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투표서 과반으로 당선될 확률 적어.. 결선투표서 승부갈릴 듯

영-호남 넘어 충청, 경기서 회장 선출 될까?

[데일리그리드=김수빈 기자] '농민 대통령'을 선출하는 농협중앙회장 선거 투표가 내일(31일) 오전 10시 40분 서울 중구 중앙회 회의장에서 열린다. 역대 최다인 10명의 후보가 투표일까지 완주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따라 투표권이 있는 대의원들의 마음이 어디로 쏠릴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농협중앙회장은 4년 단임제 비상근 명예직으로 선거방식은 1차 투표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치르고 결선투표에서 최다 득표를 받은 후보자가 최종 당선이 되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방식 때문에 극적인 승부가 벌어지곤 하는데 지난 선거에서 당시 김병원 후보가 이성희 후보에게 1차 투표에서 패배했지만 결선투표에서 3위를 기록한 최덕규 후보자의 지지층을 거의 싹쓸이 하다시피해 당선된 것이 일례다.

이번 선거의 투표권은 292명의 농협 대의원이 가지고 있으며 지역별 비율은 서울-경기-인천이 18%, 대전-충남-충북 19%, 전남-광주-전북 22%, 영남권 31%, 강원-제주가 1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서 10명의 후보자가 나와 실질적으로 어느 한 후보가 몰표를 받아 1차 투표서 과반을 얻을 확률은 떨어진다. 결국 선거막바지 각 후보들간 '합종연횡'이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현 상황상 지난 선거처럼 결선투표서 영-호남 대의원들이 뭉칠 확률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다수의 농협 관계자를 통해 정보를 수집한 바로는 현재 경기권의 이성희 후보, 충청권의 이주선 후보, 영남권의 강호동 후보, 호남권 유남영 후보의 이름이 많이 거론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 A씨는 "1차 투표에서는 아무래도 선거경험이 풍부한 이성희 후보가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며 "하지만 2차 결선투표에서는 1차 투표와는 관계없이 각 후보간 '합종연횡'- '이합집산'이 어떻게 됐느냐에 따라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 B씨는 "충청권 대망론이 처음 나왔을 때만해도 이정도로 이주선 후보가 치고 올라올지 몰랐다. 결선 투표까지 가면 아무래도 '덕장' 이미지를 가진 이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겠냐"고 조심스레 추측했다.

또 다른 변수는 이번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의 70%가 초-재선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이다. 그간 농협선거에서는 지역끼리 뭉치는 경향이 강했지만 이번 선거는 상대적으로 젊은 층들이 대의원을 꿰차고 있어 정책위주로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서 각 후보자들의 이른바 '선심성 공약'이 봇물처럼 터져나왔는데 가장 보편적인 선심성 공약은 '상호금융 추가정산 1조원'인데 현재 농축협에 대한 연 5,000억원 수준의 지원금을 두 배로 올린다는 얘기가 된다. 김병국-유남영-강호동 후보 진영서 나온 공약인데 기존 자산운용 체계를 혁신해 운용수익률을 높이겠다고 하지만 수익률이 2배가 넘어야 가능한 수치여서 좀 더 지켜봐야할 공약이다.

이 외 논란이 되고 있는 선심성 공약은 '조합상호지원자금'을 확대로, 조합에 대한 무이자자금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것으로 현재 농협중앙회의 부채건전성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여전희 의구심을 가진 농민들이 많다.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C씨는 "그간 매번 선거때만 나오고 실현된 적이 별로 없어 이러한 선심성 공약을 내세운 후보들의 신뢰성을 믿을 수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꼭 약속한 것들은 지켰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다른 매체들의 기사와 본지가 취재한 상황 등을 종합해보면 1차 투표 상위권은 (가나다 순) 강호동 경남 합천 율곡조합장, 유남영 전북 정읍조합장, 경기 성남 낙생조합장 이성희 후보, 충남 아산 송악조합장 이주선 후보로 압축될 것으로 보이며 1차 투표수와는 상관없이 결선 투표서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김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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