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작곡가 그리고 예능MC로 활약 중인 윤종신이 방송을 통해 크론병을 앓고 있다고 말한 뒤 크론병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났다. 크론병은 흔히 희귀병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꽤 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의 일종이다.

약 20년 전인 199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드문 병이었지만, 불과 몇 년 사이 생활양식이 서구화됨에 따라 대장질환이 증가하고 있고, 이와 함께 염증성 장질환 역시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현재 우리나라 크론병 환자 수는 약 1만 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추정되며, 전체 환자의 80%가 20~30대 젊은 층인 것으로 알려졌다.

혜은당한의원 김대복 원장은 “원인이 불분명해 치료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증상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는데, 방치할 경우 치질의 일종인 치루나 대장암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질은 다른 질환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중에서도 치루는 외상, 치열, 결핵, 암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고, 특히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발성으로 생긴 치루가 약물치료나 수술로도 잘 낫지 않고 재발한다면 크론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또 크론병 환자의 30%는 치루, 치핵, 치열 등 항문질환을 동반하기 때문에 설사를 자주하고 항문 주변의 상처가 잘 낫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윤종신씨가 앓고 있는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어느 부위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이다. 때로는 주위 장기에 누공(瘻孔)을 형성하기도 한다.

김대복 원장은 “크론병은 대장과 소장이 연결되는 부위인 회맹부에 질환이 발행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그 다음으로 대장, 회장 말단부, 소장 등에서 흔히 발생한다. 특이한 점은 서구에서는 여자 환자가 많지만, 우리나라는 20~30대 남자에게서 더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또한 “지금까지 크론병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감염과 면역기능 이상, 유전적·환경적·정신적 요소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과거에는 희귀한 병이었지만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크론병은 한 번 발병하면 증상 완화와 재발이 반복되면서 진행한다. 염증이 장의 벽을 모두 침범하면서 장기간 배가 아프고 설사 및 장출혈이 계속된다. 이로 인해 빈혈, 비타민결핍증, 탈수, 식욕부진, 발열 등 영양상태가 불량해져 체중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또 설사와 복통이 계속되면 항문 주위에 치루, 치열, 농양, 항문협착 등 증상이 동반돼 대장암 발생 가능성이 일반인보다 10배 이상 높아진다. 게다가 어린이에게 크론병이 발생하면 성장발육에 장애가 생기고 평생 크론병으로 인한 합병증에 시달리게 된다.

이렇듯 장의 한 부분에 질환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장 전체가 헐게 되는 것이므로 장 천공이나 장 사이의 누공, 발열과 같은 전신 증상이 흔하게 나타난다.

김대복 원장은 “만성설사와 점액질 변을 유발하는 크론병으로 인한 치루는 대장의 정상화가 최우선”이라며 “수술해도 재발하고 설사가 계속된다면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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