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살 깎기 없는 몰염치한 의원정수 증원요구는 대국민 사기극이다. -

▲ 의원정수 10% 범위확대 논란을 불러일으킨 정의당 심상정 대표/ 지난 1월 새해를 맞아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의원정수 확대 관련 ) ©
▲ 의원정수 10% 범위확대 논란을 불러일으킨 정의당 심상정 대표/ 지난 1월 새해를 맞아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의원정수 확대 관련 ) ©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는 문제가 또다시 정치권에서 거론되고 있어 국민 여론은 들끓고 있다.

심지에 불을 지핀 것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로 지난 27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의원 정수를 "현행 300석에서 10% 범위에서 확대하는 그런 합의가 이뤄진다면 가장 바람직하다"고 주장하면서부터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정의당이 깃발을 들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손학규 바른미래당·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민평당에서 나온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도 동참했다. 

지난 4월 몸싸움 끝에 통과된 패스트트랙에서 이들은 '300명 유지'를 국민 앞에 약속했지만, 처리 시한이 임박하면서 민주당이 미끼로 던져놓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과 관련해 정의당을 비롯한 군소 야당간의 '야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당파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나라의 앞날과 민심, 국민적 여망은 언제든지 뭉갤 수 있는 우리 정치권의 부끄러운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국회의원 숫자 늘리기에 유리한 선거법 개정을 맞바꾸는 ‘야합’에는 혈안이지만 최근에 끝난 국감기간중 국감다운 국감의 모습은커녕 오로지 보수와 진보 진영으로 나눠 싸움질에만 매달리는 무능함을 보여줬다.

조국 사태로 두 달 넘게 온 나라가 두 쪽으로 쪼개져도  국회는 하는 일 없이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어 국민은 질릴대로 질려버렸다.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고 있다가도 지금처럼 제 밥그릇을 늘리는 일에는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달려들고 있으니 기가 막혀 할 말이 없다.

무능하고 불신만 가득 한 이들의 손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긴다는 것은 마치 '고양이 앞에 생선을 맡기는 것'과 다름이 없다.

우리가 언제 국회의원 수가 모자라서, 국회의원 특권이 부족해서 나라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았는가?

정책을 입법화하는 현장은 국회지만 대한민국 국회는 지금 거꾸로 가고 있다. 20대 국회 법안처리율은 이번 정기국회 직전 기준 29.4%로 꼴찌 수준이다.

여야 간에 소통과 협치는 아예 눈을 뜨고 찾아볼 수 없고 사안마다 당리당략에 따라 좌지우지(左之右之) 되고 발 등에 불 떨어진 민생법안과 규제개혁 법안은 아예 손을 놓고 있다.

이처럼 민생법안 처리는 외면한 채 정쟁과 파행만 일삼아 온 국회가 의원 정수 확대를 주장하는 것은 말 그대로 후안무치(厚顔無恥)다.

정치가 국민에게 불신을 받고 있으면서 의석수를 늘려 달라고 하는 것은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1인당10명에 달하는 비서진 제공과 넓은 사무실 억대연봉과 각종지원과 혜택 등 온갖 특권을 다 누리고 있지만 북유럽 국가들의 의원들은 작은 사무실 하나를 둘이 나눠쓰고 비서도 의원 2명당 달랑 한 사람뿐이지만 의회는 잘 돌아가고 있다.

의원들 스스로의 살을 도려내고 뼈를 깎는 희생이 선행되지 않으면 의원 수 확대는 결코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국민은 경기 침체와 고용 한파로  하루하루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의 민심은 의석수 증원이 아닌 의원 정수를 대폭 줄이자고 하는 것이다.

마침 금년 1월 새해를 맞아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선거제 개혁’은 필요하지만 “의원수 확대는 반대한다는 여론이 79%였다. 이는 그만큼 국회가 무능력하고 국민에게 불신을 받고 있음을 방증하는것이다.

국민들은 최악의 20대 국회에 대한 불신과 반감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만큼 크다.

20대 국회에 과연 민생과 민주주의에 대한 철학과 비전은 과연 무엇인지를 다시금 묻고 싶다. 

국회는 더 이상 당리당략에 따른 정치공학적 계산에만 몰두하지 말고 정치 개혁이란 대의명분을 최우선해 갈라진 민심을 모으고 추스리며, 힘겨운 민생을 도우는데 힘써야 한다.

김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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