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LG화학·금호석유화학 등 주요 대기업 포함
대기오염 위반 행정명령 대부분 ‘경고’ 그쳐
벤젠·염화수소 등 유해물질 배출량 폭증

사진=국회 제공
사진=국회 제공

[데일리그리드=윤정환 기자] GS칼텍스, LG화학 등 여수산단 내 주요업체가 대기환경보전법을 지속 위반하고도 대부분 솜방망이 처분에 그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일부 기업은 특정 배출물질이 늘었지만 측정 대행업체와 결탁해 배출량을 조작하는 등 위법을 저질렀다. 더욱이 오염물질 초과 업체에 낮은 수준의 벌금만 부여하는 국내법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여수산단 주요 업체는 대기오염을 연속해서 저질러도 대부분 ‘경고’ 처분만 받았다.

지난 4월 환경부는 광주·전남 지역에서 대기법 위반 업체 235곳과 오염물질 측정 대행업체 4곳을 적발했다. 이 중 대행업체와 공모한 사업장은 LG화학 여수화치공장, 한화케미칼 여수 1·2·3 공장, 에스엔엔씨 등 6곳이다.

■ 2014~2018년 산단 내 주요업체 대기오염 위반에 단순 ‘경고’ 처분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행위에 따른 행정조치는 대부분 ‘경고’로 끝났고 개선명령은 18건 중 5건에 불과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GS칼텍스는 ▲2014년 대기배출시설 일부 항목 자가측정 미이행 ▲2016년 시안화수소, 페놀화합물, 벤젠, 염화수소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 변경신고 미이행 ▲2017년 부식 및 마모시설 방지와 굴뚝 TMS 운영관리 기준 위반 등을 저질렀지만 모두 ‘경고’에 그쳤다. 2018년에는 3회 연속 일산화탄소 30분 평균농도 배출 허용기준을 초과해 개선명령 조치를 받았다.
 
LG화학 용성공장은 ▲2015년 대기배출시설 변경신고 미이행 ▲2017년 대기오염물질 유출 방치로 경고 처분받았다. 이곳은 지난 2015년 염화수소 누출사고로 1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곳이다. LG화학 화치공장은 올해 5월에 기준치 3ppm 이하인 페놀이 3.7ppm, 기준치 30ppm 이하인 암모니아가 355.56ppm 검출돼 개선 명령받았다.

■ 벤젠·염화수소 등특정대기유해물질 배출량 급증
이 의원이 환경부의 2013~2017년 원유정제업·석유화학업·발전업·시멘트제조업·제철·철강업의 특정대기유해물질 배출총량을 확인한 결과, GS칼텍스, LG화학 등 여수산단 주요업체의 특정대기유해물질 배출총량이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호석유화학 여수 제2열병합발전소의 염화수소 배출량은 2013년 5446kg/yr에서 2017년 4만8870kg/yr로 9배 폭증했다. LG화학의 페놀화합물 배출량은 2013년 1223kg/yr에서 2017년 4170kg/yr으로 약 3.5배 증가했다. 

이외 여수 GS칼텍스, 한화케미칼 여수1공장 역시 페놀화합물 배출총량이 증가했다. 2016년부터 배출 총량이 나타난 기업도 확인됐다.

■ 오염물질 초과부과금 1400여만원...美대비 5분의 1 수준
이 의원이 2014~2018년 전남지역 초과부과금 납부현황을 분석한 결과, 산단 내 주요 업체 중 대기배출 허용기준을 초과한 기업이 낸 부과금은 1446만원에 불과했다.

GS칼텍스는 황산화물 먼지를 4453kg 초과배출하여 1042만원을 납부했다. 금호석유화학 제1·2에너지는 같은 이유로 274만6650원을 한화케미칼은 염화수소 7kg 초과배출로 70만2570원을 냈다.

이같은 조치는 미국 대비 최대 5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미국 메인주의 경우 오염물질 종류와 관계없이 배출량에 따라 최소 385달러(46만2000원)부터 최대 232.214달러(2억7865만원)까지 부과한다.

이정미 의원은 “대기오염 물질을 초과배출해도 대부분 경고와 개선명령, 기업의 초과부과금을 납부하면 해결되는 이 구조가 우리나라의 현실”이라며 “기업의 불법행태와 정부의 관리감독 부실로 인한 피해는 오로지 국민의 몫”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시안화수소, 벤젠 등 특정대기유해물질 전체에 대한기 준을 단계적으로 설정하고 사업장 관리·감독을 강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윤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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