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일본판 '골든 슬럼버' 스틸컷
사진 = 일본판 '골든 슬럼버' 스틸컷

17일 TV를 통해 방영되면서 화제가 된 영화 '골든 슬럼버'의 일본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사카 고타로의 일본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골든 슬럼버>(감독 노동석)는 앞서 2010년 일본에서 먼저 만들어져 국내에서도 개봉한 바 있다. 

두 작품의 차이점을 본다면 우선 줄거리에서는 소소한 차이를 제외하면 일본판과 한국판의 플롯은 거의 비슷하다.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주인공을 돕는 조력자다. 일본판에서는 대학 동창 외에 많은 사람이 주인공을 돕는다. 전국에 수배가 내려진 의문의 연쇄살인마도, 병원에서 만난 묘한 노인도, 대학 때 알바를 했던 폭죽공장 사장도, 심지어 어설픈 경찰까지 뚜렷한 이유 없이 그를 돕는다. 반면 한국판에서는 고교 동창들 외에 조력자는 단 한 사람 '국정원 전직 요원' 민씨다.

또한 일본판이 주인공을 돕는 동창으로 한때 연인을 주요하게 내세운 것과 달리 한국판은 선영(한효주), 금철(김성균), 동규(김대명)에게 역할을 고루 분배한다. 그리고 일본판보다 '우정'이라는 키워드에 더 집중한다.

한국판은 일본판보다 스릴러로서의 장치가 훨씬 더 많다. 액션신과 추격신이 두드러지지 않았던 일본판에 견줘 한국판은 광화문과 주차장 폭파 장면, 100t의 물을 쏟아부은 배수로 도주 장면 등 스케일을 훨씬 더 키웠다.

영화의 결말에서는 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일본판이 사건을 해결하는 것보단 '살아남는 것'에 집중하면서 다소 당황스러운 결론에 다다르는 것과 달리 한국판은 생존과 진실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 한다. 치밀하고 꼼꼼한 스릴러를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할 수 있겠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본다면 한국판 해피엔딩을 선호할 이들이 많을 듯하다.

이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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