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지난 달 26일 울진 원자력본부에서 RFID를 활용한 자재관리시스템 준공식을 가졌다.

이번 구축은 공공기관이 대단위로 RFID를 구축한 첫 사례여서 관련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수원 측은 이번 자재관리시스템 구축을 통해 연간 50억 원 이상의 비용 절감과 업무 편의성 증대 및 개별 자재 사용이력 관리를 통한 설비 신뢰도 향상이라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한수원의 RFID 자재관리시스템 구축의 시작은 지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만석 한수원 정보화추진실 경영정보팀 과장은 “12만 품목이 넘는 원자력 발전소의 자재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많은 인력과 시간이 소요된다. 관리 어려움을 해소하고 효율화를 높이기 위해 RFID 시스템 도입을 고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2006년 4월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1차로 울진 본부에 시범구축, 2007년 고리, 월성, 영광 발전소로 확대 구축한다는 프로젝트의 틀을 잡았다. 핵심은 경제적 효과와 전체적인 효용성 제고였다.

강 과장은 “내부 승인은 2006년 4월에 났지만 울진 본부의 구축은 8월부터였다. 여러 부서와 접촉해 설득하고 이해시키고 최종적으로 경영진의 승낙을 얻어내는 데 시간이 걸렸다. 또한 한수원의 기업 특성 상 RFID 구축에 필요한 무선 인프라의 산업자원부 승인과 국정원 보안성 심사를 통과하는데도 시일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울진 본부의 RFID 시스템 구축은 그 해 12월 초까지 진행됐다. 1차 구축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RFID 태그가 들어있는 라벨의 부착이었다. 강만석 과장은 “울진 본부의 자재 중 85000개에 태그를 부착했다. 집중력이 필요했고 인력 확보도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이를 위해 선거의 투, 개표에 참여하는 지역주민 16명을 대상으로 1주일간 RFID 태그부착 교육을 실시했다. 또한 금속 물질에 의한 전자태그의 기능 방해를 막기 위해 스티로폼 박스와 비닐 라벨 케이스를 활용해 금속 물질과 태그의 거리를 확보했다.

강만석 과장은 “발전소의 자재는 비상시를 대비해서 확보해 두는 것이기 때문에 회전율이 높지 않고 장기간 보관되는 자재가 많기 때문에 태그가 10년 이상 유지되고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시스템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한 한수원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독자적으로 태그 발행기와 이동이 가능한 카트형, 전동차형 입출고기를 개발했다. 강만석 과장은 “휴대형 리더는 태그 인식 거리와 배터리의 용량에 문제가 있었다. 넓은 발전소를 고려해 리더기를 다목적성의 카트형, 전동차형 입출고기에 장착했다”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울진의 시범 시스템을 통해 많은 개선점을 도출해낼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해 고리, 월성, 영광 본부에 RFID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확대 구축했다. 현재 4개 본부에 40만 매 이상의 태그가 부착돼 있으며 ERP 정보와 RFID 정보의 실시간 연계를 통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자재의 정보를 제공해 준다. 프로젝트 총 비용은 17억 원 정도가 소요됐지만 구매절감과 재물조사 등에 들어가던 비용을 50억 원 이상 절감할 수 있게 됐다.

강만석 과장은 “다른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RFID 구축 프로젝트도 경영진의 의지가 큰 힘이 됐으며 현업 중심의 진행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막연한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수원 측은 향후 건설 자재, 방사성 폐기물 등의 관리에도 RFID를 확대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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