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만나본 적 없는 사람의 단골 레스토랑과 선호하는 브랜드를 안다는 있다는 사실이 어색하지 않은 ‘소셜 네트워킹 시대’다. 다양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등장에 힘입어 최근에는 취향을 ‘사고 파는’ 신(新) 비즈니스 형태도 생겨났다. 이른바 ‘취향 비즈니스’를 모델로 하는 스타트업 업체들이 각광 받고 있는 것. 특히 관여도가 높은 쇼핑, 여행, 문화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스타트업 전문 포털 ‘데모데이’의 주간 Top 랭킹에 선정된 업체들을 통해 ‘취향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춘 대표적인 스타트업 기업들을 알아봤다.

지난 1월 론칭 후 두달여만에 1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쇼핑앱 ‘티드(TID)’는 개인의 취향을 사고 팔 수 있는 대표적인 ‘취향 비즈니스’다. 티드 이용자들은 회원가입 시 자동으로 생성되는 ‘내 상점’을 통해 자신의 취향대로 고른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비슷한 성향을 가진 다른 이용자가 내 상점을 통해 상품을 구매하면 해당 수익금의 일부를 현금으로 되돌려 받는다. 특히 사회생활을 하며 스타일리시한 삶을 추구하는 20~30대 사용자를 위한 해외 이색 상품부터 디자인 소품 등 국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상품들은 이용자들의 ‘취향 소비’를 더욱 즐겁게 만든다. 이를 반영하듯 티드는 출시 후 줄곧 쇼핑 카테고리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스타트업 포털 ‘데모데이’의 주간 TOP5에 랭크 되기도 했다.

여행 중개 플랫폼인 ‘마이리얼트립’은 현지 생활 경험이 풍부한 한국인 가이드가 매력적인 여행 코스를 개발해 상품화시키면, 여행객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골라 해외여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가이드는 자신의 취향을 반영한 여행일정을 상품으로 판매할 수도 있고, 여행객은 저렴한 비용으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여행을 할 수 있다. 주 이용층은 개성 있는 젊은 여행객부터 구매력 있는 40~50대까지 다양하다. 가이드와 마이리얼트립이 8대 2 비율로 수익을 분배한다는 점과 엄격한 과정으로 가이드를 선발한다는 점이 수요와 공급 모두를 가능하게 했다. 뉴욕의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쇼핑을 즐기는 ‘뉴욕 쇼퍼홀릭’ 코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명소들을 탐방하는 파리 여행 등 여행지마다 가이드들의 취향이 반영된 독특한 여행코스가 즐비하다. 현재까지 1만 5천여 명의 여행자가 이 서비스를 통해 여행을 다녀왔으며 40개국, 164개 도시에서 320여명의 가이드가 활동하고 있다.

 내 취향에 맞는 영화 정보를 제공하면, 자신의 구미에 맞는 또 다른 영화를 추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개인의 영화 취향을 분석해 맞춤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왓챠(http://watcha.net)’가 그것. 회원가입 후 자신이 본 20여 편의 영화에 별점을 매기면, 이를 바탕으로 취향에 맞는 다른 영화들을 추천 받을 수 있다. 많은 영화를 평가할수록 더 세심하게 취향을 분석해 정확한 영화를 추천 한다. 소셜 요소도 가미해 영화 추천 시 ‘내 친구가 재미있게 본 영화’ ‘내가 좋아하는 감독이 만든 영화’ 등의 설명도 제공한다. 왓챠 이용자의 평점 수는 4월 10일 기준 9천 4백만여 건으로, 네이버 영화(6백만 여건)의 인기를 넘어선 지 오래며 IT벤처기업 프로그램스(Frograms)의 첫 작품이다.

이정락 티드 마케팅필드 차장은 “과잉정보로 지친 소비자들이 ‘취향’이 반영된 비즈니스 시장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면서 “사용자들은 자신의 취향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수익과 즐거움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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