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그리드=정세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8천590원으로 의결한 지난 12일 오전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임기 내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달성할 수 없게 됐다. 경제환경, 고용상황, 시장 수용성 등을 고려해 최저임금위가 고심에 찬 결정 내렸다"며 이같이 언급했다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14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러면서 "정책실장이 진솔하게 설명해 드리고 경제부총리와 상의해 보완대책을 차질없이 꼼꼼히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김상조 실장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언급을 소개한 뒤 "대통령 비서로서 대통령 공약을 이행하지 못하게 된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특히 "더구나 최저임금 정책이 을과 을의 전쟁으로 사회갈등의 요인이 되고 정쟁의 빌미가 된 것은 가슴 아프다는 점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김상조 실장은 "이번 결정은 갈등관리의 모범적 사례가 아닌가 한다"며 "전문가 토론회 민의 수렴과정 등을 거쳤고 그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했다"며 "예년과 달리 마지막 표결 절차가 공익위원뿐 아니라 사용자 위원 근로자 위원 전원이 참석해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진 것은 최저임금 문제가 더는 갈등과 정쟁의 요소가 돼선 안 된다는 국민 모두의 공감대가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번 결정은 지난 2년간 최저임금 인상이 시장 기대를 넘는 부분이 있다는 국민 공감대를 반영한 것이며, 최저임금뿐 아니라 사회안전망을 넓힘으로써 포용국가를 지향하는 것이라는 국민명령을 반영한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이런 명령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정책 패키지를 세밀하게 다듬고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아가 소득주도성장이 혁신성장·공정경제와 선순환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이를 위해 경제부총리와 협의해 정부 지원책을 촘촘하게 마련하고 내년 예산안과 세법 개정안에도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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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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