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가는‘초코파이 로드’

오리온(회장 담철곤)은 시장조사기관 칸타월드패널이 발표한 ‘2013년 소비재 보고서’에서 국내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순위에 올랐다.

오리온은 70개의 글로벌 소비재 브랜드 중 52위를 기록, 2012년 58위에 비해 6계단 상승했다. 오리온 제품을 처음 구입한 고객도 1년만에 약 900만 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오리온이 장기적인 전략을 통해 성공적으로 진출한 국가로 중국, 베트남, 러시아를 예로 들면서 담철곤 회장·이화경 부회장이 1993년 중국 진출 시 펼쳤던‘현지화 전략’을 핵심 요인으로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오리온은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제과기업으로, 중국 가정의 62%가 오리온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초코파이가 프리미엄 이미지를 굳히면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115만 가구가 제품을 구매했다. 이 밖에도 러시아 시장에서는 18%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했다고 언급하는 등 오리온의 위상을 재조명했다.

오리온은 1997년 중국 북경에 첫 생산시설을 설립한 데 이어 담철곤 회장·이화경 부회장의 적극적인 해외진출 의지로 상해, 광주, 심양에 연달아 현지 생산시설을 가동하며 본격으로 해외공략에 나섰다. 담철곤 회장은 극소수의 관리자를 제외한 생산·영업 직원의 99%를 현지인들로 채용하는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쳤다. 그 결과 중국인의 과반수가 오리온을 외국기업이 아닌 현지기업으로 인식하고 있기도 하다.

오리온 관계자는 “이번 결과는 오리온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브랜드로 인정받았다는 증거”라며 “담철곤 회장·이화경 부회장의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식품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칸타월드패널은 매년 식음료, 생활용품 브랜드를 대상으로 전 세계 35개국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구매한 순으로 순위를 정해 발표하고 있다. 2012년에 이어 작년에도 코카콜라가 1위에 올랐다.

한편, 오리온은 담철곤 회장·이화경 부회장의 적극적인 해외진출 의지로 1997년 중국에 이어 2006년 호치민에 현지 생산시설을 가동했다. 2009년에는 하노이에 파이·비스킷의 주요 시장인 북부 지역을 공략하는 제2공장을 가동하면서 베트남 내 입지를 강화했다. 호치민 공장이 남부 지역 내수 물량 및 수출기지로서 자리잡고 있다면, 하노이 공장은 북부 지역 내수 물량 및 비스킷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담철곤 회장·이화경 부회장의 글로벌 경영 능력은 최근 베트남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06년 오리온이 베트남 제과시장에 진출한 이후 8년만에 초코파이 누적 판매량이 20억개를 돌파했다. 누적 매출액으로는 3천억원에 달하며, 베트남 인구 9천만명이 1인당 22개씩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오리온은 담철곤 회장의 주도 하에 베트남 고객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그들과 공감하는 데 주력했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진행하고 있는 ‘Tinh(띤)’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띤’은 우리나라의 ‘정(情)’과 유사한 뜻을 지닌 단어로, 오리온은 제품 포장과 다양한 광고·프로모션 활동을 통해 현지 고객들과 친근감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이 수시로 베트남에 직접 가서 마케팅 활동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최근 베트남 파이류 시장에서 오리온 초코파이의 점유율은 80%를 넘어섰으며, 제사 음식으로 쓰일 만큼 명품 대접을 받고 있다.

또 다른 성공 비결은 1974년 초코파이 출시 후 40년 동안 축적해 온 오리온만의 차별화된 품질관리 노하우다. 이화경 부회장은 평소 “전 세계 모든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한국과 똑같이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초코파이의 품질에 대해서도 결코 타협이 없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오리온 베트남 법인은 초코파이 외에도 파이, 스낵 등 강력한 브랜드를 바탕으로 2010년부터 현지 회사인 낀또사를 제치고 베트남 제과시장에서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천604억원으로 오리온 해외법인 중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의 적극적인 해외진출 의지에 따라 향후 동남아시아, 미주 등 해외 수출의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임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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