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크애니 이동욱 이사

세밑인 2013년 12월 20일, 마크애니로부터 회사 이동욱 이사가 한국공학한림원(회장 정준양)에서 선정한 100대 기술과 주역의 ‘사이버 보안’ 분야에 선정됐다는 소식이 도착했다.

우리나라 최고 권위의 공학기술 단체인 한국공학한림원은 선진한국의 성장엔진이 되어줄 100대 기술과 주역 217인을 발굴해 “2020년, 대한민국 산업을 이끌 미래 100대 기술과 주역”으로 선정했다.

선정을 위해 공학한림원은 전문기관으로부터 추천을 받고, 분야별 발굴위원회를 구성해 다섯달 걸쳐 기술과 주역 후보를 찾았다. 이런 엄격한 과정을 거쳐 선정위원회는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그간 탁월한 성과를 거둔 마크애니의 이동욱 이사를 수상자로 결정했다.

보안 업계서 공학한림원의 표창을 받는 것이 드문 일. 궁금해서 회사 측에 인터뷰를 자청했다. 마크애니에서 기술본부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이동욱 이사는, 국내 기업이 애써 개발한 핵심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거나 불법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는 보안기술을 개발하고 공급하는데 공헌해왔다.

일반 문서보안과 모바일 문서보안 솔루션 개발을 주도했다. 또한 개인정보보호, 화면 캡처방지, 출력물 보안, 웹 보안 등의 제품을 만드는데 참여했다.

특히 이 이사는 이런 제품의 기획, 설계 및 개발에 모두 참여하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선보인 제품은 국내만해도 1,000여개 기업에 공급해 핵심자료의 유출을 막고 내부 사용자를 통제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그간 개발한 제품 중, 이 이사가 가장 열정을 갖고 개발한 제품은 기업의 중요한 기밀사항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는 기능을 하는 ‘다큐먼트 세이퍼(Document SAFER)’다.

“2000년 이후 기업의 핵심 자료들이 문서를 통해 유출되는 일들이 빈번히 발생했다. 이런 것을 막기 위해 다큐먼트 세이퍼를 만들어 2001년 공개했다.”

이렇게 밝힌 이 이사는 다큐먼트 세이퍼는 가상화, 중앙화, 망연계 등 최신 IT 환경에 최적화된 문서보안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기업 및 기관의 핵심기술, 설계도면, 고객 개인정보 등 내부 중요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문서보안(DRM) 제품이다. 직급이나 직무에 따라 문서의 열람, 출력, 다운로드, 저장, 편집 등의 사용 권한이 달라지며 허가 받지 않은 사용자는 문서 사용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내부정보의 유출은 외부의 침입이나 해커 등에 의해 이루어지기 보다는 대부분 내부 사용자에 의한 경우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다큐먼트 세이퍼는 내부 사용자가 문서를 USB 등으로 복사하거나 이메일을 통해 외부로 유출하는 경우에도 문서 자체가 암호화 되어 있어 외부 사용자는 문서를 열어 볼 수가 없다.”

“또한 문서를 출력하여 외부로 유출하는 경우에도 출력된 문서엔 출력자의 정보가 보이지 않게 숨어져 나가기 때문에 사후에 누가 언제 어디서 해당 문서 출력했는지를 추적할 수 있어 부주의한 문서 출력에 경각심을 일으키도록 했다.”

이렇게 제품의 기능을 설명한 이 이사는 “다큐먼트 세이퍼가 내부 문서를 보안하는 제품이어서 사용자에게 다소 불편을 준다. 이를 최소화시키는 게 개발 초기의 핵심과제였다”고 말했다.

“문제를 해결을 위해 밤낮으로 노력한 결과, 제품을 설치한 후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시킬 수 있었다. 또 사용자 입장에서 중요 문서와 그렇지 않은 것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솔루션을 개선했다. 이렇게 해서 사용자 불편은 줄이고 편의성은 극대화하는데 최선을 다해왔다.”

이처럼 우수한 제품 개발에 힘 쓴 그는 매일 아침 7시에 회사에 출근한다. 일과 전 그날 할 일을 정의하고 혼자해야 할 업무를 먼저 마치고, 업무시간엔 직원들과 협업한다. 본부장이지만 개발도 직접 한다. 일을 그만두는 순간까지는 개발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돌이켜보면 개발은 재미있고 나한테 잘 맞는 일이다. 지금까지 축적된 개발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틈틈이 전달하고 있는데, 개발을 그만두면 이렇게 할 수 없다.”

“한 회사를 오래 다니고 있다. 개발자 입장에서 보면, 마크애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품에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이 좋은 회사다. 개발 중심의 회사이기 때문에 개발자들의 의사가 존중되고 개발하는데 필요한 권한이 개발자들에게 부여된다. 제품 개발에 대한 지원도 충분하다. 그러니 개발의 성과가 좋다.”

 
이 이사 개인이나 회사에 올해는 전환의 시기라고 말했다. 그간 정보보안 사업에 집중해온 마크애니는 올해부터 국방소프트웨어 개발을 사업의 한 축으로 가져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개발팀의 장기 목표는 항공기 운영체제(OS)를 만드는 것이다. 국산을 표방하는 전투기에 탑재된 소프트웨어는 대부분 외산이다. 우리는 이것을 국산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최종목표인 운영체제를 만드는 기간을 5년,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할 것이다. 단기적으로 국방에 필요한 작은 규모의 소프트웨어부터 만들어 개발 역량을 높일 것이다.”

마크애니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국방 소프트웨어 시장은 아직 작다. 그러나 신정부서 국방 소프트웨어를 국산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향후 성장 가능성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 손으로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국방을 지킨다는 의미를 더할 수 있다. 이 이사는 이 국방 프로젝트에서 과제 발굴부터 제품의 기획, 개발까지 담당하게 된다.

인터뷰 말미에 이 이사는 소프트웨어 시장의 개선점에 대해 말하고 싶다고 했다.

“소프트웨어가 왜 비싼지 물어보는 고객들이 아직도 많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 적지 않은 비용을 든다는 점을 먼저 생각한다면 이런 질문은 줄어들 것이다. 새정부가 소프트웨어 제값주기를 정책을 편다고 들었는데, 소비자 인식 전환과 개선책 마련에 힘써 줬으면 좋겠다.”

장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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