의 상징으로 현시대 사람들의 가슴 속에 남아있다.

김삿갓 마을은 귀족적인 시작(時作)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인간 본연의 서정과 빈궁한 농촌평민들의 생활상에 관심을 두었던, 이 방랑시인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마을이다.

옥동리, 예밀 1, 2리 주문 1, 2리, 와석 1리 마을이 모여 농촌 마을종합개발을 목적으로 조성됐다. 매년 다양한 축제와 체험프로그램, 농산물 장터 등을 운영하며, 농촌 공동체를 형성, 김삿갓 정신을 이어나가고 있다.

볼거리가 상당하다. 김삿갓 정신이 깃들어 있는 마을인 만큼 김삿갓 유적지가 조성돼 있다. 이곳에는 김삿갓 연구에 일생을 바친 정암 박영국 선생의 연구자료가 전시돼 있는 ‘난고문학관’과 김삿갓이 잠들어 있는 시비공원 및 묘, 그가 살았던 거주지 등이 있다.

‘김삿갓문화큰잔치’도 벌어진다. 추모살풀이춤, 추모퍼포먼스, 백일장 등이 다채롭게 벌어져 그의 생애와 시 세계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특히 전통 한시백일장, 김삿갓 만화 그리기 대회, 심포지엄 등의 문화행사와 공연, 체험행사가 진행되면서 많은 관광객들의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마을은 당일 체험 프로그램을 상시 진행하고 있으며, 계절마다 1박 2일 체험프로그램도 실시한다. 도시에서 자라 자립심과 경험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

마을 뒤로는 망경대산과 마대산의 절경이 펼쳐져 있어 도시 생활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료한다. 담백한 자연의 먹거리는 맵고 짠 음식에 길들여진 도시인들의 미각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며, 즐거움을 배가한다.

영월시청 관계자는 “강원도 1박2일 여행지나 강원도 관광코스 추천요청을 받았을 때 김삿갓 마을은 빠지지 않고 거론된다”며 “가을을 맞아 여유와 낭만을 느껴보고 싶은 도시인들에게 김삿갓 마을을 강력 추천한다”고 전했다.

임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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