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단식 34일차 의식 잃어...지인 신고로 병원행
그간 SK이노베이션 정치로비·갑질 꾸준히 주장해
SK이노베이션 “관련 사실 인지...이 씨 주장은 일방적”

[데일리그리드=윤정환 기자] SK이노베이션의 하청업체 갑질과 토착비리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 온 전 수영건설 대표 이종남 씨가 단식 중 쓰러져 인근 병원 응급실로 후송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20일 단식 34일째 SK이노베이션 울산 CLX 정문 옆에서 가두시위 중이던 이종남 씨가 의식을 잃은 채 쓰러졌다. 이 씨는 인근 지인의 도움으로 울산 중앙병원 응급실로 이송됐고 현재는 치료를 위해 입원 중이다.

이 씨는 그간 SK이노베이션이 토착비리를 저지르고 하청업체에 부당한 갑질을 자행했다고 주장해왔다. 그의 주장은 크게 ▲하청업체에 정치자금 로비 대리 청탁 ▲과도한 공사압박으로 인한 하청업체 부도로 나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1년 울산석유화학공단 25블럭 부지에 넥슬렌 공장 신축사업을 추진했다. 사업의 발주는 SK이노베이션, 시공사는 SK건설이 도맡았다. 이 씨는 당시 토목공사 하도급 업체인 수영건설 대표였다.

문제는 공사가 진행하던 중 넥슬렌 공장 전력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발생했다.

전력공급이 원활히 되지 않자 SK이노베이션 측이 추가 전력공급을 받아야 되는 상황이 됐고 이에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 사업변경허가를 신청을 했으나 지경부가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씨는 SK이노베이션이 자신에게 정치자금 로비 청탁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그간 발언에서 “지난 2011년 10월 26일 SK이노베이션의 한 임원이 자신의 사무실로 호출했다”며 “국회 지경위 간사 출신 김기현 당시 의원(전 울산시장)에게 청탁할 것을 지시받았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김 전 의원의 처남이 지난 2012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치후원금을 요구해 회사 직원 명의로 총 7000만원을 쪼개서 보냈다”며 “그 결과 지경부는 다음해인 2012년 4월 27일 넥슬렌 공장 전기공급 신청을 허가했다”고 덧붙였다.

이 씨에 의하면 SK이노베이션은 지경부 허가로 전기공급 공사비 2000억원을 절감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하도급 업체에 잦은 설계변경, 과도한 공사기간 단축을 지시하고 약속한 정산 약속일 이행하지 않았다. 결국 이 씨의 회사는 76억6000만원의 적자를 안고 부도났다.

이 씨의 세 자녀는 지난 9일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대기업의 갑질과 토착비리로 회사는 부도나고 가정은 파탄 났으며 아버지는 전과 4범 전과자에 단식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됐다”며 “대기업의 허망한 약속을 믿고 불법자금을 준 잘못은 깊이 후회하나 잘못을 함께 저지르고 힘이 없다는 이유로 홀로 벌 받는 이 사회가 부당하다”고 호소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21일 본지와 통화에서 “이 씨가 단식 중 쓰러진 사실은 인지하고 있다”며 “이미 수년 전 법원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SK이노베이션의 손을 들어줬는데 이 씨가 일방적인 주장을 펼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윤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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