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IT의 강자로 자처하고 있는 IBM. 이 회사는 한 때 실적악화로 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나, 일반 소비자 제품군을 과감히 정리하고, 서비스 부문을 강화하면서 극적으로 회생했다.

그러나 IBM과 거래하고 있는 솔루션 파트너들은 최근 IBM이 과거와 같은 관료주의적 관행을 버리지 못했으며, HP에 비해 서비스지원 체계가 떨어지는 등 다양한 불만 및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美 CMP 미디어는 이 같은 점을 포함해, IBM의 주요 솔루션 공급자들을 대상으로 IBM과 거래하면서 느꼈던 문제점을 10가지로 정리해 보도했다.

솔루션 파트너들은 △관료주의적 업무 프로세스 △파트너에 대한 오만한 태도 △현실적이지 않은 가격정책 △제품군 부족 △SMB 사업에 대한 이해 부족 △채널 커버리지 부족 △부실한 채널 프로그램 △파트너를 고려하지 않은 직접 영업 확대 △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하드웨어 간 사업 연개 부족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관료주의에 찌든 업무 프로세스

IBM의 솔루션 공급 파트너들은 IBM이 관료주의에 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런 비판은 IBM이 파트너들에게 입찰 시 가격을 제시해 주는 과정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됐다.

파트너들은 고객들이 대량의 구매를 주문하면 이에 대한 가격 문의를 IBM 측에 하게 되는데, 문의 후 답변을 받는 기간이 너무 길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 몇 해 동안 계속 제기돼 왔다. 파트너들은 IBM의 관료주의적 업무처리 과정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한 IBM의 파트너는 “만약 고객이 X 시리즈의 오픈 시스템 서버를 주문하면, IBM에 적절한 공급가격이 얼마인지 확인해 줄 것을 요청해야 하고, 이후 1~2주 동안 IBM의 답변을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만약 고객이 경쟁사인 HP의 비즈니스 파트너인 CDW에 제품을 의뢰하면, 20분 안에 가격을 제시받는다”며 “구매가 결정된 다음날 고객들은 CDW로부터 물건을 받아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파트너들에게 오만하다

파트너들은 그들이 접촉하는 IBM의 직원들을 설명하면서, 오만하다(arrogant)란 용어를 자주 사용했다. 그들은 IBM 영업대표들이 파트너의 불만과 걱정을 청취하고 이에 응대하는 일을 소홀히 한다고 밝혔다.

한 솔루션 파트너는 최근 거드름을 피우고 건방지기까지 한 IBM 영업대표의 요구 때문에 IBM과의 관계를 단절했다고 밝혔다. 이 영업대표는 자격증 및 교육을 솔루션 공급자에게 구체적인 사용내역을 밝히지도 않고 10,000~15,000 달러의 돈을 요구했다고 이 파트너는 밝혔다.

또 다른 파트너는 불만을 경청하는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콧대 높은 한 IBM의 임원에 대한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솔루션 공급자들은 IBM 직원들이 채널 관계를 올바로 정립하는데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떨어진 가격 경쟁력

솔루션 공급자들은 IBM 제품의 가격이 HP 혹은 델에 비해 10~15% 높다고 밝혔다. 이 점이 HP가 단번에 IBM을 대체할 수 있는 국제적인 회사로 떠오르게 한 배경이 됐다.

파트너들은 IBM의 가격 프리미엄이 실체를 갖지 못한 것이며, SMB보다는 가격에 대해 다소 덜 민감해 하는 대기업 시장에 포지셔닝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SMB 제품라인 부족

파트너들은 IBM의 부족한 SMB 제품군이 SMB 시장 점유를 두 배로 키우려는 시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파트너는 “IBM이 PC 사업부문을 정리하고, 레노보 사업에 관심을 두지 않는 사이 로엔드 블레이드 및 로엔드 스토리지를 파는 리셀러들은 더 이상 IBM의 협력관계를 가지길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IBM이 공개적으로 HP의 데스크톱, 프린터, 소비자 제품군 등을 공개적으로 비난하지만, HP의 제품군은 IBM 보다 SMB 시장에 더 적합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SMB 채널을 이해하는 임원진 부족

파트너들은 또 IBM이 SMB 채널에 대한 깊은 지식이 가진 임원진이 절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IBM은 채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들은 채널과 적절히 관계 맺는 법을 알지 못한다”고 지난 30년간 IBM의 하드웨어 제품을 판매한 한 파트너는 밝혔다. 이 회사는 올해 IBM 매출이 30%나 줄었다.

이 파트너는 “IBM의 채널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채널과 어떤 식으로 관계를 유지할지 새로 공부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채널 커버리지 구멍

파트너들은 “2년 전 레노버에게 PC 사업 부문을 매각한 후 IBM 채널 영업담당의 커버리지가 크게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IBM은 채널을 면대면으로 접촉 및 관리하는 형태의 커버리지가 줄어들지 않았다며 현장에서 충실히 파트너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많은 파트너들은 이 같은 IBM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 IBM의 솔루션 공급자는 “지난 한 해 동안 IBM의 영업 담당을 구경도 못했다”고 말했다.

