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채널A ‘아이콘택트’
사진= 채널A ‘아이콘택트’

[데일리그리드=정진욱 기자] 지난 19일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선 29년차 개그맨 김수용과 그의 ‘안티팬’ 겸 딸인 김나원, 혼기가 꽉 찬 ‘앵무새 아들’과 그를 지극정성으로 키운 ‘아버지’, 마지막으로 넉넉하지 못한 집안 사정 속 8남매의 장남으로 살아야 했던 큰아들과 나머지 가족들의 눈맞춤이 공개됐다. 

거듭되는 반전 속 눈물과 웃음이 난무했던 ‘아이콘택트’ 3회는 시청자들에게 ‘눈맞춤’이라는 쉽지만 흔치 않은 행동의 매력을 유감 없이 전달했다.

이날 ‘아이콘택트’의 첫 게스트는 의욕 없는 걸음걸이로 나타난 개그맨 김수용이었다. 그는 “죽기 전에 제 안티팬과 함께 눈맞춤을 하러 나왔다”며 “그 안티팬은 제가 TV에 나오면 한 번도 웃어 본 적이 없고, 운이 좋아서 개그맨이 된 것 같다고 한단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런 그의 앞에 나타난 ‘안티팬’은 앳된 10대 소녀로, “김수용 안티팬 1호 김나원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리고 김수용은 "사실 저 애는 제 딸"이라고 밝혔다. MC들은 경악하며 “레알?”을 외쳤다. 하지만 딸 김나원은 “아빠는 인기 없는 것 같아요. 방송에서 가만히만 있다 오는 게 너무 답답해요”라며 ‘돌직구’를 날렸고, 김수용은 “친아빠한테 이렇게 말을 해도 되나?”라며 울 듯한 표정을 지었다.

마음을 다잡은 김수용은 딸 앞에서 “아빠가 널 못 웃기면 연예계에서 은퇴한다”며 코믹 안경과 스타킹 등 각종 아이템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딸은 꿈쩍하지 않았지만, 김수용은 긴 머리 가발을 쓰고는 걸그룹 댄스를 춰 차츰 딸의 얼굴에 미소를 돌게 만들었다. 마침내 폭소한 딸은 김수용의 “아빠가 개그맨을 계속 했으면 좋겠어, 아니야?”라는 질문에 “계속해”라고 쿨하게 대답, ‘해피엔딩’을 장식했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한 중년 남성의 등장과 함께 시작됐다. 눈가에 살짝 눈물이 맺힌 이 남성은 “아들이, 혼기가 꽉 찼는데도 짝을 만날 생각을 안 한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MC들은 “부모 입장에서, 걱정되지”라며 공감했지만, 이들의 앞에 공개된 ‘노총각 아들’은 하얀 깃털이 매력적인 앵무새 한 마리였다. 눈을 의심한 MC 이상민은 “엥? 혹시 아들이 앵무새에 너무 빠져서 결혼하기 싫어하는 건가?”라며 ‘현실 부정’에 나섰지만 홍현희는 “우리 어머니도 강아지를 ‘우리 딸’이라고 한다”며 납득했다.

결국 “동물이라 해서, 마음이 통하지 않는 건 아니거든요”라며 자신감을 보인 ‘앵무새 아버님’과 '노총각 아들'의 눈맞춤이 시작됐다. 하지만 '아들'은 고개를 휙 돌려버리고 머리를 긁으며 딴 짓만을 일삼았다. 결국 사상 최초로 벌어진 ‘인간 외 생물’과의 눈맞춤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MC 강호동은 “비록 눈맞춤은 실패했지만, 두 사람의…아니, 둘 사이의 참 사랑만큼은 저희가 확인했습니다”라고 놀라운 도전의 의미를 강조했다. 또 “우리 아들도 내 앞에선 잘 하던 걸 꼭 사람들 앞에선 안 해”라고 경험담을 전해 이상민, 홍현희를 폭소하게 했다.

마지막 눈맞춤 신청자는 “거제도에서 온 8남매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한 중년의 여성이었다. 이 여성이 눈을 맞추고 싶은 상대는 다름아닌 자신의 큰아들이었다. 그녀는 “듬직하고 책임감 있는 우리 큰 아들이지만, 많이 미안하다”고 말했다. 눈맞춤 신청자가 어머니인 줄 모르고 도착한 큰아들은 “부모님의 카드 값도 가끔 갚아드린다. 어깨가 내려앉을 것 같기도 하다”며 평소의 부담을 드러냈다. 눈맞춤이 시작되고 어머니는 “8남매의 장남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니”라고 물었다. 이에 고민하던 큰아들은 “힘든 질문이네. 하지만 살면서 몇 개를 바꿀 수 있다면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어머니는 “많이 미안했고, 앞으로 너에게 부담 안 주려고 노력할게”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후 아버지와 일곱 동생까지 모두 장남 앞에 등장했고, 동생들은 미안함에 울음을 터뜨리는 한편 마음을 담은 노래와 편지를 장남에게 전했다. 이들의 모습을 보고 MC 강호동, 이상민은 홍현희에게 “남편 제이쓴이 8남매의 장남이면 어떨 것 같냐”고 물었다. 이에 홍현희는 “우와, 예를 든 것 뿐인데도…한 5일만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해 엉겁결에 속마음을 드러냈다. 그 뒤 홍현희는 다시 “제이쓴이면 생각해 보겠는데, 단단한 저 집 장남이라면 오케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jjubika@sundog.kr

정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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