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서 강연하는 구글의 에릭 슈미츠 회장

“대한민국은 전쟁 직후 아무 것도 없던 상황에서 지금의 엄청난 발전을 일궈냈다.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의 인터넷 환경과 높은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런 점은 스타트업과 많이 닮아있다.”

31일 서울대학을 찾은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은 방문 소감을 이렇게 밝히고 “과거 배, 건축물, 공장과 같은 물리적인 것들을 만드는 사업이 지금의 성공을 일궈 냈지만, 다가올 시대엔 보이지 않는 것들이 성공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울대학교 문화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이번 강연엔 ABC뉴스 조주희 서울 지국장의 진행으로, 500여명의 청중들이 참석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슈미트 회장은 2001년 구글에 합류한 이후로 대학원생이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세운 실리콘 밸리의 신생기업이었던 구글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그는 현재 이사회 회장으로서 파트너 관계 구축, 비즈니스 관계 확대, 정부 공익사업 기술 리더쉽, CE O 와 수석 임원진들에 대한 비즈니스 및 정책 문제 조언 등을 비롯한 구글의 외부 문제를 책임지고 있다.

‘다가오는 미래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라는 주제를 가지고 글로벌 K-스타트업 프로그램 우승팀들과 대담 형식으로 이뤄진 이번 가연에서 슈미트 회장은 우승자들과의 대담에 앞서 한국에 대한 애정을 밝혔다.

“빠르게 움직이는 요즘 사람들. 일정 규모 이상의 사용자를 일정 시간 이상, 자신의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붙잡아둔다면 수익을 낼 가능성이 있다. 존재 하지도 않는 서비스 이용자를 통해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트위터 서비스에 기반했던 인스타그램이 지금은 독자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이렇게 최초 발명가가 아닌 다른 경쟁자가 성공하게 되는 상황에 대해 개발자의 윤리적 입장은 어떠한가? 강연을 참석한 외국인 학생이 질문에 슈미츠 회장은,

“창업하기 위해 새로운 것을 발명할 필요는 없다. 구글은 시장에 등장한 7번째 검색엔진이었기 때문에 우리 검색은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는 더 정확한 결과를 제시 할 수 있는 더 나은 검색엔진을 만들고 싶었고 지금 그렇게 됐다.”

“더 똑똑한 경쟁자가 나타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며, 이는 비윤리적인 행동이 아니다. 그런 경쟁을 통해 시장이 확장되고 발전하는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옆에 앉은 친구와 스타트업해보는 것을 고민해보면 좋겠다. 만약 창업은 하고 싶은데 아이디어가 없다면 주변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을 찾아 같이 일할 것을 권한다. 그도 당신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스타트업을 장려하며 강연을 마친 슈미츠 회장을 향해 관중들은 긴 박수로 화답했다.

조남욱 기자
저작권자 © 데일리그리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