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최 씨는 10년 전부터 치질이 발생하여 치질 초기에는 출혈이 있었는데 그 후에는 출혈이 없지만, 대변 보면 치질이 항문 밖으로 빠져나오고 대변 후에 치질을 밀어 넣으면 다음 날 아침에 변 볼 때까지는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그동안 견딜 만했는데 최근 1달 전부터 테니스 하면 치질이 항문 밖으로 빠져나오며 생활에 불편을 느껴서 그동안 미루어오던 치질 수술을 결심하고 진찰하였는데, 진료의사의 소견은 너무 심한 치질이므로 치질을 한꺼번에 모두 잘라내면 항문 협착증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재발의 소지가 있지만, 치질 일부만 잘라내는 것이 좋다고 설명하여서 최 씨는 재발과 부작용이 걱정되어 수술을 미루고 망설이고 있다는데, 하루학문외과 서인근 원장에게 치질은 언제 수술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인지 Q&A 형태로 들어봤다.

Q. 치질 수술은 언제 하는 것이 가장 좋은가?

A. 모든 질병은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다. 대변 볼 때에 치질이 항문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 1기 또는 1도 치질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는 질병이 가역적인 상태이므로 정상으로 되돌아갈 여지가 있으므로 수술하지 않고 식생활과 배변습관을 바꾸면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1도(1기) 치질이지만 만성 치열이 함께 존재하면 수술하는 것이 좋다. 대변 볼 때에 치질이 항문 밖으로 나오고 항문에 힘주지 않으면 곧바로 치질이 항문 속으로 들어가면 2기(2도) 치질이라고 하는데 이때부터는 질병이 비가역적인 상태이므로 정상으로 되돌아갈 여지가 없으므로 이때에 수술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 이유는 더 심해지면 치질 주변의 정상적인 항문 조직의 섬유 탄성 망이 점점 더 손상되어 치질 병변으로 바뀌므로 정상적인 항문 조직이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다.

 
더 심해지면 밖으로 나온 치질이 항문 속에 저절로 들어가지 않고 손으로 밀어 넣어야 들어가는 상태가 되며, 3기(3도) 치질이라고 한다. 이렇게 치질이 항문 밖으로 나오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항문 괄약근이 점점 약해지고 치질을 손으로 밀어 넣어도 괄약근의 조이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쉽게 다시 빠져나온다. 운동할 때에 배에 힘이 들어가도 치질이 나오고, 쪼그리고 앉아도 치질이 나오고 더 심하면 항상 치질이 밖에 나와 있는 상태가 되고, 이것이 4기(4도) 치질이다. 치질은 괄약근이 약해지기 전에 수술하는 것이 좋고. 치질이 주변의 정상 조직으로 확대되기 전에 수술하면 정상적인 항문 조직이 많이 보존되어 가장 좋다.

Q. 심한 치질을 한꺼번에 모두 잘라내면 항문 협착증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항문 협착증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치질의 일부만 잘라내면 재발의 소지가 있다고 하는데, 항문 협착증의 걱정 없이 치질을 모두 잘라내는 수술 방법이 가능한가요?

A. 심한 치질의 내치핵과 외치핵을 모두 잘라내어 수술하고 가장 큰 항문 견인기가 쉽게 항문 속으로 들어가면 항문 협착증을 방지할 수 있다. 교과서에는 치질의 주요 발생 부위 3개의 덩어리를 잘라내는 것을 완치 수술이라고 하는데, 한국인의 치질 수술은 3개의 덩어리만 잘라내면 재발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커진 치질은 모두 잘라내야 하며, 동시에 항문이 좁아지는 부작용이 없게 하는 기술과 의학지식이 필요하다.

치질은 가만히 누워있는 상태에서는 치질의 원래 크기보다 더 작게 보이고, 배에 힘을 주면 치질이 커지고 잘 보인다. 가만히 누워있는 상태에서는 치질 일부만 잘 보이고 일부는 드러나 보이지 않아서 이 상태에서 눈에 보이는 것만 잘라내면 재발의 소지가 있다. 항문 부분 마취로 수술하면 수술 도중에 배에 힘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힘을 주지 않으면 보이지 않던 치질이 잘 보이게 된다. 그러므로 항문 부분 마취로 수술하면 재발 방지에 큰 도움을 주고, 수술 후에 의자에 앉을 수 있으며, 입원 없이 당일 퇴원하고 다음날 골프, 테니스, 등산이 가능하다.

Q. 치질을 초기에 수술하는 경우에는 치질을 잘라내지 않는 비절제 수술 방법과 잘라내는 절제 수술 방법 중에서 어떤 것이 좋은가요?

A. 교과서에는 초기에 수술하는 경우에는 치질을 잘라내지 않는 비절제 수술 방법과 잘라내는 절제 수술 방법 두 가지 모두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치질을 잘라내지 않는 방법은 재발률이 더 높다. 치질의 초기에는 외부의 치질은 작거나 보이지 않고 주로 항문 내부에 내치질이 존재하는데 눈에 잘 보이는 내치질 부위만 치료하거나 잘라내면 나중에 수술 당시에는 눈에 보이지 않았던 외치질 또는 췌피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그러므로 초기 치질의 경우에도 내치질을 잘라내고 외치질에 해당하는 부위를 함께 제거하면 수술 후 항문이 정상적인 모습으로 수술 자국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예쁜 항문으로 완치될 수 있다.

Q. 치질은 결혼이나 임신 전에 수술하는 것이 좋은가요? 얘를 모두 다 낳은 후에 수술하는 것이 좋은가요?

A. 결혼이나 임신 전에 수술하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임신과 출산으로 치질이 더 악화하여 고생하는 경우가 많고, 임신 중에 치질로 고생하면 태아에게도 악영향이다. 임신 전에 수술하여 치질을 모두 제거하면 아이를 여러 명 낳아도 재발한 경험은 없다. 남아있는 치질이 있는 경우에 임신과 출산으로 악화하여 재발한 것처럼 나타나는 것이다.

서인근 박사는 "초등학생은 치질이 아주 드물게 발생하는데, 항문 부분마취로 TV 만화영화를 보면서 수술할 수 있으며, 항문 밖으로 치질이 보이기 시작하면 비가역적인 상태이므로 잘라내는 수술이 가장 좋다. 정교하게 기술적으로 치질을 잘라내면 수술 후 통증이 없거나 미약하고, 수술한 날부터 웃고 뛰어 돌아다니는 어린이가 회복이 빠르다."고 말했다.

항문 밖으로 나오기 시작한 치질은 시간이 지나면 점점 더 심해져서 주변의 정상 구조가 조금씩 더 파괴되어 병이 확대된다. 그러므로 심해지기 전에 수술하여 정상적인 항문 구조를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이, 노인, 임신, 수유 중에도 항문 부분 마취로 수술할 수 있으므로 치질이 더 심해지기 전에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현명하다.
 

조남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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