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와룡산 (사진= KBS '영상앨범 산')
사천 와룡산 (사진= KBS '영상앨범 산')

[데일리그리드=정진욱 기자] 오늘(26일) 아침 방송되는 '영상앨범 산'에서는 바다와 산을 품어 안은 도시, 경상남도 사천. 그 중앙에는 천 미터 급 못지않은 웅장한 산세와 우람한 바위 풍광을 자랑하는 명산, 와룡산을 만난다.

굵직하게 뻗어 있는 산줄기의 형상이 ‘마치 한 마리 거대한 용이 누워 있는 것 같다.’고 해 붙여진 이름, ‘와룡(臥龍)’. 이번 주 와룡산의 신록 속으로 떠난 여정에는 젊은 시절 60일간 함께 했던 무전여행을 추억하며 책을 낸 안명영 씨, 최진철 씨, 김동환 씨가 함께 한다. 한 추억을 공유하며 '교사'라는 같은 꿈을 이루어 40여 년 간 교육자로서의 길을 걸은 뒤 한 시기에 퇴임을 맞은 이들. 또 하나의 잊지 못할 새로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 오랜만에 함께 배낭을 꾸렸다.

산행에 앞서 삼천포에 자리한 사천바다케이블카에 올라 여정을 시작한다. 국내 최초로 산과 바다, 섬을 잇는 사천바다케이블카는 국내에서 가장 긴 2.43km 선로를 자랑하는 사천의 명물. 바다 위를 오가는 케이블카에 몸을 싣고 단숨에 각산 전망대에 올라선 일행은 탁 트인 시야 속에 놓인 눈부신 바다와 점점이 떠 있는 섬, 물살을 가르는 유람선까지 한려수도의 황홀한 풍경을 눈에 담는다.

본격적인 와룡산 산행은 등산로 초입에 자리한 용주사를 출발해 이름난 봉우리들을 차례대로 올라볼 예정. 넉넉한 숲과 그 사이사이 기묘한 바위들을 품고 있는 와룡산은 높이나 몸집에 비해 호쾌한 산세를 갖춘 산이다. 특히 최고봉인 새섬봉(801.4m)과 그 양쪽으로 지척에 솟은 상사바위(천왕봉, 625m), 민재봉(799m) 등 다도해의 시원한 전경을 한가득 품고 있는 봉우리들이 즐비해 많은 산객들이 찾아든다. 분홍빛 철쭉과 연둣빛 풀잎이 한껏 싱그러운 숲에 들어 천천히 걸음을 내딛는다.

호젓한 오솔길을 지나면 산은 서서히 경사를 높이기 시작한다. 오르막 곳곳엔 험한 바윗길이 도사리고 있어 로프를 부여잡고 힘겹게 올라야 하지만 꾸준한 운동으로 길러온 체력 덕에 순탄한 산행을 이어가는 일행. 그렇게 얼마나 올랐을까, 해발 625m에 이르는 매끄러운 바위 봉우리, 상사바위(천왕봉)에 닿자 발아래 들어찬 도시와 그 주위를 둘러싼 쪽빛 바다와 푸른 숲이 마음속까지 시원하게 만든다. 계속해서 꿈틀대는 용의 등줄기를 따라 걸음을 이어가는 길.

와룡산의 최고봉, 새섬봉(801.4m)은 완만한 능선 위에 툭 튀어나온 바위 봉우리로 먼 옛날 와룡산 일대가 바닷물에 잠겼을 때 이곳에 새 한 마리만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고 해 붙여진 이름.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새섬봉에 서니 푸른 바다와 크고 작은 섬, 초록 들녘이 그림 같이 펼쳐진다. 그 풍경을 곁에 두고 걷다 보니 어느새 진분홍 철쭉 군락지를 따라 우뚝 올라선 여정의 목적지 민재봉(799m)에 다다른다. 굵은 산줄기와 푸른 다도해가 선사하는 장쾌한 파노라마, 사천 와룡산의 잊지 못할 풍광을 '영상앨범 산'에서 만나본다.

jjubika@sundog.kr

정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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