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베 쇼크' 덮친 한국. 국가 대수술 할 절호의 기회다. -

일본을 진짜 혼내 주고 싶다면 반일(反日)을 넘어 '극일'(克日)을 하자.
일본을 진짜 혼내 주고 싶다면 반일(反日)을 넘어 '극일'(克日)을 하자.

 

지금 한국은 '사면초가'(四面楚歌)를 넘어 '오면초가'(五面楚歌) 신세다.

나라 안팎이 날만 새면 한 건씩 일이 터질 정도로 단 하루도 평안할 날이 없다. 

북한은 '굿모닝 미사일'이란 말이 돌 듯이 이틀이 멀다하고 미사일을 쏘아대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는 한·일 갈등을 틈타 영공침해 등 한반도에 개입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동맹국이라는 미국은 분쟁에는 팔짱을 끼고 '강 건너 불구경' 하면서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과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구하는 안보 장사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은 마치 미국·러시아·일본·중국 등 '네 마리 호랑이'들과 북한이라는  한 마리 '늑대'에게 쫓기는 처량한 토끼 같은 신세가 됐다.

이 모든 '원인제공자'는 다름 아닌 '전쟁 가능한 일본'을 만들겠다는 아베의 무모한 야욕 때문이다.

자유무역 원칙을 무시하고, 대한(對韓) 수출규제에 나선 이유를 아베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이 직접적 이유라고는 하지만, 그 속내는 따로 있다.

아베의 '속셈'과 '목적'은 경제 도발로 한국의 기를 확실하게 꺾어놓는 동시에 일본 내 정치적 지지층을 결집해서 장기집권 기반을 다지는 것이고, 지난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로 구축된 한·미·일 협력 체제에서 한국을 고립시켜 그로인해 발생한 안보 공백을 동력삼아 개헌을 추진하여 '일본을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전환하려는 음모가 똬리를 틀고 있다.

아베의 핵심 정치 자산은 '외교와 경제'다.

 

그는 그동안 북한과 중국에 대한 위기와 혐오를 부추겨 지지율을 끌어올렸으나 북-미 협상과 중-일 화해로 통로가 막히자 '한국 때리기 카드'를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위중한 위기는 하루가 멀다 하고 서로를 향해 총질해대고 있는 우리 내부의 분열이다.

정부와 정치권 인사들의 연일 쏟아내는 여과되지 않은 각종 '구설수'(口舌數)와 '부적절한 행동'으로 국론은 사분오열로 나눠지고 있다.

지금 우리가 싸울 대상은 아베 정권이지, 우리 사회를 '피'(彼)와 '아'(我)로 갈라 이분법적 선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극일'(克日)은 말로 하는 것도 감정만 내세워서 되는 것이  아니다. 막말은 멈추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때다.

일본의 경제전쟁 도발에 대해 우리 국민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정부도 정치권도 시민단체들도 소모적인 반일(反日) 감정을 부추기거나 편승하려는 것은 국익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민의 'NO 일본'캠페인을 극일(克日)의 계기로 전환시켜 주는 것이야말로 위정자들의 당연한 책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자 자기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정부는 정부의 일을 제대로 하고, 정치권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하며, 시민은 시민의 일을 제대로 하는 것, 이것이야 말로 극일(克日)을 위한 'ABC'다. 

우리는 6.25전쟁이후 아무것도 없던 황무지에서 가전, 조선, LCD, 반도체를 만들었고 일본을 따라 잡은 저력 있는 민족이다.

돌이켜 보면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당시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은 한국의 30배에 달했고, 1인당 GDP도 한국은 108달러로 일본(933달러)의 9분의 1 수준에 불과했지만 54년이 흐른 지금, 2018년 IMF 통계에 따르면 명목기준 1인당 GDP는 대한민국은 33,434달러(한국은행 통계)이며, 일본은 39,306달러(IMF 통계)로일본의 85%수준까지 따라잡았다.

한국의 명목 GDP는 일본의 3분의 1이지만, 일본 인구가 한국의 2.5배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열세가 아니다.

한·일 양국은 결국 서로 좋든 싫든 머리를 맞대고 살 수밖에 없는 이웃으로 경제 전쟁이 장기화되고, 갈등이 확대될수록 양국 국민의 피해만 커진다. 한·일  양국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지 않기 위해서라도 외교적 노력을 이어나가야 한다.

'정치가 피를 흘리지 않는 전쟁'이라면 ,'전쟁은 피를 흘리는 정치다.'

외교가 실패하면 남는 것은 전쟁뿐이기 때문에 '가장 비싼 외교가 가장 싼 전쟁보다 낫다'.

'아베 쇼크'는 역설적으로 한국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되돌아보게 하는 거울 같은 역할을 해줬다.

일본에게 지지 않겠다는 다짐만으론 이번 경제 전쟁에서 결코 이길 수 없다.

따라서 일시적인 감정적 반일(反日)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냉철한 극일 프로젝트'를 가동해야 한다

'복수의 칼은 보이지 않는 데서 가는 것'이다. ​

우리 스스로를 바꾸지 않고 어떻게 일본을 극복할 수 있겠는가?

사람밖에 자원이 없는 한국이 일본보다 못한 노동 관행을 갖고 어떻게 극일(克日)하겠다는 것인지 ..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쪽으로 휘어진 '애국심'마케팅이 아니라 각종 정책·규제·관행을 대수술하는 새로운 국가 전략이 필요할 때다.

일본의 식민지배에 이은 일본의 기술지배, 소재지배에서 독립해야 한국이 진정으로 일본에 이기는 것이다.

정부는난국을 이겨낼 수 있도록 경제 전쟁에 나서는 기업의 사기를 꺾는 반기업 정책을 이번 기회에 손봐야 한다.

기업 활동을 옥죄고 있는 각종 규제와 제도의 개혁에도 앞장서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우선, 주 52시간 근무제와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화평법(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 등의 규제 개선과 있을지도 모를 일본의 금융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금융경쟁력 강화와 외교 고립 돌파를 위한 외교·안보 전략 전환이 절실하다.

정치권은 이제라도 '한줌의 지지세력'을 위해서가 아닌 '국민 전체'를 바라보는 참정치를 해야 한다.

그저 정파적 이익에 매몰된 채 포퓰리즘 선동이나 부추기는 저급한 정치를 완전히 추방시키는 기회로 삼아야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싸울 땐 싸우더라도 아베 정권의 공격에 지혜로운 전략으로 슬기롭게 맞서는게 급선무 아닌가?

김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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