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EBS1 '다큐시선'
사진= EBS1 '다큐시선'

[데일리그리드=정진욱 기자] 오늘(25일) 밤 방송되는 '다큐 시선’ 에서는 학계 최고 권위자들의 자문과 검증을 통해,우리가 직면한 고농도 미세먼지의 진짜 원인이 어디 있는지 찾아 나섰다.미세먼지는 과연 누구의 탓인지 그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진다.

올해3월,우리는 이례적인 고농도 초미세먼지의 공습에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지난3월5일 서울 초미세먼지 일평균 농도는135㎍/m³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사상 첫7일 연속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다.그리고 그 뒤엔 중국발이라는 분석과 함께,많은 이들이 분노를 표출했다.

과연 그것은 과학적 진실일까?그 궁금증을 밝히기 위해'다큐시선'취재진은 학계 최고의 전문가들을 만났다. 30년간 대기오염을 연구해온 수원대 장영기 교수, 10여년 이상 초미세먼지 기여도를 분석해 온 아주대 김순태 교수,미세먼지와 기후변화 사이의 상관관계를 연구해온 서울대 박록진 교수가 바로 그들이다. 

3인의 전문가는 모두 같은 답변을 내놓았다.국외 기여도는 기상조건 등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변수라는 것이다.중국만을 탓하느라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바로 국내에서 초미세먼지를 만들어내는 배출원에 대한 실태조사와 관리가 허술한 상황에서 소위 핫스팟 지역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도 평택은 전국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보다10마이크로그램㎍/m³이상이 높은 소위 핫스팟 지역이다.

이런 상황에서4살 난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 최가혜(30)씨는 매일 매일이 미세먼지와의 전쟁이다.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면 아이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콧물에서 시작해 기침으로,기침에서 다시 기관지염이나 폐렴,천식까지... 2번이나 입원을 하고, 5달이나 항생제를 복용해야만 했다.

급기야 고농도 미세먼지 상황이 벌어졌던 올해3월엔 거의 한달 내내 어린이집조차 가지 못했다.멀지 않은 곳에 사는 두 아이의 엄마 이정경(37)씨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수시로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위해 공기청정기3대와 공기 청정식물로 집 안을 가득 채웠을 정도다.

하지만 아픈 아이들을 그대로 지켜볼 수만은 없었던 엄마들은 홀로 싸우는 대신 연대했다. ‘미세먼지 대책 시민모임’을 만들어 대책을 촉구하는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최근에는 평택시와 함께 산업 공단지역61개의 환경오염물질 배출업소 대상으로 합동 감시를 한 결과, 19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해내기도 했다.이렇게 엄마들이 발 벗고 나서는 이유는 단 하나,내 아이가 하루빨리 맑은 공기에서 뛰어놀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전국적으로 초미세먼지를 배출하는 기여도는 사업장,건설·기계 순이다.하지만 최대 단일 배출원은 따로 있다.바로 전국에 총60기가 가동 중인 석탄화력발전소다. 5만7천여 개의 달하는 사업장에 비해 석탄화력발전소1기가 배출하는 기여도는 어마어마하다.

탈석탄 정책이 가장 효과적인 미세먼지 대책으로 꼽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하지만 우리는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제작진이 찾은 당진 화력발전소는 세계3위 규모의 화력발전소로,총10기가 가동 중이다.

수도권과 가깝고 바다와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조건 때문에 지난99년1기가 들어선 이후,평화롭고 아름답던 시골 마을은 많은 것이 달라졌다. 대기오염 배출량 전국1위라는 오명을 안게 되었을 뿐 아니라,발전소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날마다 집 안까지 침투하는 석탄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또 발전소와100m거리에 사는 문춘자(77)할머니는‘온몸이 아파서 못 살겠다’며 고통을 호소했다.과연 이것은 당진만의 이야기일까?충남 지역 화력발전소의 대기오염물질들 역시 바람으로 타고 전국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초미세먼지에 최대28%까지 기여하는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우리가 미세먼지(PM 10)를 관측하기 시작한 역사는20년 남짓.긴 흐름에서 보면 미세먼지는 연료 정책 등을 통해 개선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러나 그 양상이 달라졌다.미세먼지보다 입자가 훨씬 작은 초미세먼지 고농도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일까?우리나라 환경운동1세대로 평생 우리나라 대기 질을 개선하기 위해 싸워온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은,그 책임은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에게 있다고 말한다.

지금의 고농도 상황은 단순히 중국에서 오는 영향만이 아니라 지구의 기온이 오르는 기후변화로 인한 대기 정체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공교롭게도 기후변화와 초미세먼지의 뿌리는 같다.모두 석탄과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를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내거나 자동차를 타는 등의 인간의 활동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피해자이기도 하지만,가해자이기도 한 셈이다.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가장 큰 첫걸음은 미세먼지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선이 아닐까.

오늘(25일) 밤 9시 50분 EBS1 '다큐시선'에서 확인해보자

jjubika@sundog.kr

정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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