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의 큐그레이더를 양성하기 위해 힘쓸 것”

 

▲ 김길진 커피 랩 대표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생활 속에서 커피 문화를 빼놓고는 진정한 풍취나 아치를 논하기 어려워졌다. 과거 일종의 기호식품으로 여겨졌던 커피 음용이 이제는 현대인의 삶 속에 깊이 뿌리를 내리며 그 기호와 취향을 대변하는 척도가 되었다. 맛과 향 그리고 볶아낸 원두에서 우러나는 풍미가 현대인의 미감 세계를 읽어내는 하나의 코드가 되었다.

이러할 때 자신만의 절대 미각을 통해 유럽형 로스팅과 커핑을 국내에 소개하는 전문가가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는 세계 32명 중 한 명인 김길진 인스트럭터다. 한국외대에서 통번역학을 전공한 후 우연한 기회에 커피를 접하고 Q-Grader는 물론 CQI Q-Instructor 취득해 현재 한국외식조리학교 겸임 교수로 역임하고 있다. 아울러 전문적인 커피 컵핑과 로스팅을 지도하는 ‘김길진 커피 랩’ (http://visavisacademy.kr/)를 열어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 김 대표는 대학과 학원 교육을 통해 큐그레이더와 유럽스페셜티협회 바리스타(1.2) 등 수준 높은 자격증 취득 코스를 위해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커피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커피 로스팅(Roasting)’이란 커피나무의 열매(Cherry) 안에 있는 생두(Green Bean) 씨앗을 뜨거운 열을 가해 볶아낸 후 수분, 지방분, 섬유질, 당질, 카페인, 유기산, 타닌 등의 성분으로 분리하여 조화롭게 커피의 맛으로 추출하는 일련의 작업을 일컫는다. 원래 생두 상태에서는 아무 맛이 없고 그저 딱딱한 씨앗에 불과하지만 음용 가능한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는 로스팅 단계를 거쳐 맛과 풍미를 살려낸다.   

더욱 생두의 수확시기, 수분함량, 조밀도, 종자, 가공방법 등 그 특성을 파악하고 자연환경의 변화, 보관 상태 등에 따라 조건을 달리하여 최상의 커피 맛과 향을 갖추도록 숙련된 기술을 발휘하는 것이 로스터(Roaster; 커피 볶는 사람)의 역할이다. 또한 로스팅이 길어질수록 생두의 빛깔은 진해지고 크기는 커지며(팽창) 캐러멜 향에서 신향을 거쳐 탄 향이 짙어진 커피를 얻을 수 있는 비법을 다각도로 연구한다. 그리고 컵핑(Coffee Cupping)은 커피의 맛을 감별하는 특별하고 전문적인 기술을 의미한다. 무려 1,200여 가지 이상의 화학분자가 있는 커피를 통해 원두가 지닌 고유의 풍미를 읽어냄으로써 불순물이 섞여 있는지, 맛은 얼마나 풍부한지 등을 분석해 등급을 매기고 그 커피 한 잔에 담긴 수십 가지의 맛을 찾아내 일반에 소개하는 역할을 자임한다. 가장 맛있고 향기가 좋은 최상급의 커피를 발굴해낸다. 

2008년 이탈리아 피렌체로 유학을 떠나 로스팅 관련 지식을 전문적으로 습득하고, 이듬해 미국에서 큐그레이더 자격을 획득한 김길진 대표는 커피 분야의 대가로 손꼽히는 스승의 권유를 통해 현재와 같은 인스트럭터의 길에 들어섰다. 그리고 지난 2012년 1월 마침내 세계 23번째란 명성과 함께 합격증을 취득했다. 우수한 성적으로 당당히 최연소 인스트럭터가 된 것이다. 그런 그가 각고의 노력으로 성취한 ‘커피 감별사 큐그레이더 자격증’을 국내에 널리 보급하기 위해 후진 양성에 나섰다. 취득의 어려움이 많은 만큼 선진적 경험을 갖춘 인스트럭터 선각자가 나서서 미국 스페셜티 커피협회 SCAA의 커피품질 연구소(CQI) 기준에 부합하는 국내 최고의 큐그레이더를 양성하기 위해 특별한 관심과 열정을 기울여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 김길진 커피 랩 매장 내부

특히 현대에 들어서 커피를 즐기는 대중의 수요가 증가하고 이미 생활 속에 저변확대 된 문화이니 만큼 커피 전문가의 감별이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따라서 김길진 대표는 대학과 학원 교육을 통해 큐그레이더와 유럽스페셜티협회 바리스타(1.2) 등 수준 높은 자격증 취득 코스를 위해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커피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김길진 교수 자신이 절대 미각과 영어 실력을 두루 갖춘 최연소 인스트럭터와 큐그레이더라는 자격을 가진 만큼 출강하는 대학과 교육장에서 학생들을 향해 “현재에 머물지 말고, 멀리 볼 줄 아는 사람이 되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아울러 “적어도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격증 때문이 아닌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을 위해 제대로 된 컵핑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진정한 커피 맛은 그곳을 찾는 고객의 입맛이 증명해 준다는 지론이기 때문에 배움의 목표는 꾸준한 커피의 맛과 향, 풍미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삼아야 한다는 귀띔이다.

그래서 프랑스 말로 ‘마주 보다’란 뜻을 가진 그의 ‘뷔자뷔 커피’ 김길진 커피 랩에서는 현재 고객에게 가장 맛좋은 커피를 제공할 수 있는 기초 단계로 원두 씨앗인 그린빈 감별(Green grading)을 훌륭히 해낼 수 있는 방법과 전문 컵핑, 로스팅 기법을 보다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그중 그린빈 결점두 감별은 원자재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는 데 포인트를 두고 있다. 또한 컵핑은 커피의 향기, 맛, 후미, 산미, 질감 등의 평가를 객관적인 관점에서 평가하도록 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지표를 산출하는데 신중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아로마 키트를 활용하는 훈련법을 병행한다. 숙달된 커퍼의 객관적 평가가 매장의 퀼리티를 결정한다.

따라서 김길진 교수는 커피 전문 교육을 실시할 때 수업의 80%를 컵핑에 두고, 나머지 20%는 로스팅 기술에 역점을 둔다. 이후 로스팅과 컵핑의 반복적인 실습을 통해 몸에 자연스레 체질화되도록 훈련을 한다. 아울러 미국의 기준에 맞는 샘플 로스팅 A와 한국인이 선호하는 코리안 로스팅 B를 두어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적응이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고안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매달 1회씩 세미나를 열어 커피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제대로 된 커피를 제공할 수 있도록 자세와 마인드를 갖추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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