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그리드=정진욱 기자] 한국 다큐멘터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정수웅 서울다큐 대표가 지난 5일 7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부고를 알리지 말아 달라는 유언에 소식이 늦게 전해졌다.

서울 출생의 고인은 성균관대 국문학, 서라벌예술대학 방송학을 전공하고 1973년 KBS 다큐멘터리 PD로 입사했으며 1997년 진도의 장례 문화를 담은 '초분'으로 다큐멘터리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골든 하프상'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그는 이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전기 '황강에서 북악까지'를 연출하라는 윗선의 지시를 거부하고 1982년 KBS를 떠나 일본 니혼오디오비주얼센터로 이적했으며, 3년 후 한국에 돌아와서는 독립제작사인 서울다큐를 설립했다.

고인은 한국, 중국, 일본 PD들의 교류를 활성화한 인물로도 평가된다. 그는 2000년 한일 PD포럼을 제안한 후 10년간 상임 조직위원장을 지냈다.

이 밖에도 1985~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개·폐회식 영상총감독, 1987~1988년 서울올림픽 영상총감독, 1988년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 1996년 한국TV프로그램제작사협회 부이사장 등을 지냈다.

수상 내용으로는 제8회 대한민국 방송대상 대통령상(1981), NHK아시아다큐멘터리 대표작가상(1994), 제10회 PD상 작품상(1998), 독립제작사협회대상 연출상(2005) 등이 있다.

'그 강변의 묵상'(1995), '일본 역사를 바꾼 조선인'(1999), '세기의 무희 최승희'(2004) 등의 저서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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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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