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 고할인 상품권 대량 판매, “종종 있는 일”
투자금 유치·현금 유동성 확보 의혹에 “동의 어렵다”

[데일리그리드=윤정환 기자] 티몬과 위메프가 진행한 문화상품권 할인 판매가 거래액 부풀리기에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양사는 최근 10만원권 문화상품권에 높은 할인율을 적용해 판매하면서 단기간에 100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과 위메프는 올해 7월부터 7~9% 수준의 할인율을 적용한 10만원권 문화상품권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 8월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양사의 문화상품권 매출 추산치는 1000억원에 달한다는 후문이다. 같은 방식으로 이달 1일부터 2일까지 티몬은 400억원, 위메프는 150억원 상당의 상품권을 판매했다고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 따르면 9%대 할인은 일반적인 범위를 넘어선다. 통상 상품권 할인율은 3~5% 정도며, 8%를 넘어서면 핫딜(hot deal)로 분류된다. 정상적인 할인 범위를 넘어선 상품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경우는 월 매출 할당량을 채우기 위한 임시 조치거나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실 이 같은 방식은 판매자 입장에서 ‘제 살을 깎아 먹는 것’과 다름없다. 상품권 할인판매는 고객의 수요가 높고 쉽게 현금화가 가능해 단기간에 현금성 유동자산을 확보할 수 있지만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보이는 이번 프로모션을 시행한 데는 어떤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다양한 말들이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해 티몬의 거래액은 4조원에 육박하지만 매출은 4640억원에 불과했고 위메프 역시 거래액은 5조4,000억원을 기록했으나 매출은 4,294억원에 그쳤다. 

또한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티몬이 1254억, 위메프가 390억으로 집계됐으며 누적적자는 지난해 기준 티몬 7,700억원, 위메프는 3,700억원을 기록했다.

결국 티몬과 위메프는 '외부 자금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다'라는 의견이 가장 신뢰를 얻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티몬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560억원, 위메프는 넥슨코리아로부터 3000억 상당의 투자금을 유치했으나 체질개선을 위해서는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티몬과 위메프의 수 년간 자행되어온 문화상품권 판매를 통한 거래액 부풀리기는 ▲추가 투자금 유치를 위한 일종의 보여주기식 실적 ▲단기간 현금성 유동자산 확보를 위한 무리수 등 의혹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티몬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문화상품권 판매 총액 등 일부 다른 사실이 있다”며 “거래액 부풀리기를 통한 투자금 유치 등 의혹은 공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위메프 관계자도 “금액 측면에서 사실과 일부 다른 부분이 있지만 많이 팔린 건 사실”이라며 “이러한 문화상품권 판매 방식은 상품권 측과 협의를 통해 종종 진행하는 일이며, 관련된 의혹은 동의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윤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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