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배두나 SNS
사진 = 배두나 SNS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의 일본 거장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화제인 가운데 아베 정부와 대립하는 그의 정치성향도 관심을 얻고 있다.

지난해 5월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영화 '어느 가족'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을 때 일본 열도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아베 총리는 평소와 달리 그에게는 축전을 보내지 않았다. 그해 6월 하야시 요시마사 문부과학상이 주변의 질의에 마지못해 "감독을 직접 만나 축하인사를 전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답했다.

그러자 고레에다 감독은 바로 자신의 블로그에 "영화가 한때 국익이나 국책과 일체화되어 큰 불행을 초래한 과거가 있었다. 이를 반성한다면 거창하겠지만, 공권력과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올바른 행동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사실상 거절의 글을 올렸다.

아베 정권과 대립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를 일본 우익 정치인과 넷우익들은 좋아하지 않았다. 좀도둑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유사가족을 다룬 영화 '어느 가족'이 일본사회의 이면을 건드렸다며 영화의 주제까지 문제 삼았다.

일본의 우익들은 '어느 가족'이 일본 문화청의 지원을 받은 것을 두고 "세금으로 만든 영화로 나라의 얼굴에 먹칠을 한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최근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일본에서 (영화에 대한) 정부의 정치적 압력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고 밝혀 시선을 끌었다.

그는 "방송은 이미 정부권력에 조종당해 원래의 기능을 잃고 있다"며 "영화 역시 제작 보조금 정책을 규제해 정부 비판적인 영화가 제작되기 어렵게 하려는 경향이 보인다. 그럴수록 저는 우리 영화의 독립을 위해 맞서려 한다. 영화를 만들기 힘들어진다 해도 싸울 것"이라고 밝혀 이목이 집중됐다.

한편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지난 2010년 개봉한 영화 '공기인형'에서 배두나와 함께 작업했다. '공기인형'은 이달 국내에서 재개봉한다.

이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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