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환자들은 밤낮으로 고달프다. 본인의 고통은 물론이거니와 그 고통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가족들도 여간 괴로운 게 아니다. 요즘과 같이 바람이 매서운 날씨에는 증상이 더욱 심해져 밤마다 피부를 벅벅 긁느라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아토피 환자들은 피부 장벽이 허술하기 때문에 차고 건조한 날씨에는 특히 수분이 쉽게 빠져나가면서 가려움증이 더욱 심해지는 것이다.

그들을 괴롭히는 것은 가려움증만이 아니다. 증상이 피부 겉으로 나타나다 보니 마음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자신의 피부를 숨기고 싶은 그들은 우울증에 빠지거나 심하면 대인기피증에 걸리기도 한다. 이처럼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삶 자체를 방해하는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이 지긋지긋한 놈을 떼어내고자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한다. 그러면서 피부에 강한 스테로이드성 약물을 사용하는 통에 아토피 완치 기간도 길어졌다. 스테로이드제는 잘못 복용하면 내성이 생겨 우리 몸의 면역력 흐름을 흩트려 놓기 때문이다. 약을 먹고 바르는 잠깐은 즉각적으로 호전된 듯하나, 순간에 불과할 뿐 스테로이드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40년간 아토피피부염을 치료해온 편강한의원 서초점 서효석 대표원장은 “아토피피부염은 특히 면역력 저하와 관계가 깊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아토피피부염을 일으키는 요인들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없기 때문이다”며 아토피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면역력의 중심인 폐 기능을 정상적으로 돌려놔야 한다고 설명한다.

우리 몸은 각종 스트레스와 환경오염 물질에 노출되어 있는데, 이 모든 것을 일차적으로 받아들이는 기관은 ‘폐’이다. 폐는 들숨과 날숨을 내쉬며 호흡을 관장하고 폐의 건강상태는 또 다른 호흡기인 피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폐를 건강하게 하면 아토피피부염뿐 아니라 호흡기 질환까지 동시에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은 피부가 혼탁하고 뾰루지가 많으며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을 확률이 높다. 피부에 있는 수많은 모공에서 땀과 노폐물들이 원활하게 배출돼야 피부건강, 더 나아가 폐 건강까지 지킬 수 있는 셈이다. 이처럼 피부 건강과 폐 건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서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피부를 작은 호흡기로 보기 때문에 폐에 쌓인 ‘적열’을 없애는 치료를 한다”고 덧붙였다.

땀구멍과 털구멍을 열기 위해선 무엇보다 환자 본인의 노력이 요구된다. 땀을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유산소 운동과 찜질방, 반신욕, 사우나 등으로 발한을 유도하는 것이 좋다. 찜질방이나 사우나를 이용할 때는 처음에는 주 1회에서 시작하여 점차 횟수를 늘려나가도록 하는 것이 좋다.

아토피피부염은 단기간에 고칠 수 있는 질병이 아니다. 그러므로 아토피 치료를 할 때에는 인내심을 가지고 계획을 세우자. 자칫 성급한 마음에 스테로이드제를 과용하거나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쓰기보다는 전문의를 찾아가 정확한 아토피피부염 치료법을 알고 치료해야 한다. (도움말: 편강한의원 서초점 서효석 대표원장)

최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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