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화 각화사

전국 곳곳에 내린 눈이 가을이 막바지에 이르렀음을 알리는 요즘, 경북 봉화가 저물어가는 가을을 담아내려는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이 갈라지는 곳 ‘한국의 시베리아’, 경북 봉화의 춘양(春陽)을 이르는 말이다. 전국에서 얼음이 가장 먼저 얼고 추위가 가장 매서운 곳이다. 3월까지 잔설이 있는 곳이 춘양 지역이다. 때문에, 겨울을 즐기는 여행객들에게 춘양은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경북 봉화 춘양에는 명산 각화산이 자리 잡고 있는데, 각화산은 산세가 중후하고 모난 데가 없는 전형적인 육산으로 겨울 산행을 즐기는 이들이 자주 찾는다.

봉화에는 이 지역을 대표하는 3대 청정약수가 있는데, 다덕약수와 두내약수, 오전약수가 그것이다.
특히 오전약수는 피부병과 위장병에 좋은 성분이 많다고 알려져 이 약수를 마시기 위해 봉화를 찾는 사람들도 많다. 조선 성종 때 가장 물맛이 좋은 약수를 뽑는 대회에서 전국 최고의 약수로 뽑힌 바 있을 만큼 예로부터 유명한 약수가 바로 오전약수다.

각화산이란 지명은, 춘양면 서동리 춘양상고 부지에 있던 람화사를 676년경에 원효대사가 각화산 중턱으로 이건, 람화사를 생각한다는 뜻으로 각화사라 명명한 데서 비롯됐다. 조선왕조실록 수호사찰이 각화사다.

혀끝을 톡 쏘는 약수로 속을 달래고 각화사를 향하는 길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힐링여행이다. 산기슭에 접어들어 하늘을 덮는 울창한 숲의 모습과 맑은 공기, 청아하게 울려 퍼지는 새소리에 푹 빠져 있다 보면, 천년사찰 각화사의 초입을 알리는 ‘태백산각화사’라는 현판의 누각이 보인다.

현판을 지나 사찰에 들어서면, 막혀있던 숨이 터져 나오며 심신의 피로가 말끔히 해소되는 경험을 할 수 있는데, 각화사는 예로부터 그 기운이 유난히 강해 오래 정진을 해도 몸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정신이 맑아져 전국곳곳에서 발심한 스님들이 안거에 들기 위해 찾아온 곳이다. 조선시대 때는 800여 명이나 되는 승려가 수도했다는 기록이 전해져 내려오는 도량 중의 도량이다.

때문에 힐링여행하면 각화사를 떠올리며, 오늘날도 지치고 병든 심신을 달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이 곳 각화사로 찾아들고 있다. 사방 첩첩산중 펼쳐진 아름다운 풍광은 오감으로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게 만든다.

중부내륙행정협의회 관계자는 “태백산맥의 정기가 흐르는 각화산은 중부내륙기행 중 손에 꼽히는 추천여행지”라며 “비록 세월의 풍파 속에 대부분 소실돼 중건된 사찰이지만, 그 역사를 빌어 볼 때 각화사는 여전히 우리나라 최고 사찰 중 하나”라고 전했다.

임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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