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부산 신혼부부 실종사건 공개수배 전단
지난 3월 부산 신혼부부 실종사건 공개수배 전단

[데일리그리드=정진욱 기자] 어제(18일) 밤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2016년 5월 광안리 아파트에서 실종된 신혼부부 사건을 다뤘다.

이미 2017년 2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부산 신혼부부 실종 사건을 실종 9개월 후 방송으로 다룬 바가 있다.

이후 지난 3월 부산경찰청은 실종된 신혼부부 중 남편(전민근)의 얼굴 등 신상을 추가 공개하고 부부의 신상이 담긴 수배전단을 배포하는 등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SNS를 통해 "2016년 5월 28~31일 경, 부산 광안동 ㅌ아파트에 귀가한 뒤 실종된 신혼부부 남편 전민근씨와 아내 최성희 씨의 행적에 대해 아시는 분, 또는 목격자의 연락을 기다립니다."며 제보를 기다려왔었다.

실종 이후 3년 만에 전 씨의 가족과 지인들이 카메라 앞에 나섰다. 어렵게 입을 연 전 씨의 지인들은 부부의 실종사건과 한 여성이 연관되어 있을 것이라는 강한 의심을 제기했는데, 그녀는 바로 전 씨의 옛 애인으로 알려진 장 씨였다.

경찰은 부부가 실종되기 직전에 한국에 들어왔다가 부부가 실종된 후 한국을 떠난 장 씨를 오랫동안 추적해왔다. 장 씨가 전 씨와 학창시절부터 오래도록 연인관계를 유지해왔던 점, 전민근-최성희 부부가 결혼할 당시 결혼을 하게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포착했던 것이다. 게다가 귀국했을 때의 구체적 행적을 밝히라는 경찰의 서면질의에 두루뭉술하고 모순되는 답변을 한 장 씨. 그녀가 귀국 권유에 응하지 않자 경찰은 인터폴을 통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결국 장 씨는 지난 2017년 8월 노르웨이에서 체포되었고, 곧 한국으로 보내져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노르웨이 법원은 부부의 실종사건에 장 씨가 연관되었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범죄인 인도 기각 결정을 내렸다. 여전히 노르웨이에 체류 중인 장 씨는 단 한 번도 전 씨와 사귄 적 없다며 전 씨 지인들과는 정반대의 주장을 이어오고, 부부의 실종사건에 대해서도 전혀 아는 바 없다며 억울해하고 있다.

지인들에 따르면 전씨와 장씨는 고등학교때부터 인연을 이어왔으며 전씨 부모는 '정을 깊이 나눈 사이였다'고 밝혔는데 결정적으로 노르웨이에서 범죄인 인도기각 결정을 내리면서 더이상 수사가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노르웨이로부터 입수한 기각 결정문에는 "장씨가 최근 자녀를 출산했다"는 점이 들어가 있는걸 확인했다. 아이들의 인권 보호에 우선을 두는 나라인 노르웨이가 출산 한 점을 들어 결정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노르웨이 범죄인 인도법에는 기각 결정이 내려진 후 3일 내 항소를 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한국에 통보할 때부터 이미 항소기간이 지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상한 행적을 보인 장씨의 도움을 받을 방법이 없어진 만큼 새로운 증거를 찾이 못하면 더이상 수사 가능성은 없어보여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jjubika@sundog.kr

정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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