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부터 사실 여부 확인·수사의뢰 요청 정황 나와

인보사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인보사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데일리그리드=강성덕, 이준호 기자]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가 터진지 2개월이 지난 가운데 코오롱생명과학과 인보사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이 작년 7월 13일, 2액이 신장세포였던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던 식약처.
허가 당시부터 논란이 됐던 인보사 의혹에 대해 식약처는 제대로 몰랐을까?

FDA(미국연방식품의약국)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8년 6월부터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건에 대해 사실확인을 위해 조사에 나선 정황이 드러났다.

2018년 6월 4일 당시, 미 FDA와 식약처는 코오롱 인보사를 대상으로 조사에 협력키로 한 문건이 오고 간 것으로 전해지면서 1년 전부터 조사가 착수된 것으로 보인다. 아님 식약처가 의혹부분에 대한 사실조사를 미뤄왔든가, FDA 측에는 일정 부분 내용을 공유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가능하다.

당시 FDA와 접촉을 위해 식약처 국제협력담당관실이 나섰고 다음달인 7월, 의약품안전국 해당부서는 사실 확인에 나선 FDA의 수사협조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30일 지난해 6~7월 중 FDA의 사실 확인 요청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데일리그리드의 질문에 "내용을 모른다"거나 "어떻게 알았나"며 정확한 답변을 피했다. 복수의 식약처 관계자는 각기 "다른 관계자들로 하여금 답변하겠다"며 일단 통화를 끊었다.

이후 연락에서 식약처 연구관 등은 "우리도 잘 알지 못한다. 자세하게 얘기해주면 좀더 알아보겠다" 등 반문하며 어느정도까지 알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듯 했다.

31일 의약품안전국 허가총괄과 관계자는 재통화에서 코오롱 인보사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느냐는 질문에 '맞다, 아니다' 즉답을 피하며 "언론대응을 하지 않겠다. 담당 연구관과 (어제)통화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제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연구관과 통화해라"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 업무를 맡고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식약처의 코오롱티슈진 미국 현지실사 결과를 보면 코오롱 측이 인보사 성분이 뒤바뀐 것을 공식적으로 밝힌 3월 31일보다 훨씬 앞선 작년 7월 13일 코오롱 측이 티슈진에서 이메일을 받은 것으로 봐서 2액이 신장세포였던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데일리그리드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미 FDA의 현황 조사 협조 요청을 받은 시점은 2018년 6월 초. 이후 해당 부서인 허가총괄과 등은 미 FDA 수사협조 요청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30일 통화에서도 식약처 관계자들은 "어떻게 알았냐. 담당이 아니다. 자세하게 얘기해주면 내용을 알아보겠다" 식으로 즉답을 피했고 '사실이 아니다' 등의 정면 부인을 하지 않았다.

현재 식약처는 인보사 사태와 관련해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를 서울중앙지검에 형사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보사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은 코오롱생명과학이다. 이미 계약된 1조원 이상의 기술 수출 계약과 미국 진출을 불투명해졌고, 환자 및 시민단체·식약처와의 소송도 기다리고 있다.

인보사 사태로 해당 기업들이 존립위기에 놓이기도 했지만 식약처 역시 허가과정을 둘러싸고 입방아에 오르면서 연일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강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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