‘디사이시브 비즈니스 시스템(DBS)’ COO인 피트 부샘은 IBM과 HP의 채널 커버리지를 조목조목 비교 설명했다.

그는 “HP의 경우엔 리셀러들과 항상 함께 일하는 팀을 따로 꾸려 운영하고 있다”며 “DBS에도 HP의 프린터 영업담당, 시스템 영업담당, 스토리지 영업담당, 서버 영업담당이 소속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HP와 달리 IBM은 립 서비스에 익숙할 뿐 파트너를 직접 방문해 사업을 긴밀히 논의하지 않는다”며 “특히 IBM은 파트너에 더 많은 IBM 비즈니스 성과를 낼 것을 요구하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어떤 일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빈약한 채널 프로그램

IBM의 SMB 파트너들은 IBM의 SMB 채널 프로그램이 HP의 파트너 지원 프로그램보다 뒤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한 때는 IBM의 SMB 채널 프로그램이 돈을 버는데 유익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파트너 이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파트너들은 또 IBM 파트너십을 관리하는 데 드는 ‘판매비 및 일반관리비(SG&A)’가 지난해에 급증했다고 밝혔다.

한 파트너는 “IBM은 파트너에게 이익이 되지 못하는 많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왔다”며 “예를 들어 계약을 체결하고 나서도 세 개 이상의 서류를 작성해야 하고, 구매 주문서를 쓴 다음, 일이 완성됐다는 고객의 확인 편지를 받아야 IBM으로부터 커미션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관료주의 때문에 영업 지장

파트너들은 SMB 고객들을 응대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IBM의 관료주의가 분명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HP의 경우엔 채널과 관련된 모든 프로세스가 명료하다. 모든 것은 잘 정의돼 있고, 모든 일이 부드럽게 돌아간다”고 한 솔루션 공급업체 임원은 밝혔다.

“IBM은 왼손이 오른손과 얘기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들 자체의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리셀러들과 일을 하는 IBM 채널 대표는 유기적으로 IBM의 제품담당자와 손발을 맞추지 못한다. 이들은 매우 위험한 집단이다.”

그는 이어 “IBM은 오만한 정보기관과 유사한 조직이며,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질타했다.

“IBM은 일종의 정부기관으로 비유할 만하다. 그들은 관료주의에 찌들고, 모든 사람은 은퇴만 기다리고 있다. 이것은 대단히 심각한 문제로, 비즈니스 목적, 책임과 의무 등을 명료하게 전달할 수 없도록 한다. 이런 요인은 IBM과 사업을 하고 있는 파트너들에게 동요할 수 있는 여지를 선사한다.”

직접 영업 확대로 파트너와 잦은 분쟁

IBM은 솔루션 공급자들이 SMB 시장에 영업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파트너들은 IBM의 직접 영업 그룹이 시도 때도 없이 SMB 시장에서 직접적으로 영업을 한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IBM 직접적인 영업으로 인한 파트너들과의 분란은 극도에 달했다. 이유는 채널을 총괄하는 채널이 없기 때문이다. IBM은 이런 문제를 풀어볼 생각은 않고, 채널들에게 사업할 것을 강요한다.”

또 다른 IBM 파트너들은 모든 큰 거래에 IBM이 직접 나서는 영업 행태를 비판한다. 이는 벤더들의 일반적인 경향이다.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시너지 실패

솔루션 공급자들은 IBM이 그들의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자산을 영업의 지렛대로 이용하는 데 무능하다고 말한다.

그들은 “IBM의 소프트웨어 그룹이 하드웨어 파트너들과 밀접히 일하지 않는다”며 불평한다.

채널의 한 임원은 “소프트웨어 사업을 하드웨어와 연결해야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그러나 불행히도 이런 시너지 효과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다른 솔루션 공급자는 “IBM 소프트웨어 그룹이 현재 우리의 비즈니스 전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분야 유일한 분야"라고 밝혔다.

솔루션 공급자들은 또 IBM 글로벌 서비스(IGS)와 가까이 작업을 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IGS와 과거에 밀접히 일을 했던 한 솔루션 업체 관계자는 올해 IGS 관련 매출이 현저하게 떨어졌고 말했다.

그는 회사의 IGS 관계 비즈니스가 거의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 10% 이상이 줄었다고 밝혔다.

“IBM은 최근 많은 변화를 겪었다. 많은 프로젝트 관리자들이 해고됐고, 어떤 사업부문은 해외로 이전됐다. 새로 온 사람들은 파트너들을 모르고, 이 때문에 파트너들은 IGS와 전반적인 관계를 다시 쌓아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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