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취임한 황창규 신임 KT 회장(61)이 임원 비율을 크게 줄이고, 이석채 전 회장의 측근들에 회사를 떠나줄 것을 촉구했다.

외부인사를 대거 영입하며 내부 조직원의 반감을 샀던 이석채 전 회장과는 달리 내부 인물을 중심으로 조직을 새로 구성했다. 이를 통해 경쟁력이 떨어진 통신분문을 중심으로 회사의 경쟁력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KT이사회는 27일 임시주주 총회를 열어 황창규 전 삼성 반도체총괄사장을 13대 KT 회장으로 공식 임명했다.

황 회장은 KT가 위기에 빠진 근본 원인을 경영진으로 지적하고 지원조직의 임원급 직책 규모를 50% 이상 줄였다. 180여명의 기존 임원도 3분의 2 규모인 120명 수준으로 줄이고 대신 현장 중시 원칙에 따라 상무보 승진자 중 현장 근무자 비율을 지난해 22%에서 45%로 증가시켰다.

KT 본사 임원은 이 전 회장이 취임하기 전엔 103명이었지만 이 전 회장이 외부 임원들을 영입하면서 130명까지 늘었다. 이 때문에 '낙하산 영입' 논란과 함께 이들과 기존 인력 간 갈등도 줄곧 불거졌다.

이번 인사로 이 전 회장이 중용한 인물 대부분은 퇴진한다. 표현명 TC 부문 사장, 김홍일 GE부문 사장, 김일영 그룹코퍼레이트센터장 등이 물러나고 부사장급 임원들이 부문장을 맡게 됐다. 홍보업무를 총괄했던 김은혜 커뮤니케이션실장도 조직이 축소되면서 KT를 떠나게 됐다.

반면 황 회장은 실무 경험이 풍부한 내부 출신을 선택했다. KT Corporate Center 브랜드전략실장과 KT 시너지경영실장을 맡은 남규택 부사장을 마케팅부문장으로 임명했다. KT에서 잔뼈가 굵은 현장 전문가인 임헌문씨도 커스터머부문장으로 조만간 등용할 방침이다.

그간 KT 내부에선 성장하고 있는 KT를 이석채 회장의 낙하산 인사들이 망가뜨리기 시작했다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업계는 황 회장이 이런 KT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기존 인물을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을 KT쇄신의 첫 걸음으로 삼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조남욱 기자
저작권자 © 데일리그리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