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회성 선거용 보수 통합이 아닌 처절한 반성과 세대교체가 먼저다. -

국민의 변화와 희망을 담지 못하는 한국당, '비상체제'로 전환하라.
국민의 변화와 희망을 담지 못하는 한국당, '비상체제'로 전환하라.

 

4.15 총선이 100일이 채 남지 않았다.

여야 모두 총선에서 승리를 낚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지난 3년여간 날개 꺽인 보수의 대표 정당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은 지난해 말부터 보수세력 통합을 두고 답도 없는 거친 샅바 싸움만 계속하고 있으니 국민의 '통합 피로감'은 쌓여만 가고 있는 실정이다.

황 대표는 올해 1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황 대표는 "통합이 정의, 분열은 불의”라면서 유 의원을 '유 아무개' 말고도 함께할 세력은 많다"며 으름장을 놓고, 유 의원은 '탄핵의 강'을 건너 새로운 집을 짓자며 주도권 싸움에 혈안이 돼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보수세력 통합의 '순기능' 역할인지 선거를 앞둔 단순한 '합종연횡'(合從連橫)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저 '임시방편'처럼 보인다.

정치철학과 가치의 공유와 상호간의 신뢰가 있을때 비로소 '통합의 열차'는 출발할 수가 있다.

하지만 통합의 플랫폼에는 두 정치 세력간의 대립과 불신이 너무나 극명해 시동조차 걸지 못하고 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당과 황교안 대표는 보수 통합의 대상과 범위를 어디까지 정할 것인지 구체적인 답 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황 대표가 말하고자 하는 보수 대통합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극우 보수 부터 중도보수, 합리적 보수, 개혁적 보수, 집 나간 보수' 등 통합대상과 범위가 광대한 것을 하나로 묶는것은 말처럼 녹록하지 않다.

한국당 내부로 잠시 눈을 돌려보면 '물과 기름' 같은 친박과 비박, 탄핵 반대파와 찬성파 등 갈등과 대립이 끊이지 않고 있어 공천을 앞두고 한국당은 '이전투구'의 장으로 전락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총선을 앞두고 국민을 '반짝 카드'로만 활용하려고 한다면 유권자인 국민은 이를 곱게 봐줄 리 만무하다.

최근 예산안, 선거법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등 중요한 현안 처리에서 말만 요란했을 뿐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등 정치를 단순한 '산수'로만 인식하고 있는 황 대표의 지도력에는 의구심마저 든다.

당내 적폐 청산 세력을 싹 쓸어버려도 모자랄 판국에 직위를 주고 품 안에만 넣으려고 한다면 집 나간 중도보수 세력은 물론이고 합리적 중도 보수층조차도 어느 날 갑자기 등 돌릴 것이다.

또한, 한국당은 탄핵에 대한 아전인수식 해석과 통합 엔진을 채울 컨텐츠 부재로 정체성은 혼란스럽기만 하고, '새로움은 낡음의 들러리'로 전락한 상황에서 일회성 '총선용 통합'을 제시하는 것은 시대정신에 역주행하는 것이다.

통합의 목적이 분명해야 국민을 설득할 수 있고 감동을 선사해 파급력 또한 '배가'(倍加)가 된다.

지난해 12월 중순에 한국갤럽이 발표한 차기 정치 지도자 비호감도 조사에서 황교안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에 이어 2위를 통합의 논의 대상인 유승민 의원은 3위를 차지할 정도로 보수의 희망이 보이질 않는다.

명분도 비전도 가치도 없는 정치공학적 유불리만 따지는 선거용 보수 통합은 국민들에게 더 큰 혼란을 줄 뿐 더 이상 필요치 않다. 자칫 잘못하면 보수 통합이 아니라 수구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정농단과 탄핵에 책임이 있는 정당으로서 처절한 반성조차 없이 박근혜 전 대통령 이름을 팔아 한몫 챙기려는 황 대표의 지금과 같은 방식의 보수 통합 논의는 총선에서 역풍 맞기 딱 쉽다.

지금의 체제로 총선을 치른다면 시대 정신을 담지 못하는 전략 부재의 한국당과 황 대표의 운명은 조만간 판가름 날 것이다.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한국당은 민주당을 이길 수 없다.

총선 패배는 단순히 황 대표의 정치생명만이 아니라 보수의 정치생명 마저도 절단 날 위기에 빠질 수 있다.

'비상(非常)한 시기'에는 '비상(非常)한 대책'을 세워야만 한다.

난파선 처지의 한국당은 지금 새로운 '구세주'가 필요하다.

황 대표는 지금이라도 공천권을 비롯한 모든 권한을 내려놓고 한국당을 비상체제로 전환해야만 할 것이다.

손오병법에서 오기는, 무릇 전장은 늘 산 사람을 시체로 만드는 곳이다. 죽기를 각오한 자는 살고 요행히 살아남기를 바라는 자는 죽는 이른바 ‘필사즉생(必死則生), 행생즉사(幸生則死)’의 무대라 했다.

필사즉생의 각오로 임해야 당도 보수도 살 수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김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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