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교안의 쇄신은 '도로 새누리당'? -

▲  '위기중독증'에 빠진 한국당,쇄신도 쇄악도 아닌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
▲ '위기중독증'에 빠진 한국당,쇄신도 쇄악도 아닌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단식 이후 보인 당직 인선은 '친黃체제' 구축이라는 비판과 나경원 원내대표의 권한 밖 임기 연장 불가 입장 발표 등의 '불통' 행보로 당 안팎에서 후폭풍은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거세다.

우선 지난 2일 황 대표의 내 사람 심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당직자 인사가 결국은 황 대표의 용퇴와 한국당 해체를 요구해 미운 털이 박힌 '김세연 찍어내기'란 비난이 높다.

이 날 황 대표에 일괄 사퇴 의사를 밝힌 당직자 35명 중 실제로 교체되는 건 약 4분의 1 정도인 고작 6명으로 총사퇴한 임명직 당직자 중 상당수가 유임되면서 결과적으로는 김세연 의원을 여의도연구원장에서 몰아내는 모양새가 됐다.

이번 당직 인선은 무늬만 '쇄신'이지 속내는 내 사람 꽂기라 할 수 있다.

김세연 의원은 박맹우 전 사무총장이 당직자 총사퇴를 언론에 발표하기 약 한 시간 전에 그 사실을 박 전 사무총장으로부터 전해 들었지만 박 전 사무총장을 포함한 다른 당직자들은 당직 사퇴를 일찌감치 결의하고 2일 오전 황 대표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주장 했다.

만일 이게 사실이라면 결과적으로 黃대표는 '당도 김세연'도 속인 것이다.

황 대표의 기획 물갈이에 김 의원의 원래 취지인 일괄사퇴를 통한 전면 쇄신은 한낱 '물거품'이 된 것이다.

황 대표는 또 '친黃'체제로 당직 물갈이를 단행한 이후 곧장 그 동안 당 운영 과정에서 껄끄러웠던 나경원 원내대표를 내쳤다.

하지만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연임 불가'를 결정한 것과 관련해 나 원내대표의 연임문제는 의원총회를 열어 결정해야지 최고위원회가 결정한 것은 '월권'(越權)이라며 날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당 안팎의 비난과 비판을 종합해보면 당 대표의 권한은 원내대표의 선거일을 정하는 절차상의 권한일 뿐 원내대표의 선출과 임기 연장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오로지 의원총회에만 있기 때문에 최고위원회가 의결한 연임 불가는 유감스럽고 개탄스럽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후 민심으로부터 외면 받아온 한국당이 조국 사태 이후로 조금 체력이 회복 된 후에 또 다시 '친박 정당'으로 회귀하려는 꼼수가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동안 보수 혁신의 깃발을 들었던 김영우 의원이 김세연 의원에 이어 '총선 불출마'를 선택했다.

김 의원은 총선 불출마의 변으로 "새 술과 새 부대를 위해 저의 자리를 비우겠다", "지금 자유한국당의 모습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온전히 얻을 수 없다", "총선 막장 공천과 최고 권력자의 눈과 귀를 가리고 호가호위했던 친박계 정치인, 거친 언어로 정치의 품격을 떨어뜨리면서 당을 어렵게 만든 정치인도 이제는 물러나야 한다"는 등의 날선 비판을 쏘아 됐다.

김세연‧김영우 두 의원은 지난 18대 국회에서 한국당의 대표적인 쇄신 모임인 '민본21'에서 같이 활동을 하며 보수 혁신을 꿈꾸었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보수 혁신을 꿈꾸며 탈당했지만 꿈이 좌절되자 그 이후 한국당에 다시 복귀했었다.

변화와 혁신이라는 고난한 길을 마다 하지 않던 두 의원의 선택지는 결국 차기 총선 불출마라는 기득권을 과감히 내려놓고  기꺼이 쇄신을 위한 '불쏘시개'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12년간 적지 않은 기간 동안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 몸담아온 젊은 두 중진 의원들의 쇄신과 혁신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과 '자기희생'은 보수재건을 위한 '마중물' 노릇을 했다라는 평가가 높다.

반면 '단식'과 '당직 개편', '원내대표 자르기'로 당내 기반을 공고히 하려는 황 대표의 '쇄신'은 '쇄악'이란 평가속에 보수 혁신의 길을 걷는 두 의원의 '쇄신'과는 결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 20대국회 마비 사태에 대한 정당 책임성 인식을 조사한 결과 (= 리얼미터 자료 참조)  ©
▲ 20대국회 마비 사태에 대한 정당 책임성 인식을 조사한 결과 (= 리얼미터 자료 참조) ©

 

마침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종료(10일)을 일주일 앞두고 국회가 사실상 정지된 가운데, <오마이뉴스>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3일 하루 동안 전국 성인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이번 국회 마비 사태에 대한 정당 책임성 인식을 조사한 결과, 국민 10명 가운데 약 5명은 국회 마비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이 자유한국당에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인식하는 국민은 10명 가운데 약 3.5명이었다.

이것만 봐도 지금의 한국당은 '위기 중독증'에 빠져있다.

쇄신도 쇄악도 아닌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한국당에 도무지 희망이라는, 미래라는 '날개'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보수 혁신의 깃발을 들었던 쇄신파 마저 하나 둘씩 차츰 사라져가고 있는 한국당의 미래는 마치 결기도 중심도 없이 흔들리고 있는 황 대표의 앞날처럼 결코 밝아 보이지 않는다.

김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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