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JTBC 뉴스 캡쳐
사진 = JTBC 뉴스 캡쳐

[데일리그리드=김수빈 기자] 예뻐지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최근 몇 년간 보톡스가 인기있는 미용 시술로 자리잡았다. 업계 경험상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정식 의료기관에서 보톡스를 맞는 것이 안전하다고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최근 JTBC는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이 한국에서 허가 단계와 생산공정에서 모두 위법행위가 있었고 중국 관계부처와 소비자 모두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고 보도돼 관심을 모았다.

우리나라 메디톡스는 2000년에 설립되었으며 주요 업무는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 A형독소(Clostridium botulinum Toxin Type A) 및 보툴리눔 독소 바이오 의약품의 개발 및 제조, 판매, 이용이다. 주력 제품은 보툴리눔 독소 A형 의약품인 메디톡신주®(뉴로녹스®)이다. 

‘제조번호’바꾸고 ‘실험용 원액’판매해

JTBC의 5월 16일 보도를 통해 메디톡스가 임의로 제조번호를 바꾸고 실험용 원액을 사용하는 등의 조작 행위가 있었음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해당보도서 2006년 메디톡신 생산현황 자료를 공개했는데 2006년에 처음 생산한 후 6월까지 18차례, 모두 4만 7000여 개를 생산했다고 전했다.

이 중 폐기된 제품이 전체의 3분의1인 1만 6000여 개에 달했으며 모두 효과 미흡의 이유로 폐기되었다. 일반적으로 불량품이 반복해서 나타나는 경우 원인을 밝힐 때까지 생산을 중단하도록 국내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메디톡스 과거 직원인 A모씨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사건이 벌어지고 생산 중단은 커녕 그 뒤 4차례 생산된 제품들의 비고란에 기존 폐기 제품들의 번호가 적혀있다. 이에 대해 제품 불합격률을 낮추려는 목적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메디톡스가 제품번호를 바꾼 정황이 당시 직원의 메모와 업무일지, 임원들 간 주고받은 이메일에 남아 있다. 
 
폭로된 내용에 의하면 당시 메디톡스는 국가검정을 준비 중이었다. 메디톡신은 2006년 3월 16일 식약처의 시판허가를 받았다.

해당 직원은 이메일을 통해‘최근 생산된 배치에 대해 부서장 회의시 협의된 내용을 공유한다’, ‘성상 불량 제품을 폐기했고 제조/시험 기록 정상화와 국검 일정을 위해 배치 번호를 재조정한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작성된 또 다른 생산내역서 원액 배치란에는 ‘SBTA’라는 표시가 있다. 여기에서‘S’는 연구(Study)로 실험용을 의미한다. 원액은 판매 전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SBTA’가 적힌 원액 생산내역에서 일부가 국내외로 판매되었고 안전 허가를 받지 않았으며 실험용 원액이 정상 합격품으로 판매되었다. 

한국 약사법에는 국검에 불합격한 제품은 판매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다. 생산 공정에서 불합격품이 많으면 생산안전성을 보장하기 어려워 국검 통과가 힘들다. 특히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국가출하 승인을 받지 않은 제품을 판매한 경우엔 단 1회 위반이라도 해당품목 허가 취소가 가능할 정도로 국검은 이러한 의약품 판매에 매우 중요한 절차가 된다. 

순천향대 가정의학과 유교수는 이에 대해 “사용된 약품이 문제가 생기면 제조 일련번호가 있어야 추적이 가능한데 일련번호를 바꾸면 추적이 안된다. 계란도 일련번호를 붙이는 마당에 약품 일련번호를 위조하는 것은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메디톡스측은 빠르게 자신의 공식 사이트를 통해 제조번호와 원액을 바꾼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또한 관계자는 생산 과정상 잘못이 있다면 책임을 지겠지만 제보의 신뢰성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사건은 먼저 메디톡스의 과거 직원인 A모씨가 한국에서 메디톡스의 위법행위를 제보하며 시작되었고 JTBC가 이를 보도하며 한국 정부에서 전면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메디톡스에 관련 서면자료 제출을 요구할 것이며, 서면자료가 불충분할 경우 실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톡스 안전성에 대한 의문과 중국에서의 인기

현재까지 메디톡스는 중국에서 약품 등록이 되지 않은 채 불법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한국 관세청 통계 자료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2017년 중국에 600억원, 2018년 1~8월간 600억원을 수출했으며 판매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사실상 메디톡스의 보톡스 제품은 한국 국내 판매와 중국 수출 제품의 포장이 완전히 다르다. 게다가 중국 민간에서 유통되는 미백주사 역시 진정성을 보장하기 힘들다. 2018년 5월 13일 충칭공안국에서 압수한 대량 위조약 유통사건 보도에서도 보도된 위조약 사진이 수출용 제품 뉴로녹스임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일선병원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해당 제품은 현재 한국 현지에서 등록 과정과 생산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며 생산공정의 안전성에 대해 재검증이 필요하다.  

하지만 중국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보톡스 제품은 미용실 등 비의료기관에서 유통되고 있어 환자의 생명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가져올 수 있다.

한편 메디톡스는 현재 중국 약품감독국의 약품 등록을 신청 중에 있으며 한국 식약처가 메디톡스에 대한 실사 전 중국 관계부처가 쉽게 허가해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귀추가 주목된다.
 

김수빈 기자
저작권자 © 데일리그리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