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그리드=정세연 기자] 전직 프로야구선수가 유소년 야구교실에서 청소년에게 스테로이드계 약물을 불법 투여·판매한 혐의로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3단독 진재경 판사는 27일 약사법 혐의로 기소된 이모(35)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금지된 약물 판매는 여러 가지로 위험하다"며 "피고인을 따르던 학생들의 믿음을 이용해 학생들에게 (불법 약물을) 판매한 것으로 (죄질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이어 "다행히 이 사건에서 신체적 부작용이 나타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금지약물 자체로도 심정지를 일으킬 수 있는 등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학생들은 프로선수가 되거나 대학에 가기 위해 인생을 바치고 부모님들도 많은 뒷바라지를 했다"며 "일부 학생은 약물 양성 반응으로 프로선수가 될 수 있는지도 알 수 없게 됐다. 신체적 부작용보다 피해가 크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 송파구 유소년 야구 교실에서 선수들에게 2천800여만원 상당의 의약품을 불법으로 판매하거나 판매 목적으로 취득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씨는 360만원가량을 학부모로부터 받고 아나볼릭스테로이드와 성장호르몬제 주사제 등을 판매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스포츠계에 아직도 약물을 통해 신체 능력을 단기간에 향상하려는 일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청소년까지도 쉽게 불법 약물에 노출되는 상황에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성실하게 살아오는 중 처음으로 잘못된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이고, 유혹에 빠져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수차례 반성문을 내며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친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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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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