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밑 , 아파트단지 지척에서 5년 간 발파공사... 누구위한 사업
대책위 위원장 "민간사업자가 인보사 사태 부른 코오롱, 못 믿는다"

광명서울민자고속도로 공사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국회 정론관에서 열렸다. 구로항동지구현안대책위원회는 이날 호소문을 통해 "서울시 구로구 항동에 제2의 상도유치원, 제2의 세월호가 있다"고 주장했다.
광명서울민자고속도로 공사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국회 정론관에서 열렸다. 구로항동지구현안대책위원회는 이날 호소문을 통해 "서울시 구로구 항동에 제2의 상도유치원, 제2의 세월호가 있다"고 주장했다.

[데일리그리드=강성덕 기자] 서울과 경기 등 여러 개의 지역을 잇는 '광명서울민자고속도로' 공사로 인해 일대 주민들이 강경한 반대 입장을 보이며 사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주민들로 구성된 대책위가 공사에 따른 위험성을 일일이 지적하며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 구로구와 강서구, 부천시 등에서는 광명서울고속도로 건설공사를 반대하는 민원접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경기 부천시에는 '특고압 반대 , 광명서울고속도로 반대'라는 민원이 시 민원실에 접수됐다. 올 5월에도 이와 비슷한 민원이 또 생겼다.

올 5월에는 서울구로항동택지지구 내 광명서울고속도로 설치 철회를 요청하는 민원이 교육부에 접수됐다.

광명서울고속도로를 반대하는 민원이 인접 지자체에서 계속 발생되는 가운데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에서는 이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는 광명서울고속도로 철회를 위한 구로항동지구현안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민중당 이상규 상임대표와 민중당 서울시당 유선희 구로구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광명서울민자고속도로 착공 중단을 촉구했다. 광명서울고속도로 철회를 위한 항동지구현안대책위 최재희 위원장도 함께했다.

이상규 상임대표는 "몇 년 전 송파구 싱크홀 사태 당시 현대건설이 '일본 최신 공법으로 절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지만, 문제가 생겨 싱크홀이 생긴 바 있다"며 항동 지하터널 공사 안전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작년에 용산 건물 붕괴됐을 때 최소한 서울시장과 정부가 민주당 구청장들 엄하게 다스려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 금천 아파트가 무너졌고 상도 유치원이 무너졌다"며 "민주당 정부, 시장, 구청장이 국민 생명과 안전에 대해 관심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국토부와 교육부 모두 왜 이렇게 위험한 공사를 하려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즉각적인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구로항동지구현안대책위원회 항동지구현안대책위원장인 최재희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앞 단식농성 13일차가 되는 날, 문재인 대통령에 간곡히 호소한다고 서두를 밝혔다.

그는 "초등학생 세 아이의 아빠다. 그리고, 구로구 항동초등학교 운영위원장이며 현재는 광명서울고속도로 철회를 위한 항동지구현안대책위 위원장이다. 청와대 앞 단식농성을 시작한지 오늘로 13일째다"며 공사 철회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호소문에서 "구로구 항동초등학교, 중학교 밑을 관통하는 광명서울고속도로 지하터널공사를 7월1일부터 시작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당초 국토부와 민간사업자는 주민동의 없이 공사하지 않겠다는 합의도 파기 한 채 공사 강행의 수순을 밟고 있다. 이대로 착공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광명서울고속도로 추진에 따른 위험성을 다른 사고 배경과 원인을 열거하며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주변의 터파기 공사로 상도유치원이 붕괴 직전까지 갔다. 인천의 삼두아파트는 하부의 지하터널공사로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고 땅은 지진이라도 난 듯 갈라지고 움푹 꺼졌다. 모두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규정을 지켰지만 벌어진 일이다"고 했다.

최 씨는 이번 고속도로 건설공사로 인해 상도유치원과 삼두아파트, 항동초등학교의 암울한 미래가 보인다. 학교 주변에 공사를 시작하면 공사차량의 통행과 소음, 분진, 먼지로 학부모들은 매일 같이 불안한 마음에 걱정이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게다가 공사 진행 시 5년간 폭약을 사용해서 왕복 6차선 지하터널 공사를 학교 밑에서 하는데 어느 누가 가만있겠냐"며 불만을 터트렸다.

국토교통부와 시공사인 코오롱건설이 주장하는 100% 안전한 기술공학적 준비와 전문기관의 검토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순도 100%의 금이 존재 할 수 없는 것처럼 100% 안전은 불가능하다는 것.

광명서울고속도로 지하터널은 상·하행 각 3차선으로 폭이 16m로 설계됐다. 약 5년간 폭약을 이용한 발파와 굴착이 학교 밑에서 벌어지고 5,200세대 아파트 단지 한 가운데서 중장비 투입과 굴착, 지하수 반출을 위한 거대한 수직구가 생긴다. 터널이 만들어진 후에도 하루에 수백톤의 지하수가 쏟아지면서 지반구조를 불안정하게 하고 결국 지반 침하나 씽크홀로 이어진다는 안타까움이다.

시공사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최 위원장은 최근에 인보사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 코오롱이 광명서울고속도로 사업의 주관사다. 이윤을 최우선의 가치로 안전과 생명은 뒷전인 기업의 민낯을 보았는데 어찌 믿겠냐고 했다.
 
그는 "공사가 강행된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막을 것이다. 아이들의 안전 앞에 다른 타협이 있을 수 없다"며 공사중단을 위한 대통령의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강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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