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그물에 걸리지 않는다’,

바람처럼 살아가는 건대쿠기한준우미용실 한준우 원장

만물이 소생하는 찬란한 봄이다. 어김없이 들려오는 비발디의 사계 중‘春’이 봄바람을 타고 경쾌하게 온거리를 넘나든다. 긴 겨울을 함께 했던 헤어스타일도 봄소식에 탈바꿈할 채비를 한다. 머리 모양 하나만을 변화시킴으로써 오는 시너지 효과는 본인도 모르게 긍정에너지 또는 부정에너지로 주위를 환기시킨다. 헤어스타일의 변화로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는 본인의 체험으로 고객을 대하는 곳, 쿠기 한준우 헤어의 한준우 원장을 만나 고객을 대하는 남다른 감성을 들어본다.

고독을 인정할 때 고독은…

을씨년스러운 바람이 불던 지난 3월의 어느 날, 유난히 쓸쓸하고 고독해 보이는 한준우 원장을 만났다. 추계예대에서 미술을 전공한 한 원장은“졸업 후 28세의 늦은 나이에 진로를 고민하던 중 멋부리기와 꾸미는 것을 좋아해 미용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 항상 외로웠던 그는“의사였던 부모님은 늘 바빠서 부모님과 소통할 시간이 전혀 없었다. 그 시절, 모두들 힘든 시절이었기에 하교 후 친구들은 밭으로, 동생들 돌보러, 일하러 가야 했기 때문에 놀 친구가 없었다”며“시골 학교 빈 운동장 뙤약볕 아래에서 혼자 땅바닥에 그림을 그리고 땅따먹기를 하며 놀았다”고 당시 기억이 떠오르는 듯 쓸쓸한 표정을 짓는다. 이어 한준우 원장은“어릴 때부터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이 유일하게 자연이어서인지 사물에 대한 관찰이 예리한 편”이라며“유년 시절 부모님의 부재로 항상 혼자 놀던 기억이 오히려 풍부한 감성과 자립심을 키워준 것 같아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했다. 그의 유년 시절이 한 원장에게 준 또 다른 감성은 모든 일엔 동전의 앞, 뒷면과 같이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있기 마련인데 좋은 일이 생겨도 나쁜 일이 생겨도 쉽사리 동요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진정 어른다운 어른을 본 적이 없던 한준우 원장에게 운명처럼 만나게 된 사람이 있다. 이에 그는 “내게는 절대적인 멘토 정신과 교수 이동식 박사님을 만나게 된 것이 최고의 행운”이라며“박사님을 만나고 나서 어릴 적 부모의 부재로 잃었던 자존감을 회복하고 더 마음이 자유로워졌다”고 이동식 박사에게 뜨거운 감사를 전했다. 더불어 어느 곳에도 마음을 두지 않고 얽매이지 않게 항상 마음을 점검한다는 한 원장은 헛헛한 인생을 살아가면서 진정으로 존경할 수 있는 스승을 만난 것 하나만으로도 삶이 기쁨으로 충만하고 살아갈만하다고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바람은 그늘에 걸리지 않는다’는 구절을 본 후로 무형무취의 바람처럼 살고 있다는 한준우 원장이 운영하는 쿠기 한준우 미용실은 어떤 곳일까.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신념으로

한 원장은 직원들에게 늘 역지사지를 강조한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고객의 마음을 극명하게 알게 된다는 것이다. 다른 관계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미용사와 고객 간의 관계도 신뢰가 없으면 고객의 머리가 아무리 잘 되어도 고객의 마음은 돌아서지 않는다고 믿는 한준우 원장은“머리스타일의 변화를 원하는 고객은 이미 마음의 개혁까지 바라기에 어떻게 보면 고객의 운명이 달려있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매사에 최선을 다한다”는 신념을 밝혔다. 아울러 그는“부분을 보지 말고 고객의 스타일, 메이크업, 액세서리 등 전체를 보고 고객에게 어떤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을지를 생각하며 작업을 한다”며“일례로 머리 모양을 바꾼 한 남자 고객에게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인사를 건넸는데 재방문한 그 고객은 다른 부서에 스카우트됐다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기뻤다”고 밝게 웃었다.‘일’이란‘즐거운 놀이’라는 한 원장은“즐겁지 않은 일을 억지로 하는 사람들은 본인은 물론 주위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준다”며“본인이 즐겁고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부드러운 것이 가장 강한 것’이라는 신념도 밝힌 한준우 원장은“지천명의 나이도 훨씬 지났지만 아직도 하고 싶은 일이 무궁무진하다”며“죽을 때까지 새로운 놀잇감을 찾아서 일하겠다”고 아이같이 해맑게 말했다. 그런 그를 보며 올 한해는 어떤 놀잇감을 찾을지 궁금해지기까지 한다. 제자리걸음이 아닌 쉴 새 없이 전진하는 한준우 원장을 보며 쿠기 한준우 미용실을 찾는 이들도 삶의 활력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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