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이 어느 국면인데 막말이나 하고 깔깔거릴 때인가? -

정미경 “세월호 한 척” 막말 논란 (사진=채널A ‘정치데스크’ 방송 캡처)
정미경 “세월호 한 척” 막말 논란 (사진=채널A ‘정치데스크’ 방송 캡처)

 

자유한국당이 또 다시 세월호 막말 논란으로 파문을 일으키며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발단은 어제 아침 한국당 최고위원회에서 정미경 최고위원이 일본의 보복 조치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는 댓글을 소개한다면서 "세월호 한 척으로 이긴 문 대통령이 이순신 장군보다 낫다"는 발언으로 주변에 앉아있던 회의 참석자들은 웃음을 참지 못했고, "문 대통령이 싼 배설물은 문 대통령이 치우는 게 맞고, 아베 총리가 싼 배설물은 아베 총리가 치워야 하는 게 맞지 않냐"고도 주장했다.

이어진 발언에서  정 위원은 "문재인 정권은 임진왜란 때 무능하고 비겁했던 선조와 그 측근들 아닌가"라며 "스스로 나라를 망가뜨리고 외교를 무너뜨려 놓고 이제 와서 이순신 장군의 이름을 입에 올리나"라는 발언을 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두고 "문 대통령이 싼 배설물"이라는 정 위원의 도를 넘어선 표현은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막말이라는 비판이라며 정치권을 달구고 있다.

정 위원의 발언은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한국당 차명진 전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피해자들을 향해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쳐 먹는다"는 막말로 물의를 일으킨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의 말마따나 이 내용을 들은 국민들께서는 과연 무슨 생각을 할까?

한국당의 '막말 DNA'는 이미 만천하에 알려졌고, 막말의 끝장을 국민은 지켜 보고 있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처럼 '사람이 다 같은 사람이 아니듯이 말이면 다 말이 아니다.'

최소한 제 1야당의 최고위원이라면 풍자와 막말 정도는 구분할 줄 알아야 하지 않는가?

경제전쟁 선전포고나 다름없는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규제 조치로 온 나라가 초비상 사태인데 한국당은 막말이나 하고 키득키득 거리고 있으니 한심하기만 하다.

앞뒤 분간도 없는 정 위원의 막말과 봉숭아학당처럼 모여 앉아 맞장구나 치고 있는 지도부들의 무지함은 침묵하고 있는 다수의 국민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나 다름없다.

한국당은 정 최고위원의 세월호 발언을 '막말'로 규정해 보도한 언론사에 대해 '대응'에 나섰는데 말이야 바른 말이지 이게 막말이 아니면 무슨 말이 막말이란 말인가?

정부·여당과 각 세우는데 연관성도 전혀 없는 304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를 정치적인 배설물로 이용해 희생자들과 유가족 아픔을 모독 한 것은 누가 봐도 지탄 받아 마땅하다.

보수라면 지켜야 할 핵심 가치가 있다. 바로 자유, 시장경제, 법질서와 품격 있는 언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한국당은 막말을 만능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심지어 당대표, 원내대표, 정책위 의장, 대변인 등이 서로 경쟁하듯 마구 쏴댄다. 하지만 막말은 '소음'(騷音)이 돼 당초 전하려는 비판 메시지는 실종되고 그 표현은 논쟁거리가 될 뿐이다.

내년 총선과 차기 대선만 바라보고, 오로지 제 이익과 개인적 욕망을 위해 막말과 말 바꾸를 일삼는 지금의 한국당은 애초부터 전통적인 보수의 가치 따윈 없다.

막말은 또 다른 막말을 양산할 뿐이다.

말다운 말을 하려면 최소한 근거있는 사실을 제시하며 논리적이어야 하고, 때로는 풍자와 해학, 때로는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이 동원돼야 한다.

한국당은 하루라도 빨리 '막말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보수도 당도 살 수 있다.

국민은 어느 누구 보다도 냉정하고 현명하다.

문재인 정부의 실책에 대해 실망하다가도 잊을만하면 한국당에서 막말이 터져나오면 '너희가 더 꼴 보기 싫다'며 고개 돌리는 것이 국민의 마음이다.

지난 6월 4일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에서 "항상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해 삼사일언(深思一言) 하라"고 신신 당부한 말처럼 한국당은 자신들을 지지하는 30%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꼭 알아야 할 진실이 거기 있다.

세치혀가 백만군사보다 강하지만.  "세 치 혀가 사람 잡는다"는 우리 속담도 있다.

"입과 혀는 재앙과 근심의 문이고, 몸을 망치는 도끼다"라는 말 처럼  말 한 마디도 조심하라는 <명심보감>의 무서운 경고를 듣고 실천하기를 바란다.

김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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