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급 황태·특제 양념·정직한 뚝심으로 차려낸 건강식

황태(黃太)는 ‘살이 노란 명태’라는 뜻으로, 겨우내 눈 덮인 덕장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얼었다 녹았다를 수십 번 반복해 마른 북어를 말한다. 얼어붙어서 더덕처럼 마른 북어라 하여 더덕북어라고도 한다. 살이 연하고 부드러우며 쫄깃한 육질과 깊은 맛이 일품이며 숙취해소와 간장해독, 노폐물제거, 다이어트 효능이 탁월하다. 때문에 명태는 어류의 하나로 분류되더라도 황태는 동의보감에 소개될 만큼 약효가 뛰어나다. 원래는 함경도 원산의 특산물이었으나 6·25전쟁 이후 원산의 피난민들이 강원도에 많이 자리 잡으면서 이곳의 특산물로 널리 알려졌다.

▲ 주인 부부가 직접 개발한 특제 양념장에 조리되어 나오는 황태구이나 아쌀옹기제육정식 등은 그 매운맛에 매료된 마니아층까지 있을 정도다.

이중에서도 특히 인제는 겨울철 기온이 영하 15도 이하로 유지되어야 하는 황태 건조의 기후조건에 딱 들어맞아 겨울만 되면 대규모 황태덕장이 장관을 이룬다. 천혜의 자연조건 속에서 제대로 말린 인제의 황태는 국내 생산의 70%를 차지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데, 태백산맥에서 봄바람이 불어오는 3월경에 덕에서 내린 황태는 3개월을 더 숙성시켜야 가장 맛있는 상태가 된다. 이 맛있는 황태로 깊은 맛의 육수를 우려 칼국수를 끓여내는 곳이 바로 ‘황치칼국수(대표 정소영)’이다.

30년이 넘는 세월을 오직 먹을거리 만드는 일에 매진해온 주인 부부는 모든 메뉴를 직접 개발했다. 좋은 재료와 정직한 마음으로 몸에 좋은 먹을거리를 만들겠다는 고집 하나를 우직하게 지켜 제대로 된 음식을 손님상에 낸다. 이 정성의 결과일까. 황치칼국수를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펼쳐지기 일쑤다. 일산의 맛집으로 입소문이 자자해지면서 프랜차이즈 문의도 늘고 있다. 세상의 어려운 곳에 따스한 빛이 되고픈 이 부부를 만나 착한 음식 이야기를 더 들어보았다.

특제 양념과 육수로 마니아층 형성
황치칼국수(이하 황치)의 대표적 맛은 개운함과 매운맛이라 할 수 있다. 주인 부부가 직접 개발한 특제 양념장에 조리되어 나오는 황태구이나 아쌀옹기제육정식 등은 그 매운맛에 매료된 마니아층까지 있을 정도다. 특히 황태범벅은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황치만의 고유 메뉴로, 인제 황태축제에 초대받을 만큼 극찬을 받았다.(제거해주세요) 10여 가지의 갖은 국내산 양념을 적절히 배합해 만든 이 양념장은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전국택배 요청이 들어올 정도로 인기가 높다. 특히 타지역(김포김행나벼룩시장) 주부들의 벼룩시장에 초대되어 수십개의 완판 및 예약판매를 기록하였다. 올해도 초대되어 나갈 예정이며, 일산지역 벼룩시장에도 러브콜을 받은 상태이다.
“집에서 입맛 없을 때, 밥 차리기 귀찮을 때 황치양념장 하나만 있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밥에 쓱쓱 비벼 비빔밥을 해먹기만 하면 된다”는 정 대표는 “등갈비나 삼겹살, 생선 등 구이양념으로도 딱이며 생선조림, 닭요리, 무침 반찬에도 적격이다. 그냥 발라주거나 버무리기만 하면 되니까 조리시간도 단축되고 요리도 즐겁고 편해진다”고 설명한다.
황치의 매운맛을 제대로 맛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아쌀옹기제육정식을 먹어보길 권한다. 최상급 국내산 육류와 황치탕, 8찬 이상의 반찬이 함께 나오는, 매운맛의 정식이라고 정 대표는 소개한다. 이밖에 황태범벅이라는 또다른 개발메뉴는 바삭하게 튀긴 황태를 황치양념장에 버무린 콩나물과 함께 내는데, 황태의 담백함과 콩나물의 매콤함이 어우러져 찾는 사람이 많다. 먹다 매우면 개운한 황치 육수로 혀를 달래가며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 황치칼국수 정소영 대표

어한실빛’의 진정한 뜻을 이루기까지
황치를 방문해 보면 벽면 한 쪽에 ‘어한실빛’의 글귀가 새겨진 현수막을 볼 수 있다. ‘어둠 속 한 가닥 실오라기 빛과 같은 존재’라는 뜻의 이 말은 황치칼국수의 블로그 간판명이기도 하다. 세상의 어려운 곳에 따스한 삶의 빛을 전달하고픈 황치의 소망을 표현한 글이기도 한 이 문구는 정 대표와 남편의 경영철학을 그대로 담았다.
“손님들이 집에서 늘 먹던 그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만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바른 먹거리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기 때문이다. 처음 가게를 열 때부터 이러한 뜻을 가지고 손님 한 분 한 분께 최선을 다해 음식을 내자고 약속했다. 앞으로도 이 약속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어떠한 편법이나 타협도 용납하지 않고 정직하게 만들 것이다”고 정 대표는 다짐한다. 때문에 음식에 대한 자부심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 이미 손님들의 자자한 입소문으로 검증된 맛도 자신 있으니 이제는 프랜차이즈 요청에도 진지하게 응해볼 생각이라고 주인 부부는 덧붙인다. 더 많은 음식점들이 세상의 어두운 곳을 비추는 따스한 빛이 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황태의 탁월한 효능 중에 해독작용이 있다. 일산화탄소 중독까지도 해독할 만큼 강력한 효능으로 예로부터 황태는 한약재로도 많이 활용되어 왔다. 온갖 스트레스와 환경오염으로 시달리는 우리 몸도 황태의 깊은 국물 맛으로 깨끗하게 해보는 건 어떨까.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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