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쌍용차 연비 부적합 과징금 최대 10억

소비자는 자기 차의 복합연비가 10㎞/ℓ라면 실제로는 도심에서 8㎞/ℓ를 가고, 고속도로에서는 10.8㎞/ℓ를 간다고 느끼고 있다. 공인연비와 비교해 체감하는 연비의 비율은 소형차 보다는 대형차가 높았고, 국산차 보다는 수입차가 높은 것으로 자동차전문 리서치회사 마케팅인사이트(www.mktinsight.co.kr)는 밝혔다. 연비의 과장이 있다면 소형차 그리고 국산차에 더 많음을 보여준다. 폭스바겐은 체감연비가 높았을 뿐 아니라 체감비율도 월등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현대자동차와 쌍용자동차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연비 부적합 판정을 받아 이에 따른 과징금 최대 10억원의 부과대상에 올랐다.

체감연비와 공인연비 간 괴리 재확인
자동차전문 리서치회사 마케팅인사이트(www.mktinsight.co.kr)는 제 13차 자동차기획조사(2013년 7월 자료수집)에서 지난 1년간 새 차를 산 소비자들(7,811명)이 체감하는 도심연비와 고속도로연비를 묻고 그 차의 공인 복합연비를 얼마로 알고 있는지 물었다. 체감연비를 공인 복합연비로 나누어 소비자들이 느끼는 실제연비와 공인 복합연비간의 괴리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우선 소비자의 체감 도심연비와 체감 고속도로연비를 복합연비 산출식에 따라 55:45로 가중치를 주어 추정 체감복합연비를 구했다. 그 다음 인지 복합연비로 체감 도심연비, 체감 고속도로연비, 체감 복합연비를 나누어 체감비율을 구했다. 그 결과 복합연비 체감비율의 평균은 92%, 도심연비의 체감비율은 80%, 고속도로연비의 체감비율은 108%로 나타났다[그림1]. 즉, 공인 복합연비가 10㎞/ℓ라면 도심에서는 8㎞/ℓ, 고속도로에서는 10.8㎞/ℓ, 종합적으로는 9.2㎞/ℓ 가는 것으로 소비자들이 느끼고 있었다. 이 비율을 국산차와 수입차로 나누어 비교하면 각 부문 모두에서 수입차가 3~5%, 거리로는 0.3㎞/ℓ 내지 0.5㎞/ℓ 더 가는 것으로 보고 있었다. 이는 국산차의 연비에 과장이 있다는 소비자의 주장이 근거 있음을 보여준다.


5개 국산 브랜드와 사례수가 60 이상인 수입 브랜드 5개(BMW, 폭스바겐, 아우디, 벤츠, 도요타)의 체감비율을 복합연비, 도심연비, 고속도로연비로 나누어 구하고, 복합연비 체감비율을 기준으로 Top5 브랜드를 선정했다[표1]. 그 결과 복합연비 체감비율에서 1위는 유일하게 100%를 넘긴 폭스바겐(103%)이었으며, 그 다음은 벤츠(95%), GM코리아(94%), 르노삼성(94%), 도요타(93%)의 순이었다. 폭스바겐은 도심연비 체감비율(88%)과 고속도로연비 체감비율(122%)에서도 단연 1위로 2위 벤츠(각각 83%, 114%)를 큰 차이로 앞섰다. 폭스바겐의 연비경쟁력은 탁월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표본 사례수가 60이상인 모델 30개의 인지 복합연비를 기준으로 Top 10모델을 선정했다[표2]. 복합연비 체감비율에서 현대자동차 제네시스가 99%로 1위였으며, 그 다음은 쏘나타 YF(96%), 크루즈(95%)의 순이었다. Top10의 면면을 보면 준중형 이하의 차는 크루즈와 SM3 두 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8개는 모두 중형 이상이라 할 수 있다. 이 결과는 연비에 대한 과장이 큰 차에서는 적고, 소형차에서 더 심함을 보여준다.

경, 소형차 연비 과장이 높게 나타나
도심연비 체감비율은 벤츠 E 클래스가 85%로 1위였으나 복합연비 체감비율에서 Top10에 들지 못해 제시되지 않았다. 제시 모델 중에서는 제네시스가 84%로 가장 높았다. 고속도로 연비의 체감비율은 에쿠스 VI(119%)와 제네시스(118%)가 최상위를 차지했다. 이는 대형차의 고속도로 연비가 낮게 책정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사례수 부족으로 모델평가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폭스바겐 Golf와 티구안은 3개 체감비율 모두에서 발군이었다. 실제 연비가 가장 우수할 뿐 아니라 체감비율도 높아 가장 정직하다는 인상을 주었다.

전체적으로 복합연비 체감비율의 순위와 고속도로연비 체감비율은 비교적 일치하나 도심연비 체감비율과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복합연비 체감비율과 고속도로연비 체감비율의 상위권을 중, 대형차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하위권에는 경, 소형차들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각 차급의 인지 복합연비와 고속도로연비 체감비율 간의 관계를 그림으로 그렸다[그림2]. 그림은 대형차와 준 대형차는 좌측 상단에, 경차와 소형차는 정 반대되는 우측 하단에 자리 잡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국산차 연비에 과장이 있다면 소형차의 고속도로 연비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

자동차를 선택하는데 있어 연비의 중요도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연비에 과장이 없는지도 더 중요해 지고 있다. 분석 결과 소비자가 체감적으로 느끼는 연비는 공인연비에 비해 평균적으로 7.6% 낮다. 이는 특정 모델에 대한 국토부의 조사결과 보다 더 낮은 것이다. 국산차는 수입차에 비하면 3%~5% 더 높게 표시되고 있고, 그것도 연비가 더 중요시되는 경, 소형차의 고속도로 연비를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과장되었음을 보여준다. 연비 자체도 중요하지만, 자동차 제작사의 정직함은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 연비가 좋지 않다는 평가에 정직하지 않다는 평가까지 겹친다면 문제는 심각할 수밖에 없다.

한편,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시행한 연비 자기인증 적합조사에서 현대차 싼타페와 쌍용차 코란도스포츠에 대해 ‘연비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실제연비가 표시연비보다 허용 오차범위 5%를 넘어 낮게 측정됐다는 것이다. 이에 국토부는 업체에 각각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키로 했다.
아울러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2년 미국에서 연비를 부풀렸다는 집단소송을 당해 차량 구매자 95만명에게 총 4,100억원을 보상한 바 있다.

▲ 통계자료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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