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저장장치인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와 테잎간의 집적 용량 경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HDD 진영은 지난해 히타치 GST가 처음으로 1TB(테라바이트) 용량의 드라이브를 개발하면서 ‘마의 테라바이트’ 시대를 열었다.

이에 질세라 씨게이트도 내년을 목표로 2TB 용량의 제품을 개발을 완료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히타치GST는 2010년까지 5TB 용량의 드라이브를 개발하겠다고 밝히면서 용량 확대 경쟁의 주도권을 틀어쥐었다.

이렇듯 현재 단일 미디어 집적도 경쟁은 HDD 진영의 압승으로 끝난 것처럼 보였다. 이러한 HDD 진영의 무한 용량 경쟁으로 데이터 백업 시장에서 주도권에서 잠시 밀려난듯 보였던 테잎 진영이 마침내 1TB 용량을 담을 수 있는 단일 테잎을 개발해 발표하면서 역공에 나섰다.

HP, 소니, IBM, 썬 등이 잇달아 경쟁적으로 1TB 용량의 테잎을 개발한 것. HP와 소니는 DAT(Digital Audio Tape) 미디어의 차세대 버전을, 썬은 T10000A의 뒤를 잇는 T10000B를, IBM은 TS1130 모델을 각각 선보이면서 저장용량을 1TB로 확대했다.

또한 데이터 백업 속도를 초당 120~160MB 수준으로 끌어 올려 성능에서도 한층 경쟁력을 강화했다.

가격대비 저장용량에서 다시 우위를 점하게된 테잎 진영은 차기 로드맵에서 현재 발표한 제품보다 2배의 집적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HDD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차기 로드맵 전망에 따라 테잎 진영은 ‘테잎 장치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DD와 테잎의 마케팅을 담당했었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토리지업계에서는 수년을 간격으로 HDD와 테잎 장치간에 우열 논쟁 및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에 대해 끊임없이 얘기를 해왔다”며 “그렇지만 HDD는 집적용량과 성능에서 나름대로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테잎 장치는 비록 VTL과 같은 제품의 등장으로 어느 정도 시장의 점유율이 줄어들었지만 지속적인 수요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HDD와 테잎 장치간의 우위 논란은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와 같은 논쟁과 다름없다”며 “HDD와 테잎 장치는 서로 상호 보완 관계로서 상당 기간 공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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